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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필영 Mar 02. 2019

일기

뜨거운 커피에 내리는 비에 생각을 한번씩 하자하면

6월의 저주받은 가정은 나에겐 너무 생소한 이미지의 계절일 뿐이다

아버지를 보고 또 보고 난 매번 상상으로 이뤄내었지만,

현실에서 바라본 그는 아주 초췌하고 물론 거대한 존재는 없어지지 않았지만

스스로 떨어지기 위해 깍아만든 절벽에 올라 아래를 내려보는 기분이다.

아찔하니 라는 단어는 지금에 적절하게 어울리고 난 이런 기분을

가슴안에 있는 오래되고 커다란 용광로에 던져넣고 녹기를 기다렸다

신비로운 불꽃은 번쩍이고 튀어 오르고 그 가벼움에 대해서 논하자만

어떤것이 어울릴까 난 매번 용광로에 던저넣어 놓곤 잊어버리기 일수였고

다시 현실로 나와 내 앞길을 바라보며 위협이 도사리는 막다른 길에 다다랐을때

재빨리 어두운 방으로 달려가 커다란 용광로에 몸을 숨기며 무언가가 지나가길 바랬다

이런 반복은 내개 절망을 줘 하고 외치지만 노래를 듣고 난 어려운 이미지의 뒤뜰속에

누구든지 겪을 수 있는 감정으로 특별함을 바랬다

결국은 시간은 가버렸고 현실은 다가와서 아버지도 그들편에 섰을때 난 누구도 비난하지 않았다

책임의 무게라던가 하는 호칭들 맏아들이 짊어져야 하는 짐들은 내려놓기 어려운 것이다

난 포기하는 용기로 모든걸 내팽개치고 스스로 일어나길 바랬다 물론 스스로 일어났으며

그러하니 지금 여기에 내가 있는것이다 모든것은 좋을대로 흘러간다 그래서 난 좋은것처럼

여기 있으나 온전치 못하는 반쪽의 나로 있는것 같다 나의 그림자는 어디로 보내버린 것일까

비난하고 싶으나 그들은 알지 못한다 책임이라는 부류의 카테고리를

모두를 비난해대고 싶으나 그들은 정말 책임이라는 부류를 알지 못한다

그래서 난 모두의 짐을 짊어지고 걷고 싶었다 힘을 바랬고 의지를 굳건히 다지는 마음으로

난 매번 그렇게 생각하고 마음먹지만 게으름은 나를 위로하고 자만은 나를 북돋으며

아 얼마나 알수 없는 세상인가 정말 세상은 좋을데로 흘러가는 모양이다

난 모두를 비난하고 싶지만 내 불행의 기원을 상세히 적어놓아 모두의 고개를 끄덕이게 만들고 싶으나

부질없는 짓이란것을 안다 난 다시 용광로로가 모든것을 집어던저놓곤 발걸음을 돌릴테니까

내 녹아버린 반쪽의 그림자는 어디로 용해되고 증발해서 어느 방 언저리에 눅눅하게 녹아있을까

사실 난 내 자신이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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