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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장의 부린이 시절 이야기

by 이승훈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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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여러분들처럼 부린이였던 시절이 당연히 있었습니다. 제가 2005년에 부동산에 처음 입문했고 이듬해 봄 투자를 바로 시작했습니다. 그때까지 열심히 모아서 제 수중에 무려 (?) 800만원이 있었습니다. 때는 바야흐로 재개발 바람이 솔솔 불어오던 때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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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이하 도정법) 이라는 법이 있었습니다. 정비구역 즉 재개발이나 재건축에 적용되는 법률입니다. 도정법은 2003년도 7월 1일에 시행이 됩니다. 그 전까지는 각각 다른 법이 적용되다가 개발에 대한 통합법이 탄생한 겁니다. 2005년 당시 초보 공인중개사였는데요. 중개사들을 대상으로 별도의 부동산 교육을 해주는 1년짜리 부동산 강의를 매주 주말마다 가서 들었습니다. 엄청나게 비싼 수업이지만 투자를 위해 과감하게 도전합니다. 수업에서 도정법에 의한 재개발, 재건축 시대가 온다는 얘기를 하도 들어서 저는 따로 도정법에 대해 공부를 했습니다. 더불어 법조문을 프린트해서 하나 하나 읽으면서 살펴보았습니다.

당시만 해도 재개발에 대해 대중화가 되어 있지 않아 상세하게 이 법을 공부한 사람은 드물었습니다. 그렇게 공부를 하다가 눈에 띄는 한 문장을 발견합니다. 15년 전이라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대략 이런 내용이었습니다.

'인구 50만 이상의 시,군,구는

법 제정 후 3년 내로

재개발 기본계획을 수립하여야 한다.'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는 50만, 3년 내, 하여야 한다(must) 라는 것을 알아채셨나요? 제가 2005년 5월경 부동산 일을 시작했고, 도정법을 공부하던 시기는 2006년 3월경으로 기억합니다. 도정법이 최초 시행된 것은 2003년 7월 1일이었구요. 법 제정 후 3년 후라면 2006년 6월 30일까지 인구 50만명 이상의 시, 군, 구는 재개발 기본계획이 수립되어야만 하는 겁니다. 그래서 저는 수도권 부근의 인구 50만 이상의 시를 살펴보게 됩니다. 서울은 당연하고 인천시, 수원시, 안양시, 성남시, 일산시 등등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 중에서는 부천시도 있었는데 인구가 60만이 조금 넘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확인해보니 아직까지 기본계획이 없었습니다. 이 뜻은 조만간 기본 계획을 발표해야 한다는 의미였던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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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저는 부동산 사무실의 직원이었기 때문에 저의 멘토이신 대표님과 함께 부천을 조사했습니다. 지금은 온라인의 발전, 유튜브의 활성화 등으로 타 지역에 대해 관심을 갖는 것이 전혀 어렵지 않은 일이지만, 당시만 해도 제가 근무하고 있던 강남 역삼동의 부동산이 경기도의 허름한 동네에 관심을 둔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습니다. 어쨌든 저희는 '이거 돈 좀 되겠는데' 이런 확신을 가지고 조사를 했습니다. 그리고 그 중 원종동, 고강동이라는 곳이 개발된다는 정보를 얻었고 그 지역을 투자하기로 마음 먹습니다. 그런데 저는 돈이 정말 없었습니다. 그래도 약 1년간 일해서 마련한 800만원과 지인들에게 돈을 빌려 투자자금을 마련했습니다. 지금으로 표현하자면 영끌이겠네요. 그런데 당시 사무실이 역삼동이었는데 강남이다보니 저희 고객들은 경제적 여유가 있는 분들이 많이 계셨습니다. 그래서 당시 신한은행 대치동지점에서 세미나도 열고 기존 고객들에게 재개발에 대한 설명도 하며 소위 편딩을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대표님과 저 그리고 고객님들의 자금을 합쳐 4억원을 조금 넘게 모았습니다. 그리고 해당 지역의 임장을 시작했지요. 당시만 해도 오래된 시골구도심의 모습처럼 보였습니다. 지금은 어떻게 변했는지 가본지 오래 되어 잘은 모르겠습니다. 그 지역은 지금껏 외부에서 투자를 하려고 오는 경우도 거의 없었을겁니다. 그리고 주민들은 커녕 해당 지역 부동산 사장님들도 재개발에 대해 거의 잘 모르고 있었습니다. 심지어 저에게도 왜 이런 허름한 빌라를 사들이는건지 묻기도 했습니다.


어쨌든 저희는 해당 지역의 물건을 돈이 되는 대로 매수했습니다. 제 기억으로는 40채가 조금 넘었습니다. 이전까지 투자자가 올 일이 없었으니 가격도 무척 저렴했습니다. 제 명의로 구입한 빌라 중 하나는 8200만원 매매가에 전세가격이 7500만원이었고, 다른 하나는 9000만원 매매가에 8500만원 전세가격 이었습니다. 두 채를 구입하는데 1200만원, 세금 및 수수료 등을 감안해도 아마 1500만원 미만에 2채의 구입이 가능한 수준이었습니다. 그리고 얼마 뒤 재개발 뉴스가 나오자 외지인들이 이곳에 빌라를 사려고 벌떼처럼 몰려들어 가격이 급등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운 좋게도 재개발 붐이 일어나자 06년 11월 경 정부에서 재개발보다 더 완화된 구역인 재정비촉진지구를 만들었는데 저희가 투자한 지역이 시범지역으로 거론되며 한 차례 가격이 또 상승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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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해서 4억원 남짓에 불과하던 돈이 무려 16억원이 되었습니다. 세금은 적지 않았지만 수익률이 워낙 커서 세금을 내고도 충분히 남았습니다. 빌라마다 세전 수익률이 무려 600~900%였습니다. 고객분들도 무척 좋아하셨고, 저도 투자자산이 많이 늘어났습니다. 저는 이 돈을 기반으로 가격이 저렴했던 서울 지역 중 면목동의 빌라를 구입해 역시 수백%의 차익을 내며 투자에 성공을 거듭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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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항상 성공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성남이나 용산 등에서는 특별한 공부 없이 그 지역이 좋아진다는 얘기만 듣고 투자해서 실패하기도 했습니다. 돈이 여유가 생기다 보니 제대로 분석하지 않고 투자하는 나쁜 버릇이 생기더군요. 물론 성남, 용산 등에 투자했던건 입지가 좋지 않아서가 아니라 시기를 잘못 만난 탓이 큽니다. 이 때가 08년으로 서브프라임모기지로 인한 세계금융위기가 시작되던 때였답니다. 그 이후로 부동산 외 경제공부도 중요하다고 판단하고 병행하고 있습니다.

어쨌든 제가 사실상 무일푼에서 과분한 돈을 모으기까지는 열심히 공부한 노력과 행운이 결합된 결과였습니다. 저는 이 돈으로 이후 부동산 투자를 꾸준히 해서 지금은 경제적 자유를 누리고 있습니다. 돈이 많다는 것은 자랑할만한 일도 아니고 모든 것을 대변하는 일도 아니지만 솔직히 말하면 확실히 좋은 점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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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마음이 편합니다. 부동산 투자를 해서 돈이 모이자 가장 먼저 한 것은 바로 ‘내 집 마련’ 입니다. 경기도 외곽의 작은 평수의 아파트긴 했지만 너무 뿌듯하고 기분이 좋았습니다. 내 집이 생겨서 인테리어도 하고 집도 예쁘게 꾸미고 생애 첫 집을 마련하니 너무 좋더군요. 내 집이 생겨서 그런지 일도 잘 풀렸습니다~ ^ ^ 그리고 제 생애 첫 집은 지금은 비록 매도했지만 그 집 역시 차익이 꽤 커서 이후 더 큰 투자를 하는데 밑거름이 되었습니다. 아직까지 내 집 마련을 하지 못하신 분들은 꼭 내 집 마련을 하시라고 꼭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또 돈 걱정이 없다는 것만으로도 많은 부분이 해결됩니다. 안타깝지만 우리 사회는 대부분 돈이 있으면 문제가 해결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첫 투자였던 부천 빌라의 경우 낡고 오래된 집이다보니 보유기간이 짧았음에도 수리를 몇 번 해야 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비싸지 않은 금액이었지만 당시의 저에게는 무척 큰 돈이었기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당시보다 훨씬 더 많은 비용이 요구되는 수리요청이 세입자들에게 들어올 때도 돈에 여유가 있어서 왠만하면 다 해줍니다.


생활하면서 먹고 싶은 거 먹고, 입고 싶은 거 입고, 여행가고 싶을 때 여행가고, 사고 싶은 거 사고, 하고 싶은 거 할 수 있는 상황이 여러분에게 온다면 마음이 얼마나 편할까요? 그런 경제적 자유를 누리십시오. 여러분 모두는 그럴 자격이 충분히 있습니다. 하지만 경제적 자유를 얻기 위해서는 반드시 과정이 필요합니다. 행운도 준비된 자에게 온다고 했습니다. 여러분 눈앞에도 분명히 행운이 찾아오게 될텐데 그걸 행운으로 알고 잡기 위해서는 여러분 스스로가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합니다. 앞으로도 힘내시고 행운을 거머쥐고 내집 마련, 경제적 자유를 달성하는 그 날까지 파이팅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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