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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승훈소장 Jun 26. 2020

지인 투자에 관하여

어떻게 하면 투자에 성공할 수 있을까? 12부


돈을 벌고 싶다면, 돈을 벌어 본 사람에게 배우는 것이 최고의 방법이다. 지인에게 배우는 것이 아니다. 그런데 우리는 지인에게 많은 것을 의존한다. 필자에게도 상담을 받으러 올 때 친구나 친척 등 지인과 동석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같이 오는 이유는 의뢰자보다 지인들이 더 많은 내용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상담해보면 그들은 의뢰자보다 지인들이 더 많은 내용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상담해보면 그들은 의뢰자보다 더 많이 알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단 상대적인 기준에서 아주 조금 더 알고 있을 뿐이다. 결국 전문가인 필자의 눈에는 그 사람이 그 사람이다. 



예를 들면 이런거다.

초등학교 2학년인 동생이 고등학생 사촌 형의 수학 책을 우연히 보았다. 문제를 풀어보려고 했는데 도저히 모르겠다. 그래서 자기 기준에 뭐든지 척척 다 알고 있는 초등학교 4학년 형에게 물어보는 식이다. 4학년 형은 그 문제를 보고 뭐라고 해야 하나? 솔직히 잘 모른다고 해야 한다. 그런데 아는 척을 한다. 왜냐하면 아는 척을 해도 2학년인 동생은 어차피 모르니까 아는 척 하기 좋기 때문이다.

조금 과장되게 예를 들었는지는 몰라도 이해를 돕기 위해 말씀드렸다. 물론 지인들은 본인 일도 아님에도 시간을 내어 와주셨기에 좋은 분들이며 이타적인 마음을 가졌다. 하지만 가끔은 상대적 우월감으로 오시는 분도 있다. 자신이 지인보다 더 많이 아니까 일단 어깨에 힘도 들어가 있고, 지인을 대신해 이것 저것 아는체도 해본다. 하지만 고등학생 오빠 입장에서 2학년이 하는 얘기나, 4학년이 하는 얘기나 다 고만고만하게 느껴지는 것처럼 필자도 그렇다. 그렇기에 사실 잘 알지도 못하는 지인만 믿고 투자에 임하는 것이 결과가 더 안좋은 경우가 많다.



직설적으로 얘기하자면, 지인들처럼 적당히 아는것이 더 위험하다. 아예 모르면 상대에게 믿고 맡기거나(이럴 경우에는 유능한 컨설턴트를 만나야 성공한다) 모르면 열심히 공부를 한다. 그런데 지인들은 적당히 알고 있으므로 자세히 알지 못하면서도, 전문가의 말을 신뢰하기보다는 자신의 실력을 과대평가하고 이를 기준으로 판단한다. 당연히 실패할 확률이 커진다. 문제는 본인이 실패하면 상관없는데 그게 지인의 투자라는 것이다. 여기서 지인들은 의뢰자에게 투자를 잘 권유하지 않는다. 이래서 안 되고, 저래서 안 된다는 얘기를 많이 한다. 왜냐? 일단 투자에 실패했을 때 원망(의뢰자가 대놓고 하지는 않겠지만)이 싫을 것이고, 안 되는 이유를 찾아내어 얘기를 해야 왠지 아는 것이 많은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심리적으로도 뭔가 내가 모르는걸 너는 알 것 같아서 데려왔는데, 꿀 먹은 벙어리마냥 아무 말도 안하기도 민망하긴 하다.)


과학적인 데이터는 아니지만 필자의 경험에서 생각해보건데 지인을 동석할 경우 투자에 임할 확률이 상당히 떨어진다. 최근에는 정보가 원가 많아 이미 필자에게 신뢰를 가지고 상담을 받거나 의뢰하시는 분들이 많아 대부분 투자하시지만 불과 4~5년 전만 해도 상담자가 아닌 지인의 말을 절대적으로 신뢰하였고, 지인들은 대부분 투자하지 말라고 아는 체를 하여 지인이 동석한 경우에는 투자가 잘 이루어지지 않았다. (4~5년 전에 지인의 말을 듣고 부동산투자를 못 하신 분들은 그 동안의 가격상승을 바라보면서 무슨 생각을 하실까??) 


오늘 칼럼에서는 어떤 것이 옳고 그름을 논하는 것은 아니다. 동석한 지인들을 나무라는 것도 아니다. 오해의 여지가 있을까봐 글이 길어지는데, 지인은 선한 의도에서 오시는 분들이다. 다만 투자를 하려면 본인이 많이 알거나(여기서 많이 안다는 것은 컨설턴트의 내용의 논리나 주장을 충분히 이해하고 신빙성이나 가능성 등을 정보를 찾아 확인해보는 것 정도이다. 전문가 수준으로 알 필요는 없고, 해당 분야 종사자가 아닌 이상 알 수도 없다), 그것이 어렵다면 컨설턴트가 믿을 만한 사람인지(소개를 받건, 과거의 행적을 보건..)를 알아보고 신뢰가 가는 경우 믿고 투자를 하는 것이 좋겠다. 그러니까 스스로 공부를 많이 하거나 유능한 컨설턴트를 파악하는 작업 2가지 중 한 개는 투자 전 꼭 선행되어야 한다. 쉬운 방법으로 투자하고 싶어서 여러분이 믿고 신뢰하는 지인도 ... 어차피 초등학교 4학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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