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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승훈소장 May 06. 2020

부동산 가격은 절대적일까, 상대적일까?

이승훈소장의 완벽한 부동산투자 32부



생각해보자. 시장에서 형성된 가격이란 절대적 개념일까, 상대적 개념일까? 이 부분을 이해한다면 조금 더 통찰력 있는 시각으로 부동산을 바라볼 수 있다. 

두 가지 측면에서 살펴보자. 하나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자산에 따라 같은 금액이라도 느껴지는 가격은 차이가 난다는 것이다. 예전에 필자가 돈이 없던 시절, 알바를 끝내고 집으로 돌아가던 중 길거리에서 파는 1000원짜리 토스트가 정말 먹고 싶었다. 그런데, 1000원이라는 금액이 당시에는 너무 크게 느껴져 먹고 싶은 본능과 경제적인 측면을 고려한 이성이 맞부딪쳐 10분간 서성이며 고민했던 기억이 있다. 결국 끝끝내 토스트는 사먹지 못했다. 아직까지도 가끔씩 생각하는 아픈 기억. 하지만 힘들 때마다 이 때를 떠올리며 힘을 냈다. 그 때 고민 끝에 돌아서며, 반드시 열심히 공부하고 일해서 많은 돈을 벌겠다고 다짐했다. 



최근에 토스트 가게를 갔었는데, 가격이 3000원이었다. 토스트를 10개를 사서 직원들과 같이 나누어먹었다. 물론 토스트를 사면서 경제적 측면은 전혀 고민하지 않았다. 

시간이 많이 흘렀지만 토스트의 가격이 3배나 뛰었고, 총액으로는 30배의 차이가 나지만 나에게는 지금의 3만원보다 당시의 1000원이 훨씬 비싼 금액이었다. 너무나 당연하게도 자산이 늘었기 때문에 지금은 특별한 고민 없이 사고 싶은 것을 마음껏 산다. 숫자는 바뀌지 않았다. 1000원보다는 3만원이 더 높은 숫자다. 하지만 내 자산에 맞춰 금액을 평가하게 되고 1000원도 비쌌던 내게 3만원이라는 돈도 아주 작은 금액이 되었다. 가격은 상대적인 개념이다.



부동산으로 눈을 돌려보자.강남의 부동산이 비싼 이유는 무엇일까? 아니, 우리가 비싸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건 예전에 1000원짜리 토스트가 비싸게 느껴졌던 경험과 같다. 내가 강남의 부동산을 사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자신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직장이 지방으로 발령이 나서 서울에서 지방으로 가게 되었다. 집을 구해야 해서 알아보니 33평 신축아파트가 1억원이라면 어떨까? 비싸게 느껴지나? 아니다. 왜냐하면 내가 충분히 그걸 구입할 능력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가 느꼈던 집값 정말 싸다는 인식은 우리의 것이고, 저소득층이 볼 때는 까마득하게 비싼 금액이다. 강남의 부동산을 구입하는 사람들이 강남의 집을 구입할 때는 우리가 지방의 1억원짜리 아파트를 구입하는 것과 비슷한 개념이라고 보면 된다. 그들은 강남의 아파트가 속으로는 여전히 충분히 저렴하다고 생각할지도 모를 일이다.



두 번째는 실 가격의 변동이다.앞서 말한 첫 번째 내용을 예전 토스트의 기억에서 알게 되었다면, 이건 암호화폐에 투자한 경험으로 알게 된 내용이다. 필자는 암호화폐가 한창 붐이었을 때에는 업무가 바빠 전혀 관심을 두지 못하다가 조금 한가한 시기가 오자 책을 몇 권 사서 읽어보고 투자를 하였다. 물론 순전히 재미삼아 한 것이고, 큰 돈을 벌겠다는 생각은 없었다. 하지만 블록체인 기술의 실용성과 발전성을 보고 공부해 볼 가치는 있다고 판단했다. 어쨌든 3000만원의 자금으로 나름 분석한 여러 코인을 매수했다. 사실 분석이랄 것도 없이 그냥 허접한 지식으로 내 멋대로 판단한 것이다. 3000만원의 자금은 처음 1달 정도는 등락폭이 크지 않게 위아래로 움직였다. 그런데 이 후 가격이 떨어지기 시작 하더니 내 코인자산은 1300만원만 남게 되었다. 사실 업무가 다시 바빠져 신경을 못쓰고 있었는데 어느날 갑자기 궁금해서 보니까 3300만원이 되어 있었다. 300만원의 수익이 난 것이다.



암호화폐 투자를 처음 마음 먹은 날, 코인의 시세가 저렴하다고 생각했다. 이해가 쉽게 비트코인으로 설명하겠다. 비트코인은 최대 2400만원까지 치솟았다. 필자가 코인에 투자하는 시점에 비트코인은 750만원 수준이었다. 3분의1가격. 코인이 망하지만 않는다면 어쨌든 현재 가격은 매우 저렴해 보였다. 이는 비트코인의 가치를 판별한 분석이 아니었다. 단지 2400보다는 750이 많이 내려왔으니 현재 가격은 ‘저렴’ 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그러나 비트코인을 구입하고 나서도 하락하기 시작해 400 수준까지 갔다. 사실 저렇게 떨어지리라고 생각 못했다. 400까지 떨어지자 750이라는 금액이 매우 저렴하게 느껴졌었지만 생각해보니 그 때도 여전히 비싼 금액이었다고 자책했다. 왜냐하면 그 이후로도 거의 절반 가까이 폭락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은 1040만원이다. 그러자 다시 750이라는 금액이 저렴했다고 생각이 든다. 하지만 이건 향후 가격이 어떻게 변할지에 따라 또 다른 생각이 들 것이다.


부동산으로 눈을 돌려보자. 

가격이 비싸다, 싸다라고 느끼는 것은 현재 시점이 기준이다. 강남이 10억을 돌파하던 시절 아파트가격이 10억이라고 난리였다. 평당 3000만원이라는 금액은 말도 안된다는 얘기도 함께. 하지만 현재 10억으로는 제대로 된 아파트를 구입하기에도 벅찬 금액이다. 그리고 지금 시점에서 강남의 아파트 10억은 매우 ‘저렴’한 금액이다. 가격이 비싸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이 진정 내재가치를 제대로 파악한 가격인지 생각해볼 일이다. 비싸다는 개념은 내가 가진 자산이나 혹은 과거의 데이터 등으로 얼마든지 변경될 수 있다. 그러니 내 자산이나 과거의 금액만으로 가격을 판단하고 현재 금액은 “비싸! --> 거품! --> 폭락!” 이라는 논리로 전개하면 부동산투자로 돈을 버는 일은 평생 힘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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