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는 보헤미안
맘에 드는 글 한 줄이나 그림을 보거나 음악을 들으면 하루가 즐거운 날들이 있다.
그 한순간에 어린 날들이 떠오르고 사랑하는 사람과의 첫 만남이 떠오르고 아이를 낳고 키우면서 겪은 일들이 떨림과 감동으로 스쳐 지나간다.
인생은 아이러니하다. 꽃다운 젊은 나이엔 무한정 세월이 흘러가기를 기대하고 나이 들면 젊은 날을 그리워하게 되니 말이다.
바쁜 일상에서 이렇게 잠시 무엇엔가 빠져 들 수 있다면 아직도 우리의 심장이 뜨겁게 뛰고 있는 거다.
오늘 아침에 출근하면서 무엇을 보고 생각했는지? 또는 가족들이 출근하고 흐트러진 방들을 청소하면서 벽에 걸린 사진이나 그림들을 보며 무엇을 생각하는지?
먼지를 털다 책꽂이에서 그림책 특히 그림을 잘 해설한 책을 뽑아 들고 읽는다면 잠시라도 인문학에 빠져드는 순간일 것이다.
라디오 아침 방송에서 흘러나오는 진행자들의 활기찬 목소리를 들으며 다시 청소기를 돌리고 커피를 내려 마시면서, 문득 커피에 관련된 책을 읽거나 인터넷 검색을 한다면...이 또한 인문학에 빠져 드는 순간이다.
커피의 역사나 품종, 커피 산지와 커피를 재배하는 사람들의 삶을 생각하고 그 나라의 역사와 문화에 관심을 가지게 되니 말이다.
와인을 좋아한다면 전문가가 친절하게 정리해 둔 고마운 블로거나 카페 또는 책이나 잡지를 통해 스스로 지식을 습득할 수 있다. 지인들과 와인을 마실 때 소소한 이야기들을 전하면서 작은 기쁨을 맛볼 수도 있을 것이다.
인문학은 고학력자나 소수의 관련 학자만 할 수 있는 거창한 학문이 아니라, 일상 속에서 평범한 우리들도 얼마든지 접근할 수 있는 분야일 수도 있다. 바빠서 또는 학원비가 비싸서 강좌를 못 듣거나 학창 시절에 비해 스스로 기억력이 감퇴하고 뭔가 지식의 목마름이 있을 때 생활 속 모든 곳에서 혼자만의 인문학에 도전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호기심과 열정만 있으면 혼자만의 인문학 경험을 하고 날마다 발전하는 자신의 모습에 기분이 흐뭇해질 것이다. 코로나로 위축된 지금 여행에 목말라 있다면 여행 사이트에 들어가서 이미 잘 정리해 준 고마운 누군가들의 덕분에 미리 가고 싶은 나라를 공부할 수 있다.
자료를 찾고 정리하다 보면 그 나라의 배경과 역사 문화에 대한 인문학 지식이 자신도 모르게 쌓여 갈 것이다. 유명한 인물의 사상이나 특히 예술가의 작품이나 건축물을 보며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 두면 언젠가 그 나라를 방문하는 날 그동안의 혼자만의 인문학이 빛을 보게 될 것이다.
사는 날이 힘들게 느껴지는 어느 날 자신이 살고 있는 동네 구석구석을 천천히 걷다 보면 그곳에 사람들의 삶이 보이고 나무나 꽃들도 보이고 문화재나 천연기념물도 간간히 있다. ‘내가 사는 주변에 이런 귀한 것이 있었나?’하고 문득 관심을 가지게 된다. 공원이나 도서관 또는 건물들의 간판이나, 도시의 색채를 보고 느끼면서 메모하거나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어 ‘이렇게 바꾸면 이 도시는 더 아름다워지겠네’하고 생각한다면 혼자만의 인문학에 빠져드는 순간인 것이다.
시장에 들러 살아있는 생생한 소리들을 듣고 느끼며, 카페에 들러 한 줄 메모라도 남길 수 있다면 혼자만의 인문학에 빠져드는 설레이는 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