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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easontobe Dec 15. 2017

실리콘밸리 소소썰; 2탄

커뮤니케이션 그리고 또 커뮤니케이션

Make sure we are all on the same page.

Let's sync on the agenda.

Let's connect tomorrow.

I will keep you posted (or updated).


실리콘밸리 본사 직원들과 이야기를 하다 보면, 딱히 영어시간이나 책에서 배운 적이 없는 듯한 표현이지만, 위의 표현들을 정말이지 엄청 자주 듣게 됩니다. 하나하나 살펴보자면, 


Make sure we are all on the same page.

직역하자면, 우리 모두가 (책)의 같은 장(Page)을 보도록 하자는 다소, 난해한 말이고 한국식 표현으로는 정확하게 같은 뜻을 가지고 있는 말은 없는 듯 하지만, 설명해 보면 


(특정 사안, 이슈에 대해) 팀의 구성원들이 가지고 있는 이해의 정도를 맞추자 + 같은 팀의 구성원으로 특정 주제에 대해 의견 (혹은 설명할 수 있는 수준을) 동일하게 하자 정도로 설명할 수 있을 듯합니다.


결과적으로, 특정 주제에 대한 서로의 이해를 자세히 공유하고 논의해서, 나중에 그 주제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 구구절절 설명하는 일이 생기거나, 혹은 서로 의견차를 가지는 일이 없도록 하자는 뜻인 거죠. 


Let's sync 도 비슷합니다. 한국어로는 동기화라고 (기술적으로 쓰일 때는) 번역하는데, 말 그대로, Itunes와 Iphone을 동기화 (Sync)할 때처럼, 나의 생각과 너의 생각을 동기화 (Sync)하자는 거죠.


Let's connect.

글로벌 회사에 일하다 보니, 서로 소통하는 Channel도 엄청 다양합니다. 단순히, 전화, 이메일이 아니라 제가 쓰고 있는 Tool들만 살펴보더라도


- Email

- Bridge (국제회의용 전화 서비스)

- Whatsapp (미국에선 카톡과 같은)

- Hangout (구글의 화상회의 설루션)

- Skype

- JIRA (특정 이슈에 대한 팀 간 Tracking과 소통을 도와주는 소프트웨어)


등, 정말이지 마치 같은 사무실에 있는 사람들처럼, 이런저런 채널로 매우 빈번하게 소통합니다. 이러다 보니 Let's call tomorrow, Let's email me tomorrow 등 연락하는 수단을 특정하기가 어려운 지경인 거죠. 그래서 나온 표현이 Let's connect입니다. 즉, 방법은 모르겠으나, 내일 서로 연결 (Connect)하자고 표현하는 것입니다.


I will keep you posted.

상황이 지속적으로 변할 때, 계속 진행상황을 Update 해주겠다는 뜻입니다. I will keep you updated 도 같은 표현이고, 상대방에게 부탁할 때는 Please, keep me posted라고 이야기하면 됩니다. Post라는 단어를 쓰는 이유는 우리가 잘 아는 3M 제품인 Postit처럼, 새로운 사안이 발생할 때마다 계속 붙여나가겠다. 의 의미에서 온 것이라고 보면 무리가 없을 듯합니다.


위의 표현들을 살펴보면, 실리콘밸리 기업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를 느낄 수 있는데, 바로 Communication의 중요성입니다. 모든 구성원이 On the same page가 되도록, 매우 빈번하게 Connect 하고 Sync 하는 것, 이것이 매우 중요한 업무 역량 중 하나입니다. (미국 팀에서는 아마 제가 이런 글을 쓰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 이 당연한 사실을 왜 글까지 써서 설명해야 하냐? 고 반문할 수 있습니다.)


제가 언젠가 한번, 미국 사무실의 직원에게 "너희는 왜 이렇게 글로 남기는 것에 집착하고, 글을 자세히 (Descriptive)하게 쓰는데 시간을 들이느냐?"라는 질문을 한 적이 있습니다. 그때 돌아온 대답은 "우리는 200년 이상 다문화 환경에서 성장해 왔다. 문화적 차이는 같은 말이라 할지라도 다른 뉘앙스를 만들어 내고, 우리는 그 차이 (Gap)을 글을 포함한 정확한 소통을 통해 줄여가는 법을 개발해 왔다."는 답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It's good."라는 말이 각 출신 나라의 문화적 배경에 따라, 다르게 읽힐 수 있다는 의미죠. 제가 느끼는 바로는 미국의 Excellent - Great - Good - OK - not bad 식의 선호 표현은 우리나라의 훌륭해 - 대단해 - 좋아 - 괜찮아 - 나쁘진 않아와 한 단계 정도 낮춰 붙여야 정확한 의미가 됩니다. 예를 들어, "It's OK."는 괜찮아 보다는 별로야에 가깝고, "Good"은 "좋아" 보다는 "괜찮아"에 가깝습니다.


Youtube에서 제가 재밌게 본 비디오 중에, 아빠가 두 아이에게 땅콩버터 샌드위치 만드는 요리법을 써보게 시키는 비디오가 있습니다. 처음에 호기롭게 시작한 아이들은 글로만 다른 사람이 정확하게 자기가 원하는 일을 하도록 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곧 느끼게 됩니다. (비디오가 궁금하시면 아래 링크를 클릭, 자녀가 있으신 분들은 꼭 한번 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cDA3_5982h8&t=100s


요즘 들어 역량 중심의 교육 이야기를 많이 들으실 텐데요. 정확한 커뮤니케이션도 아주 중요한 역량 중에 하나인 것이 분명해 보입니다. 


분명한 사실은, 어른들 말씀은 무조건 들어야 하고, 말대꾸는 절대 하면 안 되고, 네 차례가 올 때까지는 조용히 기다려야 하는 아이들은 뛰어난 소통능력을 가지기 매우 어렵고, 실리콘밸리에서 매우 당연시 생각하는 역량이 결핍되게 된다는 사실입니다.


어려서부터, 정확한 소통을 할 수 있도록 습관을 들여주는 것, 오늘부터 한번 해보시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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