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책장을 정리하는 시간
일기장에만 머물던 글을 처음으로 바깥에 내놓았습니다.
누군가 읽는다는 전제 위에서 시작한 첫 연재.
스스로에게 약속했던 10편을 채우고, 이제 이 연재를 마무리하려 합니다.
처음엔 가볍게 쓰고 싶었습니다.
“아, 맞다. 그렇겠네.”
읽는 누군가에 작은 넛지 하나면 충분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쓰다 보니 자꾸만 무거워지고 재미가 없어졌네요. 공식처럼 말하고 싶었지만, 정작 삶은 공식으로 정리되지 않았습니다. 분명 뭔가를 말하고 싶은데, 그 ‘뭔가’가 또렷하게 잡히지 않는 순간도 많았습니다. 선명한 결론 대신, 생각의 과정을 보여주는 다큐멘터리 같은 글이 되어버린 느낌도 듭니다.
글을 쓴다는 건, 머릿속에서 뒤엉켜 있던 생각 덩어리를 하나씩 풀어보는 일이었습니다. 겉보기엔 거대한 고민 같았는데 막상 써 내려가면 몇 줄로 끝나는 생각도 있었고, 아직 언어가 되지 못한 채 머무는 생각도 있었습니다.
처음엔 쓸 이야기가 아주 많을 거라 믿었는데, 막상 쓰다 보니 출발은 달라도 결국 비슷한 질문으로 돌아오는 저를 발견했습니다. 어쩌면 저는 답을 쓰고 있었던 게 아니라, 같은 질문을 조금씩 다른 각도에서 바라보고 있었던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한 가지는 분명합니다. 산만하게 흩어져 있던 생각들이 글이라는 틀 안에서 정리되면서 제 마음의 책꽂이가 조금은 단정해졌다는 것.
잘 정리된 생각,
여전히 흐릿한 생각,
그리고 이번에 처음 마주한 생각들.
그 구분이 가능해졌다는 것만으로도 이 연재는 제게 의미가 있습니다. 어디를 더 공부해야 하는지, 무엇을 더 오래 붙잡고 있어야 하는지도 조금 더 알게 되었습니다. ‘인생에도 공식이 있다면’이라는 질문으로 시작했지만, 정답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저마다 다 다른 답을 갖고 있기 때문이겠죠. 사람들은 정답 같은 인생을 원하고, 그래서 정답 같은 인생을 사는 사람들을 보며 방법을 알려달라고 합니다. 그러나 타인이 찾은 정답이 나에겐 정답이 될 순 없기에, 우리는 또 각자 자신만의 정답을 찾아서 평생 공부하는 게 아닐는지요. 자꾸 써보고 틀려보고 다시 고쳐 쓰는 과정 속에서 각자의 문장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진짜 나의 인생 공식이 되는 거겠지요.
부족한 글을 읽어주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