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은 필수재일까, 아닐까? 필수재는 음식으로 비유하자면 비타민이 아니라 밥이다. 비타민은 비쌀 경우 안 사먹으면 그만이지만 밥은 비싸다고 안 먹을 수가 없다. 상품은 필수재든 아니든 공급 대비 수요가 많으면 가격이 올라간다. 하지만 필수재가 아니라면 가격 상승에 한계가 있다. 왜냐? 앞서 비유처럼 적당한 금액이라면 비타민(비필수재)을 사먹겠지만 터무니없이 비싸다면 안 먹어도 그만이기 때문이다. 비타민을 먹으면 좋겠지만 안 먹어도 살아가는 데 큰 지장은 없다. 그러므로 가격이 일정 수준을 넘을 때까지는 상승하겠지만 적당히 상승한 후에는 가격상승이 계속되기 힘들다. 이러한 상품이라면 지금 우리나라 부동산에 적용하고 있는 징벌적 세금정책도 효과가 발휘된다. 만약 비타민을 구입할 때 과도한 세금으로 인해 비싼 비용을 추가로 내야 한다면, 비타민을 가지고 있다고 세금을 많이 걷는다면 대부분은 비타민을 먹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상품이 필수재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아무리 비싸도 밥을 안 먹으면서 버틸 수는 없다. 울며 겨자 먹기로 비싼 금액을 지불해서라도 필수재는 사야만 한다. 부동산은 필수재의 성격을 지닌 재화다. 그렇기에 지금의 징벌적 세금 정책에도 불구하고 아파트는 공급이 부족하다면 가격은 상승할 수밖에 없는 구조인 것이다. 여러분은 지금 어딘가에서 살고 있고 그곳은 바로 집이다. 어느 누구도 집 없는 삶을 살기는 어렵다. 그 형태가 매매든, 전세든, 월세든 상관없이 우리는 집에서 살고 있다. 사실상 예외는 없다. ‘나는 자연인이다’만 아니라면 누구나 집에서 산다. 그렇기에 집은 부족하면 가격이 오른다.
주택은 공급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것도 일반적인 재화와의 차이점이다. 우리는 과거에 배추 파동도 겪어봤고, 우유 파동, 계란 파동이라는 말도 들어봤다. 심지어 특정 과자나 라면이 부족한 모습, 코로나가 극심했을 때에는 마스크가 부족한 모습도 봐왔다. 어떤 이유로든 이런 상품들에 수급 불균형이 생겼고 이에 따라 가격이 폭등했다. 그러나 이런 수급불균형은 오래 가지 않는다. 어떤 상품에 수요부족 현상이 나타나면 공급자가 기회를 놓치지 않고 공급을 늘리기 때문이다. 어떻게 손쉽게 공급을 늘릴 수 있을까? 배추가 부족하면 배추농사를 하는 사람이 늘어난다. 다른 농산물을 재배할 때보다 더 많은 이윤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정 과자가 잘 팔리면 공장을 증설하여 공급을 늘린다. 역시 같은 이유다. 그 과자가 잘 팔리기 때문이다. 바로 이런 것이 우리가 수도 없이 들어 본 경제학의 기본이자 기본인 애덤 스미스의 ‘보이지 않는 손’의 원리다. 하지만 부동산은 급작스럽게 공급을 늘릴 수 없다. 인허가부터 완공까지 즉 완제품을 만들기까지 상당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대량공급으로 수요를 진정시키기까지 시간이 꽤 소요된다.
또 하나 중요한 부동산의 특징으로는 ‘부동성’이 있다. 즉 움직일 수 없는 성질이라는 거다. 움직일 수 없는 것이 시장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유통이라는 측면을 살펴보며 고려해보자. 유통을 이해하면 부동산에 대한 이해가 더 쉽다. 매우 중요한 내용이니 주의 깊게 읽어주시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