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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투자를 잘하려면 희소성이 강한 것을 찾아야 한다.

by 이승훈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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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말한 일반 상품들은 유통을 통해 공급이 더 원활해진다. 예를 들어 서울에서 감자과자라는 상품이 폭발적 인기로 인해 물량이 부족하다고 해보자. 공급자는 서울에서 인기가 있다고 하여 서울에 공장을 지을까? 당연히 아니다. 서울은 비싸기도 하거니와 일단 공장 부지를 찾는 것조차 힘들다. 공급자는 지방의 저렴한 땅을 구입해서 공장을 증설하여 제품을 만든 후 서울로 유통시키는 방법을 쓰면 쉽게 해결이 되고 투자비도 적어 이윤도 커진다. 부족한 공급을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아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부동산은 이런 일반 재화와는 성격이 전혀 다르다. 서울에 집이 부족하다고 하여 강원도에 집을 많이 짓는다고 해결할 수 있나? 그것을 유통할 수 있나? 안 된다. 이것이 부동산이라는 이름에도 나와 있듯 가장 강력한 특징인 '부동성' 이다. 말 그대로 움직일 수 없는 성질이라는 것인데 이는 공급에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

서울의 부동산 가격이 비싼 이유는 공급부족 때문이다. 정비구역의 개발 혹은 양도세 완화 등을 통해 공급할 방법은 있으나 규제에 묶에 전혀 움직이지 않고 있다. 타 지역에서 아무리 아파트를 공급한다고 해도 서울의 집값과는 연관성이 거의 없다. 서울의 집값을 잡으려면 서울에 공급을 해야 한다. 그런데 공급할 땅이 없다. 그러니 서울에서의 신규공급은 한참 시간이 걸릴 요원한 일이다. 또한 사람들이 이런 상황, 즉 서울은 지속적으로 공급이 부족하다는 점에 대해 점차 알아가고 있기 때문에 불안한 마음의 영끌족은 꾸준하게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정리해보면, 서울의 집값은 공급이 부족한 상황인데 당분간 공급이 되지 않을 것이 확실시되므로 가격은 꾸준히 상승하게 된다. 또한 필수재 상품은 가격이 비싸다고 하여 수요가 사라지고 가격상승이 제한 받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다시 강조하지만 주택은 너와 나, 우리 모두가 필요로 하는 필수재이다.

이제 서울의 주택가격이 터무니없이 비싸보여도 꾸준히 더 올라가는 이유를 어느 정도 이해하셨을 것이다. 이 파트의 서두에서 밝혔듯 이해의 편의상 핵심지역을 서울이라고 가정했었다. 그런데 서울 중에서도 핵심지역과 비핵심지역을 카테고리에 따라 다양하게 나눌 수 있다. 가장 보편적인 분류를 몇 개 보자면 강남 VS 강북, 역세권 VS 비역세권, 한강변 VS 비한강변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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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일반적으로 핵심 중의 핵심 지역 단 하나를 뽑으라고 하면 어디가 먼저 생각날까? 십중팔구는 당연히 ‘강남’ 이라고 답할 것이다. 강남은 대한민국이 인정하는 핵심 중의 핵심지역이다. 대체 불가능하며 특별한 변수가 발생하지 않는 한 공급이 반영구적으로 부족한 지역, 장기적으로 계속 수요초과인 지역이 바로 강남이다.

강남의 가격을 잡을 수 있는 방법은 단 하나다. 강남을 원하는 수요자보다 더 많은 공급을 하는 것이다. 지난 수년간 여러분이 목도해왔듯 수요자를 끌어내려서 가격을 안정화시키는 방법은 한계가 있다. 하지만 공급을 해주면 가격은 자연스럽게 떨어진다. 최근에 심심치 않게 보이는 기사가 대구부동산 시장의 하락세다. 이유는?


그렇다. 바로 ... 공급이다!



21년 6월 8일 이투데이 기사

차갑게 식은 대구 청약시장…집값까지 끌어내리나

올 들어 청약경쟁률 한자릿수 '뚝'

내년까지 분양 물량 7만 가구

"집값 하락 이어질라" 시장 촉각


잘 나가던 대구 주택시장에 경고음이 켜졌다. 밀려드는 입주 물량과 분양 물량에 청약시장이 급격히 식고, 아파트값도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집값 하락을 논하는 것은 시기상조이지만 대구지역 아파트 물량 공세가 내년까지 이어질 전망이어서 조정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5월 한 달간 대구 아파트 매매가격은 0.98% 올랐다. 대구 아파트값의 월간 상승률이 1%에 미치지 못한 것은 지난해 10월(0.94%) 이후 7개월 만에 처음이다.주간 상승률도 한풀 꺾였다. 대구 아파트값은 지난주(5월 31일 기준) 0.18% 오르며 작년 9월 둘째 주(0.18%) 이후 37주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의 상승률을 보였다. 4월 마지막 주(26일 기준)만 해도 0.27% 올랐던 아파트값 상승폭이 눈에 띄게 둔화한 것이다. 이 기간 부산은 0.24%→0.31%, 광주는 0.12%→0.21%로 상승폭이 확대됐다.



공급에는 장사가 없다. 제 아무리 좋은 것도 흔하다면 가격이 떨어지는 것이다. 다이아몬드가 비싼 이유는 예뻐서가 아니라 희소하기 때문이다. 천연 다이아몬드와 외관상 차이가 없는 인공 다이아몬드는 무척 아름답다. 하지만 인공다이아몬드는 똑같이 생긴 천연다이아몬드 가격의 10분이1이다. 왜? 많이 만들 수 있어 흔하기 때문이다. 다시 강조하지만 다이아가 비싼 이유는 예뻐서가 아니라 희소하기 때문이다. 단순하지만 꽤 중요한 개념이기 때문에 잘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기름 값이 물 값보다 비싸지만, 내가 사막 한 가운데서 길을 잃고 서 있다면 기름10배를 주어서라도 물과 바꿀 것이다. 이렇듯 물건은 고정된 가치와 가격을 가진 것이 아니라 상황에 따른 희소성이 가치와 가격을 만든다.

강남에 아파트를 짓는 것과 지방에 아파트를 지을 때 건축비는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 그런데 실제 거래가격은 10배가 넘게 차이나기도 한다. 왜일까? 역시 희소가치 측면에서 고려해야 한다. 단순히 원가를 기준으로 가격에 거품이 있다고 판단하면 커다란 오판이다. 강남에는 아파트를 더 지으려야 지을 곳이 거의 없다. 하지만 지방에는 마음만 먹으면 지을 수 있다. 비록 원재료의 값은 비슷하지만 희소가치 측면에서는 엄청난 차이가 있는 것이다.

강남의 가격을 잡으려면 강남을 원하는 수요보다 더 많은 공급을 강남에 해주면 된다고 언급했다. 그런데 이게 가능할까? 강남에 있는 대부분의 아파트를 새롭게 재건축하더라도 강남을 원하는 수요자 이상으로 공급하기에는 부족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다른 방법은 없을까? 있다. 강남보다 더 좋은, 적어도 강남에 준하는 강남급 대체신도시를 만들어 수요를 분산하는 것이다.

음? 생각보다 해결책이 간단하네! 그렇다면 지금까지 이런 시도는 없었을까? 없었을 것 같다고? 천만의 말씀, 여러 차례 있었다. 이렇게 강남의 대체도시를 만든다는 시도로 진행된 곳이 판교, 위례, 동탄, 검단 등의 신도시들이다. 이 도시들은 거의 대부분 입주가 완료되었다. 그런데 결과는? 강남의 집값이 잡혔나? 전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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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그럴까? 이유는 간단하다. 이들 도시는 훌륭하지만 강남 급에는 미치지 못하는 도시들이다. 강남을 대체하려면 강남의 직주근접성, 교통, 교육, 인프라, 편의성, 커뮤니티 등이 최소한 동일하거나 능가해야 한다. 뭐라고? 강남보다 더 좋은 교통, 교육, 커뮤니티를 만들라고? 이런 도시를 만든다는 것이 가능할까? 정답은 우리 모두 알고 있다.

Impossible !!

그렇다면 강남의 집값을 잡을 방법은 정말 없는 걸까? 필자에게 물으신다면 Yes!!

현재로선 강남의 집값을 잡을 현실적인 방법이 보이지 않는다.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강남처럼 어떤 곳의 특정 지역, 흔히 핵심지역 혹은 핵심단지라 불리는 곳은 가격이 떨어지기 힘들다. 사실상 공급이 수요를 영원히 잡을 수 없기 때문이다. 부동산투자를 잘 하려면 “희소성”이 강한 것을 찾는 것이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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