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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easontobe Aug 03. 2017

당신의 삶에 이 회사가 왜 필요한가요?

내가 만나고 싶은 구직자

회사에 필요한 식구를 모시기 위해, 면접을 하다 보면, 많은 구직자들이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저는 이 회사에 꼭 필요한 사람입니다!"


그때, 제가 꼭 묻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그건 잘 알겠습니다. 그런데 당신의 삶에 저희 회사는 왜 필요한가요?"



어느 순간부터, 구직난, 취업전쟁이라는 단어들 속에 묻혀서 어느 순간 기업은 고르고, 구직자는 선택을 기다리는 것이 당연하다 여겨지고 있으니, 이 질문에 제대로 답하는 구직자를 만나기 힘든 것 또한, 당연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야기를 잠깐 바꾸어서, 만약, 여러분께 누군가가,


 "택시를 탈까요? 버스를 탈까요? 아니면 비행기를 탈까요?"라고 묻는다면, 무어라 반응할까요?



......(5초를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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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습니다. "어디로 가느냐?"라고  반응하는 것이 너무나도 당연한 일입니다.

(비행기요!라고 대답하신 분들께는 죄송합니다. 저도 비행기 좋아합니다. ^^)


이렇게 쉬운 질문에도, 대답 전에 알아야 할 기본이 있는데, 우리는 우리 삶에서 무엇을 타느냐 보다 훨씬 더 중요한 많은 결정을 이런 당연한 질문 없이 내리면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오늘 이야기하고 있는 구직도 그중 하나입니다.


많은 구직자들이 그 회사가 어디로 가는 회사인지, 본인이 어디로 가는지 모르는 체 회사에 지원하고, 선택당하기를 기다립니다. 그러다가 선택을 당하면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는 회사에 시간을, 에너지를, 열정을 투자하다가  어느 날 문득 "내가 지금 도대체 뭘 하고 있는 거야?"라는 생각에 당황합니다. 하지만, 그러한 자각은 그러한 자각을 잊어버려야 하도록 만드는 수많은 우선순위(진짜 우선순위들이 아니라는 것이 함정이지만 -.-;;)들에 치여 우리 삶에서 밀려납니다.


"학자금 대출을 갚아야 해."

"주말이 오니깐 괜찮아."

"직장이 있는 게 어디야."

"이런 동료들이랑 일할 수 있는 게 행운이야."

"프로젝트나 마치고 생각하자."

"평가를 잘 받아야 하고, 조금 있으면 승진 대상이 될 거야." 

.

.

.


그렇게 어디로 가는지 모르면서 달리는 삶은 지속되고, 우리는 삶의 근원적인 답을 찾는데 시간을 쓰면서 삶을 살기(living) 보다는, 현실에 타협하면서 하루하루를 살아내게 (lived) 됩니다.  


사실은 "내가 그 회사에 필요한 사람인가?" 보다 "내 인생에 이 회사가 필요한 회사인가?"라는 질문이 더 중요합니다. 왜냐하면 "내"가 이 세상의 어떤 "회사"보다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취직이란 것을 하게 되면, 우리가 가장 에너지 넘치고, 건강하고, 매력 있는 나이 중 깨어있는 대부분의 시간을 직장이라는 곳에서 보내게 됩니다. 아마 밥 먹고, 자고, 화장실 가는 시간을 뺀다면, 주중 80% 이상의 시간을 직장에서 보내게 될 것입니다. 


이러니, 당연히 내 삶에 의미 있는 직장을 찾는 일은 너무너무너무 중요합니다!!!


소수의 행운아들은 우연히 들어간 직장이, 자신에게 너무나도 잘 맞는다는 것을 발견합니다. - 정말 정말 소수의 행운아 들의 이야기입니다 - 이럴 확률은 아마도, 평생 한 번도 만나본 사람과 결혼했는데, 그 사람이 이상형일 확률과 비슷할 겁니다. 그런데, 이런 행운아들은 대부분 그 회사에서 STAR가 됩니다. 다른 직원들보다 교육을 잘 받았거나, 지능이 높거나, 재능이 뛰어나서가 아니라, 그 회사와 자기 삶이 추구하는 바가 같다는 그 한 가지 이유로 이런 사람들이 빨리 성공하고, 더 높은 성과를 내고, 더 고위직까지 올라가는 것을 저는 수도 없이 많이 봐왔습니다. 


기업이 갑이고, 구직자가 을인 세상에서...

꿈을 이야기하고 있으면 팔자 좋다고 핀잔을 받는 사회에서...

여행할 시간 있으면 스펙이나 쌓으라고 조언하는 선배들 밑에서...


"꿈"이라는 사치는 잠시 미뤄두고, "취직"이나 하자며 잠을 줄이고 있는 그대들에게

"당신의 삶에 이 회사가 필요한 이유는 무엇입니까?"라고 묻는 질문은 어쩌면 불공평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삶을 잠시나마 먼저 살아온 선배로써, 저는 지금도 또 앞으로도 제가 만날 수많은 후배들에게 이 질문을 계속할 예정입니다. 왜냐하면, 이 단순한 질문에 대한 답을 가지고 있느냐, 그렇지 않으냐가 삶에 끼치는 변화를 너무 잘 느끼고 있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이 세상의 어떤 "회사"도 내 인생의 "나"보다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회사에 필요한 사람이 되려는 노력만큼, 내 삶에 대해 알고, 그 삶에 필요한 회사를 찾으려는 노력도 해야 합니다.


그래야, 살아지는 삶이 아닌, 사는 삶을 살 수 있습니다.


"당신의 삶에 이 회사는 왜 필요합니까?"


Best,

Minwoo 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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