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다가-따뜻한 책이 좋아
-생각하는 보헤미안
요즘 나는 사진이나 그림이 들어간 책을 자주 읽는다.
선명한 사진이나 상상의 세계에 빠져들게 만드는 그림을 멋진 글과 함께 만나면 기분이 좋아지고 몰입하게 된다. 읽으면서 군더더기 없이 필요한 말만 가슴에 스며들게 쓰는 작가의 필력에 감탄하게 된다.
나이 들어 시력의 문제도 있지만, 잘 이해되지 않는 어려운 책은 어느 날부터 읽지 않게 되었다. 책을 읽으면서 내가 생각할 여지를 주는 책이 점점 좋아졌다.
한때는 글씨가 빼곡히 채워진 지식 습득 위주의 두꺼운 책을 많이 읽었다. 작가의 지식과 정보에 감탄하면서 스펀지처럼 고스란히 젖어들었다.
대학 다닐 때는 논리 관련 책들이 인기가 있어 술자리에서 토론도 하고 스터디도 했었다. 어렵게 쓴 책들이 매력 있는 시절이었다.
"요즘 아이들이나 젊은이들은 책을 안 읽어. 인터넷이나 채팅을 좋아하고 게임에만 빠져있어"
우리 친구들이 모임에서 종종 하던 걱정이었다.
한때는 종이책이 사라질 거란 말까지 있었지만 대형 서점에 가면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북적이고 있다.
젊은 사람들도 책을 찾아 서점에 많이 온다. 형식에 치우치거나 어렵게 무장한 책 말고 지금 자신들에게 필요한 책들을 찾아 읽고 있다. 편애중계라는TV 프로그램이 있던데 취향이 확실한 젊은 세대는 자기에게 필요한 책들을 읽는 경향이 강하다. 자기 계발이나 취업 관련 서적 , SNS에 공유할 여행지나 맛집, 카페 정보가 담긴 책들에 관심을 가지는 것 같다. 물론 전공서적은 어렵고 난해해도 읽어내야 하겠지만, 복잡하고 상처 받을 일이 많은 현실에서는 휴식과 위안을 주는 책을 읽고 싶을 것이다.
그래도 개인적으로는 문학 서적에도 관심을 가져주면 좋겠다.
시를 읽고 시집이 베스트셀러가 되던 때도 있었는데~
소설과 시를 많이 읽던 날들엔 꿈을 꾸는 시간도 많았던 것 같다. 조금 천천히 걷고 조금 적게 가져도 행복했었다.
살아가기가 너무 치열한 지금은 세상을 버텨내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들이 베스트셀러가 되고 있는 것 같다.
갱년기에 접어드는 나는 이제는 쉽고 따뜻한 책이 좋다.
젊은 날 열심히 글을 써서 친한 친구에게 보여줬더니 무슨 내용인지를 잘 모르겠다고 해서 혼자 상처를 받은 일이 있다. 너무 열심히 잘 쓰려고만 했지 공감을 불러일으킬 경험과 상대를 감동시킬 따뜻함의 온기가 부족했었나 보다.
억지로 짜 맞추기보다는 세월과 경험과 열정이 곰삭아서 넘쳐흐를 때 좋은 글이 나오고 값진 책이 만들어질 것이다.
상업성만 염두에 둔 마케팅 전략으로 기획된 책, 감정이 배제된 정보 위주의 책들보다는 읽기 쉬우면서도 생각할 수 있는 책들을 만나고 싶다.
문학, 과학, 역사, 철학, 예술 등 모든 분야에서 위안과 공감을 주는 따뜻한 책들이 많이 쏟아져 나와서 독자들이 행복해졌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