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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승훈소장 Aug 11. 2020

'공급물량이 많으니 부동산은 하락한다'는 말의 의미

이것이 진짜 부동산투자다 13부


서울 자체의 공급량은 사실상 변화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규모 택지개발을 할 곳이 전혀 없고, 재건축은 진행된다고 해도 늘어나는 물량이 너무나 미미하며, 심지어 재개발의 경우 다가구주택이 많은 구역은 오히려 세대수가 줄어들기도 한다. 이런 물리적인 부족분은 정책으로 해결할 방법이 없다. 겨우 짜낸 아이디어가 공공 소유의 유휴지를 활용하여 공급하는 건데, 이 수준의 공급은 불과 몇백 ~ 몇천 세대로 수요에 비하면 조족지혈이다. 


결국 서울의 공급은 사실상 멈춰있는 상태이므로 수요의 변화를 측정하는 것이 서울 집값의 향방을 가르는 더 중요한 팩터가 된다. 수요는 경기권 신도시의 개발로 일부 줄어들고 있다. 그러나 그 수요의 감소가 절대 공급량을 대비할 때 여전히 상대적 수요초가가 나타나므로 가격이 빠지지 않고 지속적인 상승을 하는 것이다. 이런 수요초과 현상은 서울의 인구가 절반으로 줄어들지 않는 이상 계속될 것이다. 그러므로 수십년간 서울의 집값은 우상향한다. 또한 경기도로 전출하는 서울 인구가 적지 않지만 한편으론 전국에서 서울로 전입하는 현상이 펼쳐진다. 그러니까 서울의 순유출은 경기도로 전출하는 인구보다는 적은 것이다.


그렇다면 경기도는 서울에서 유입되는 수요로 인해 인구가 늘어나고 있다. 인구가 줄어드는 서울도 집값이 오르는데, 인구가 늘어나는 경기도는 가격이 서울보다 더 상승할까? 당연히 아니다. 아까 서울의 공급량은 변화가 없기 때문에 수요가 미미하게 감소해도 수요초과가 지속되지만, 경기는 수요가 증가해도 여전히 미개발지 토지가 많기 때문에 공급이 늘어나므로 수요초과를 장담할 수 없다. 그러니 경기의 경우 늘어나는 토지가 별로 없는 서울 인근지역이나 선호도가 높아 인구는 유입되고 물량공급은 적어 수요초과가 되는 지역의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는 것이고, 서울에서 거리가 먼 경기 외곽의 경우는 공급할 땅이 많아 물량은 많고 서울에서의 인구 유입이 적어 공급초과가 되어 가격이 하락할 수 있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서울은 전 지역이 공급부족으로 인해 가격이 상승한다. 단 많이 오르는 곳과 적게 오르는 곳으로 나뉘어진다. 경기는 공급부족 지역과 공급과잉 지역으로 나뉘며 수요유입도 많은곳과 적은 곳이 있다. 그러므로 가격이 오르는 지역과 떨어지는 지역으로 나뉘어진다. 

정리해보자.무조건적인 공급물량 폭탄 얘기에 호들갑 떨 것 없다.

어차피 서울은 공급폭탄(수요를 훨씬 초과하는 공급물량)이라는 말이 성립이 되지 않는다. 그만한 물량을 공급할 땅이 없다. 공급과잉이라는 말은 지역별로 분석해야 한다. 작년에 30만호만 지었다가 올해 50만호를 지을 예정이라고 올해는 투자를 쉬어가겠다고 생각한다면 여전히 당신은 초보다. 아무리 전국 공급물량이 늘어났다고 하더라도 특정지역의 공급을 줄었을 것이다. 모든 지역이 동일하게 늘어나지 않는다. 예를 들어 A 지역은 작년에는 전국 30만호 중 10%인 3만호를 지었다고 해보자. 적정수요는 3만명 정도의 도시라 작년에는 물가상승률 수준의 미미한 가격상승세를 보였다. 30만호를 공급했을 때 A지역이 특별히 오르지 않았으므로 50만호를 공급하는 올해는 가격이 빠질까? 그건 알 수 없다. A지역의 공급물량을 파악해야 제대로 알 수 있다. 전국은 50만호의 공급물량이 지어졌으나 A지역은 2만호 밖에 짓지 못했다. 다른 지역의 공급물량이 늘어나 전체적인 전국 물량수치가 늘어난 것이다. 그렇다면 매년 3만명 정도의 수요가 있는 A지역은 전국적인 물량수치가 늘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올해 가격이 급등할 것이다. 부동산은 바로 이런 점을 공부해야 한다. 이것이 바로 부동산이 가진 특성인 부동성과 부증성이며 일반 재화와 다른 점이다. 



일반 재화는 어디서 만들어지든(=공급하든) 유통을 통해 동일한 상품이 전국적으로 배송되지만, 부동산은 유통이 없다. 서울에 집이 부족하다고 하여 강원도의 공장에서 만들어 서울로 옮겨올 수 없다. 서울에 집이 부족하다고 하여 강원도의 공장에서 만들어 서울로 옮겨올 수 없다. 즉 서울에 집이 부족하면 서울에 지어야지 강원도에 100만채를 지어 봤자 서울의 집값에는 단 1의 영향도 미치지 못한다. 그러니 공급량을 체크할 때는 해당 지역의 수요 대비 공급량을 체크하는 것이 중요하며 디테일을 위해서는 수년치 공급물량과 수요량 비교, 전입, 전출이 일어날 수 있는 연관성 있는 연접지역의 수급량까지 파악하면 더 완벽한 투자를 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공급물량이 많으니 부동산은 하락한다’는 문장 자체는 맞는 말이지만 실제 부동산 투자에서는 이 문장만큼 바보 같은 해석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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