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르치지 말고 배우게 하라 학교편>을 쓰며
아주 탁월한 선생님 3분과 함께 '학교수업을 위한 러닝퍼실리테이션(가제)'을 공저하고 있다.
오늘은 각자 쓴 글을 공유하고 피드백하는 6번째 미팅을 가졌고.
사실 그간 이 책을 준비하면서 글이 잘 안나오고 또 쓴 글도 만족스럽지 못해서 고민스러웠다.
그래서 오늘 미팅을 준비하며 책의 목차와 글들을 찬찬히 살펴봤다. 왜 이러지? 이유를 알고 싶어서.
내린 결론은 '글에 너무 힘이 들어갔다'는 것.
'나 진짜 짱이지' 느낌의 목차와 '한수 알려줄께' 하는 교만한 마음이 글의 자연스러움과 진정성을 가로막고 있더라. 내가 충분히 경험한 그래서 내 속에 있는 것들을 겸손히 글로 풀어내야 자연스럽고 힘이 있다는 것을 놓친 것.
줌으로 선생님들과 만나 이 이야기를 나눴다.
멋진 것과 좋은 것 끌어다가 억지스럽게 쓰지 말고 우리가 현장에서 고민하고 시도한 바로 그 이야기를 풀어내자고. 우리가 이 책을 쓰기로한 목적인 '실제 현장에서 쓸 수 있는 도움되는 내용/원리/방법을 담는 것'에 집중하자고.
감사하게도 선생님들이 공감해주시고 동의해주셔서 오늘 목차를 전면 수정했다. 가장 하고 싶은 이야기, 가장 잘 할 수 있는 이야기, 가장 도움이 되는 이야기들로 채우기로 했다.
어쩌면 글은 나무 같아서 땅에 깊이 뿌리내려야 힘이 생기는 것 같다. 현장의 고민과 경험을 양분 삼아 줄기를 키우고 꽃을 피워야 글에 향기가 나지. 진심이 느껴지고 방법이 전해지지.
겉멋을 버리고 단정해진 목차를 보니 이제 좀 쓸 맛이 난다.
그래, 바로 이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