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이 하락할지 상승할지에 대한 논쟁은
수십년째 지속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부동산의 역사 속에 상승과 하락이 반복됐지만 상승기가 하락기보다 더 길고 폭도 컸기 때문에 지속적인 우상향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과거에 비해 가격은 크게 오른 상황이죠.
과거에서 현재까지 그래왔듯 앞으로도 같은 패턴을 보인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부동산 상승과 하락에 영향을 미치는 것들은 무척 많습니다. 누군가는 공급을 얘기하고, 누군가는 금리를 얘기하고, 누군가는 정책을 얘기하고, 또 다른 누군가는 심리를 얘기하죠. 그러나 실제로는 이 모든 것들을 종합하여 해석해야 최대한 사실에 근접할 수 있겠죠. 그래서 부동산의 미래 방향성을 정확히 예단하는 것이 어려운 겁니다. 이 중 하나를 집중적으로 공부해도 제대로 파악하는 것이 어려운데, 심지어 여러 방면에 대한 깊은 수준의 공부량과 통찰력이 동반되어야만 조금이라도 예측 비슷하게나마 해볼 수 있으니까요.
그러므로 사실상 향후 집값이 정확이 오를지 떨어질지 오르거나 떨어진다면 어느 정도 수준일지를 예측하고 맞추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그렇다고 아무것도 안 할 수는 없겠죠? ^ ^
끊임 없이 공부하고 판단하다보면 100%는 절대 불가능하더라도 맞추는 확률은 조금은 더 늘어날 거라는 믿음으로 오늘도 열심히 노력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그 정도의 판단력만으로 충분히 부자가 될 수 있습니다.
오늘 글에서 부동산의 단기적인 가격 변동은 고려하지 않겠습니다. 단기 가격은 단순한 호재 및 정책의 변동에 의해서 수시로 바뀝니다. 그보다는 보다 근본적인 차원에서 부동산이란 지속적으로 상승이 가능한가를 살펴보겠습니다. 즉, 장기 우상향이 가능한지에 대해 얘기해보려고 합니다.
과거를 살펴보죠.
지난 50년간 우리나라 부동산의 전국적인 평균하락(일부 지역이 하락하는 지엽적 하락 말고)은 2차례가 있었습니다. 바로 98년도 IMF 경제위기(동아시아 금융위기)를 겪을 때와, 2008년 서브프라임발 경제위기(세계금융위기)를 겪을 때였죠. 이 때는 오직 현금이 최고였습니다. 안전자산의 대표격인 금, 달러 등도 강세였구요. 그러나 그 외 투자자산이라고 할 수 있는 대부분의 것은 하락했습니다. 대표적으로 부동산과 주식이죠.
이 외에 1970년대 중반부터 현재 2020년대 초반까지 약 50여년간, 우리나라의 부동산 가격이 전국적으로 하락한 경우가 있었나요? 제가 알기론 없습니다. 50년이라면 충분히 참고할만큼 긴 시간이라고 생각이 됩니다. 결론적으로 심각한 금융위기를 제외하고는 부동산 가격이 하락한 경우는 없었습니다.
물론 조선시대나 일제시대까지 가더라도 결론은 변함이 없습니다. 국가적 차원의 경제위기가 아니고서는 가격이 하락한 경우가 없었습니다. (참고로 90년대 초중반 1기 신도시가 엄청난 속도로 공급되면서 수도권 지역위주로 살짝 (-)를 기록한 적이 있습니다)
먼저, 금융위기가 오면 대출연장이 안 됩니다. 기존의 대출이 만기가 도래하면 원래는 특별한 문제가 없을시 이자를 받을 목적으로 금융기관은 당연하듯 연장을 해주지만, 경제 위기 상황에선 더 이상 연장해주지 않고 대출금 환수조치를 하죠. 그런데 금융위기 속에서 채무자는 이미 갚을 능력을 상실한 상태입니다. 그럼 채권자인 은행은 담보로 잡혀 있는 채무자의 부동산을 처분해야 합니다.
하지만 금융위기에서는 이를 구입해줄 수요자들이 위축됩니다. 부동산 가격이 더 떨어질 것을 예상하거니와 대다수 사람들 역시 당장은 살 여력이 없기 때문이죠. 그래서 수요자는 없는데, 담보로 잡힌 수많은 부동산의 매도물량은 쏟아집니다. 많은 공급, 적은 수요... 정답은 뻔하죠? 가격의 하락입니다.
"많은 공급, 적은 수요" 의 지속은 장기 가격하락의 전제조건입니다. 이것이 안 되면 일시적 하락은 있어도 추세적 하락은 어렵습니다.
앞서 우리나라의 지난 부동산 역사 50년간 2차례 금융위기 외에는 가격이 하락한 적이 없다고 말씀드렸죠? 그 이유는 "많은 공급, 적은 수요" 를 만족시키는 시기는 사실상 금융위기 외에는 없기 때문입니다. 평상시에는 절대로 '많은 공급과 적은 수요' 가 나타나지 않습니다. 왜 그런지 설명드릴게요.
공급자는 물건을 공급하는 사람입니다. 이들은 수요량을 보고 공급량을 결정합니다. 수요가 많으면 공급을 늘리고 수요가 줄면 공급도 줄입니다. 시장에 수요가 적은데, 공급을 늘릴 공급자는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습니다. 만약 그랬다면 바로 망했겠지요.
반면 수요가 많은데 공급을 늘리지 않을 공급자도 없지요. 돈을 벌어야 하니까요. 그러니까 공급자는 철저하게 수요량에 맞춰 공급량을 맞춥니다. 특정 지역에 커다란 일자리가 생겨 사람들이 그 주변에 집을 구하게 되면 당연히 공급자가 몰려와 우후죽순 집이 건설됩니다. 하지만, 산골짜기에 수요가 전혀 없는 지역에는 공급자들이 절대로 쳐다보지도 않죠.
그렇습니다. 일반적인 경우에는 공급과 수요는 항상 균형을 맞추게 됩니다. 단기적 시차가 발생하지만 결국 밸런스를 맞추죠. 그러나 금융위기에서는 이런 일반적인 현상이 유지되지가 않습니다. 분명 공급이 많아서 가격이 떨어졌으나 수요자들이 구입하지 않죠. 이렇게 되면 국가 경제에 심각한 위기가 옵니다. 경제학자들은 인플레이션보다 디플레이션이 더 무섭다는 말을 합니다. 바로 위와 같은 상황이 도래한 경우입니다.
이렇게 되면 가격은 전례 없이 하락하게 됩니다. 과거에는 볼 수 없는 수준으로 가격이 떨어집니다. 그럼 사람들의 마음에 공포가 더 심해집니다. 특별한 조치가 없다면 가격은 더욱 떨어지고 국가 경제는 더욱 나락으로 빠집니다. 정부는 디플레이션 조짐이 보이거나 도래했다면 필연적으로 유동성을 늘리는 정책을 씁니다. 금융정책, 재정정책을 모두 총동원하죠. 대표적으로 금리 인하 및 지급준비율 조정, 채권매입 등을 통해 시중의 유동성을 증가시킵니다. 쉽게 말해 돈이 많아지는 것입니다.
돈이 많아진다는 것은 흔해진다는 것으로 돈가치가 하락한다는 의미입니다. 돈 가치가 하락하면 명목가격은 상승하게 되고 이는 곧 물가상승을 뜻합니다. 즉 디플레이션이 점차 해소된다는 뜻이죠.
이런 식으로 경제위기는 시간이 흘러 극복됩니다. 긴 시간이 지났지만 결국은 전 고점 가격을 회복하게 됩니다. 물론 지역에 따른 차등은 있습니다만 경제중심도시는 여지 없이 과거의 금액을 넘어서게 됩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장기침체 디플레이션의 산증인 일본도 경제중심도시인 도쿄의 집값은 전고점을 회복했습니다.
부동산의 하락이 올 것인지는 "경제위기는 과연 올 것인가" 라는 말로 치환해도 됩니다. 그리고 이는 아무도 알 수 없죠. 그러니 절대로 부동산은 하락하지 않는다는 얘기는 거짓입니다. 경제위기가 올 수도 있으니 하락할 수도 있는 거죠. 하지만 결국 서울 및 수도권과 일부 핵심 경제도시들은 심각한 경제위기에도 불구하고 결국은 떨어진 가격을 회복하고 장기 우상향의 길로 나아가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