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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승훈소장 Aug 04. 2022

경치(뷰)가 곧 돈! 수변뷰 아파트는 왜 이렇게 비쌀까



"아침마다 한강·바다 보며 하루 시작"

경치가 곧 가격 된 '수변뷰 아파트'

 어느 언론사의 헤드라인 제목입니다. 내용인즉 서울의 한강뷰, 부산 해운대구의 오션뷰 등 수변경치를 가지고 있는 아파트는 여전히 가격이 강세이고 신고가를 갱신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수변뷰를 가진 집에 살아본 적은 없지만 직업의 특성상 수변뷰를 가진 유명아파트를 대부분 다녀본 소감을 말하자면 "좋긴 좋다. 근데 너무 비싼 거 아냐" 정도입니다. 과연 한강을 바라보자고 5억 ~ 10억을 더 낼 사람이 국민들 중 얼마나 될까요? 많지 않을 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시세는 이미 뷰가 되는 곳과 안 되는 곳의 차이가 그렇게나 클까요? 

 그건 수변뷰 아파트를 구입할만한 재력가들에게는 그다지 큰 돈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일반적으로 5억이라는 금액은 아무리 돈의 가치가 떨어졌다고 한들 왠만한 사람들이 쉽게 만져보기 어려운 돈이지요. 이런 엄청난 돈을 뷰값으로 지불하는 사람들은 흔치 않습니다. 다만, 5억원이라는 금액은 누가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다르게 느껴집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조금 극단적인 예를 들자면, 우리에게 갑자기 5억원이 생긴다면 기뻐서 하늘을 날 듯한 기분이겠지만, 이재용 회장에게 5억원이 더 생긴다한들 무슨 변화가 있을까요? 아마 재산이 5억원 더 늘어난다해도 잘 모를 겁니다. 





 제가 부동산업에 종사하면서 느낀 것은 이 세상은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있고, 너무 가난한 사람도 많고, 너무 부자인 사람도 많다고 느꼈다는 겁니다. 재개발 지역을 답사하면 너무 안타까워 눈물이 날 것 같은 현장도 많습니다. 곰팡이가 가득한 집에서 갓난아기를 키우는 신혼부부, 창문도 없는 집에서 혼자 거주하시는 몸이 불편한 할머니, 벽이 갈라지고 벌레가 우글대는 곳에서 부모님 없이 단 둘이 생활하는 자매 등등.. 힘들고 어렵게 살아가는 분들이 많습니다. 

 반면에 현금이 100억정도 있는데 뭘 사야하는지, 이번에 빌딩을 팔았는데 더 좋은 빌딩이 있는지, 압구정현대아파트를 사야할지 반포구주공 아파트를 사야할지 고민하는 수십억원의 자산가들.. 





 역사적으로 시장경제 시스템이 가장 좋은 방식이라 대다수의 나라가 이런 방식으로 살아가지만 소득의 양극화, 자산의 양극화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은 어떻게든 찾아야 합니다. 격차가 점점 너무 벌어지는 것 같습니다. 

어쨌든...

돈이 많은 자산가들은 남들과 차별화되는 것을 원합니다. 그들만의 세상, 그들만의 성을 만들고 싶은 것이죠. 그래서 더 좋은 옷, 더 좋은 음식, 더 좋은 차, 더 좋은 집을 원하게 됩니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그렇죠. 그래서 돈이 많으면서도 겸손한 분들을 보면 저절로 고개가 숙여집니다. 그것이 얼마나 쉽지 않는 건지 알겠으니까요. 

남들과 차별된다는 것은 뭘까요? 그건 희소한 가치를 가진 무언가를 갖고 싶은 욕구입니다. 그것이 우리나라 부동산에서는 수변뷰의 아파트입니다. 





특히 서울은 우리나라의 수도이자 경제중심도시입니다. 그리고 서울의 한복판에 아름다운 한강이 흐릅니다. 한강을 메꿔서 땅을 만들리는 없기 때문에 한강뷰는 반영구적인 조망이 됩니다. 그리고 한강뷰를 마음껏 만끽할 수 있는 아파트는 손에 꼽을 만큼 적죠. 그래서 실제 한강을 바라보는 경치의 아름다움도 가격에 포함되지만 이에 못지 않게 희소한 가치를 가졌다는 그 자체가 가격을 올려주기도 합니다. 그리고 자산가들은 이러한 희소성에 큰 돈을 쓰는 것을 주저하지 않지요. 




대표적인 한강뷰 아파트인 반포아크로리버파크의 가격은 34평 기준으로 40억원을 넘겼습니다. 



바로 옆 내년 말 입주예정인 반포원베일리도 40억에 다다르고 있습니다. 입주 시점에는 40억을 훌쩍 넘길 것으로 예상됩니다. 



용산 동부이촌동의 래미안첼리투스(50평형)의 경우 올 초에 50억원을 넘겨 평당 1억원을 돌파하였습니다. 작년 초(21년1월)라 올 초(22년1월) 거래된 것과 단순 비교가 어렵다곤 해도 '29억5000만원 vs 51억원' 은 무려 차액만 21억5000만원이나 됩니다. 모든 인프라, 커뮤니티, 평수, 구조 등이 사실상 동일한 아파트의 가격차이가 이렇게 큽니다. 유일하게 다른 점은 층수에 따른 한강뷰의 유무입니다. (2층 vs 41층)

 위의 금액을 보시면 대체로 층수가 높아질수록 가격이 비례하여 상승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고층을 로얄층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해 높을수록 가격이 높은 경우가 많긴 하나 한강뷰가 가능한 아파트 단지에서 특히 이런 현상이 더 심한 것입니다. 

이렇듯 한강, 바다, 호수 심지어 하천 등이라도 수변뷰를 볼 수 있다면 높은 가치를 인정받습니다. 앞으로도 수변뷰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은 크게 변하지 않을 것으로 봅니다. 특히 한강뷰 등 누구나 인정하는 희소성을 가진 주택의 가치는 더더욱 높아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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