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Reasontobe Sep 12. 2017

우리 아이 행복 찾기 Frame work

소위, 좀 나가는 아빠들의 고민

나이가 들어간다. 

다행히 혼자서 들어가지 않는다.

주변에 있는 사람들도 함께 나이가 들어간다.

내 주위의 사람들은 이제 더 이상 젊지 않다.

신입사원을 뽑고 싶어 전화기에 있는 600+개의 연락처를 뒤지고 뒤져도, 이제 20대는 없다.


나이만 변하지 않는다.

관심사도 변하고, 이야기의 주제도 변한다.

"내가 있잖아..."라고 이야기하던 지인들이 "우리는 지난주에..."를 거쳐, 이제는 "우리애는 말이야..."로 변했다.

인생의 동시간대를 공유하며 나이가 들어가다 보니, 나누는 이야기에 패턴도 생긴다. 

오랜만에 만나 술이라도 한잔 걸치며, 밀린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이야기는 일단 찬란했던 과거를 곱씹는 것으로 시작해, 현실로 가까워질수록 숙연해지고, 결국은 자식 교육 이야기에서 진지함의 정점을 찍는다. 사회에서 내로라하는 한 자리씩 차지한 아버지들임에도, 자식에겐 미안함이 태산이고, 모르는 게 천지다. 그 무수히 많은 미안함과 모름 속에 그래도 통하는 한 가지가 있다.


"나는 우리 아이가 뭘 하든 자기 좋아하는 걸 하면서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어."


이게, 요즘 아버지들의 핵심 고민이다. 


변했다.


그것도 많이 변했다.

아이의 미래를 묘사하는 단어에 "행복"이라는 단어가 떠 억 하니 들어왔다.

"출세"니 "성공"이니 하는 사회적 위상을 나타내는 단어나, "의사"니 "외교관"이니 "사업가"니 하는 직업을 나타내는 단어나, "서울대"니 "SKY"이니 학교의 종류가 아닌 "행복"이라는 가치 지향적인 단어가 아빠들의 염원의 중심에 있다.


요즘 40대의 아빠들은 "출세"를 위해, "좋은 직업"이 필요하고, 그를 위해 "학벌"에 목매달고 성장한 세대들이다. 결론만 말하자면, 그렇게 살아봤더니 결국 "별거 없더라."가 요즘 아빠들이 느끼는 공통된 정서다.


동아리 한번 제대로 못하고, 바둥바둥 인 서울 대학교를 나와 엘리트 소리를 들으며 대기업에서 청춘을 받쳤더니, 학교에서 전교 꼴등을 전전하던 동창은 부동산 개발사업자가 되었다며 외제차를 타고 동창회에 나타나고, 하도 놀러 다니기만 해서 별명이 배짱이였던 친구는 여행작가가 되었다며 얼굴도 보기 힘들어졌단다. 


그렇게 40년을 넘게 살고난 이제 서야 요즘, 소위 그나마 잘 나간다는 아빠들은 진짜 잘 사는 게 무언지... 에 대한 회의와 함께, 우리 아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정리되어 간 것이리라.


그래서 요즘 아빠들의 대표적 고민은 이거다.

"우리애가 뭘 좋아하는지 어떻게 찾아주지?" 


애는 학교에 있고, 아빠는 직장에 있고, 밤에 들어가면 애는 자고 있고, 아침에 나올 때도 애는 자고 있고, 주말이면 아빠는 피곤하고, 애들은 각자 바쁘고, "내가 과연 찾아줄 수는 있는 걸까?"


이런 아빠들을 만나 이런 이야기를 한참 듣다 보면, 무언의 압박이 나에게 들어온다.

"야! 그래도 넌 교육 쪽에 있으니, 알지 않냐?"

"뭐라도 한번 좀 갈쳐줘 봐라 야!"


교육학을 전공한 것도 아니고, 교육사업을 오래 했으나, 프로그램 전문가도 아니고, 큰 애는 이제 5살에 둘째는 기지도 못하는 초보 아빠가 뭘 알겠냐마는, 그래도 이런 고민들은 내가 있는 자리에서 사람들이 많이 한다. 그래서 듣기도, 뭐라고 답을 하려 시도도 남들보다는 많이 해봤다. 그러다 보니, 질문이 진화하고, 대답은 정교해지고, 그나마, 나름 좋은 반응을 얻었던 두 가지 노하우를 적어보려 한다.


1. 좋아해 x 필요해 = 행복해


많은 부모들이, 아이들이 뭘 좋아하는가? 에 집착한다. 

물론 아이들이 뭘 좋아하는가? 가 가장 중요하지만, 그것만 중요하진 않다.

아무리 자기 좋아하는 것을 한다고 해도, 그 일로 경제적 안정성을 확보할 수없으면 그 아이는 행복하기 어렵다.

그래서, 아이가 뭘 좋아하는가와 더불어, 세상에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 에 대한 고민도 함께 해야 한다.

내가 나름대로 만든 조언은 "아이가 좋아하는 것과, 세상이 필요한 것 사이의 교집합을 찾아라."라는 것이다.


세상이 필요로 하는 것은 단순히, 어떤 직업이 유망한가? 에 국한되지 않는다.

세상이 필요로 하는 것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 사람에 대한 이해와 관심

- 사회 구성원들의 이해관계와 각자의 입장

- 사회, 경제, 문화, 과학기술의 발달과 그 원인

- 내가 구성원으로 살아가게 될 미래 모습에 대한 상상

등의 고민들을 종합적으로 오랜 시간에 걸쳐해야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이다.


이러한 고민들이 "넌 뭘 좋아하니?"와 함께 이루어지면, 훨씬 구체적인 대화와 사고들을 기대할 수 있다.


2. 다양한 경험 ≠ 다양한 견학

많은 부모들이 다양한 경험을 제공한다 이야기할 때 범하는 가장 흔한 오류는

"엄마, 아빠가 정한 어딘가를 가서, 눈으로 보고, 귀로 듣다 오는 것"을 다양한 장소에 갔다는 이유로 "다 향한 경험"을 제공했다 착각하는 것이다.


"정말 많이 데리고 다녀요. 박물관, 동물원, 수족관, 과학관..." 


다양한 경험이란, 단순히 다양한 것을 "보는"것에 멈추는 것이 아니라,

- 리더, 서포터, 팔로워 등의 역할 경험

- 목표의 설정, 계획의 수립, 계획의 실행, 결과의 검토 등의 다른 절차들에 대한 경험

- 갈등의 조정, 중재에 대한 경험

등 사회 여러 조직의 구성원으로 경험할 수 있는 다양한 경험을 제공해 주는 것을 의미한다.


농업을 체험해 보더라도, 농업에는 - 농부, 정책 공무원, 과학자, 농기구 설계자, 종자산업 종사자 - 수많은 관계자들이 있고, 그 각각의 직업에도 여러 역할과 상황이 존재한다. 같은 체험을 하더라도, 기능 x 주제 하는 Frame 상에서 체험을 바라보면, 훨씬 풍성한 경험을 할 수 있다.


"행복"이라는 단어가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묘사하는 말에 들어가 다행이다.

그렇게 살지 못한 부모로서, 우리 아이들은 그러지 말아야지라고 생각할 수 있는 것도 축복이다.

어느 저명한 교육 학자가 말한 것처럼, 미래의 교육은


"사회가 요구하는 기능에 맞춰 아이들을 줄 세우는 것이 아니라, 각각의 아이들이 가진 재능이 사회를 위해 최고로 활용되도록 지원하는 것"


이 되어야 한다. 그래야, 우리 아이들은 "행복"할 수 있다. 



                                                                                                             2017년 09월 12일 고민 많은 초보 아빠

작가의 이전글 당신의 삶에 이 회사가 왜 필요한가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