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가족은 아직 멀게 느껴진다.
이번은 추석 연휴도 길어서 그런지
여기저기서 즐거움을 표현하지만
나는 별 생각이 없다.
긴 연휴인 만큼
멀리 있는 고향에 내려가서
가족도 만나고 좋은 시간을 보내면 되는데,
만나고 같이 있는 거 자체가 불편한 관계는
그저 이 시간이 조용히 지나가길 바랄 뿐이다.
어릴 때는
할아버지집에 찾아가 인사도 나누고
음식도 같이 나누어 먹고
오랜만에 친척들끼리 만나
그동안에 못다 한 이야기도 나누고
같이 즐겁게 지냈던 기억이 있지만,
이런 모든 게
아주 오래전 기억으로만 남아 있다.
어릴 때는 몰랐던
나이가 들면서
돈에 대한 소유욕으로 인한 가족 간의 다툼,
욕심은 눈을 가리게 하였던가,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되지 않아
주변사람들에게 이상한 말로
사람을 궁지에 몰아 관계를 단절시켜
서로에게 평생 잊지 못할 상처를 주는
남보다 못한 관계로
또는 손절된 관계로
오랜 시간이 흐르다 보니
가족에 대한 생각을 하는 것이 불편하다.
평소에는 아무렇지 않다가
이상하게 명절이 되면
SNS에는 다양하게
가족들과 행복하게 여행 간 모습,
고향에 내려가 친척들과
시끌벅적하게 보낸 모습들이 올라와
더더욱 마음이 불편하게 되는 거 같다.
한편으로는
나와는 다른
가족들과 원만한 소통을 하고
잘 지내는 모습에 부럽기도 하면서
마음이 씁쓸하게 되는 거 같다.
'나도 어릴 때는 참 사이가 좋았는데...?'
안타깝다.
시간이 흐르면
괜찮아질 법도 한데
아직도 연락하거나 만나는 거 조차
전혀 원하지 않는다.
그래도 가족이라는 이름 아래
관계 개선을 위해 몇 번 노력을 했지만
변하지 않는 관계,
어색하고 불편한 관계,
여전히 내가 없는 곳에서는
나를 무시하고 욕하는 그런 하찮은 관계,
자기 잘못이 아닌
남 탓으로 돌려 버리는 관계를 보게 되면서
지금은
지내면 지낼수록 답이 없는 관계로 지내기보다는
그냥 각자의 삶에서
피해 주지 않는 선에서
그냥 그렇게 살아가는 게 낫지 않을까 생각한다.
몇 년 전부터
결혼에 대한 생각이 짙어진 계기도
기존에 가족이 아닌,
내가 만든 가족을
꾸리고 싶다는 생각이 강해져서이다.
기존 가족에게서 느끼지 못한
따뜻한 가정을 꾸리고 싶다는 그런 생각으로
나와 가족이 되어줄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다.
세상은
가족으로 정의된 평범한 관계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다양한 이야기를 지닌 가족이 많다고 생각한다.
이런 날 특히
많이 외롭고 쓸쓸할 그들에게
당신과 따뜻함을 나눌 수 있는 사람들과
온전한 행복함을 나눌 수 있길 소망합니다.
세상 누구도 당신의 날카로운 진심을
가족처럼 견뎌줄 수 있는 사람은 없다.
가족이니까 괜찮을 거라는 안일함은
평생 돌이킬 수 없는 후회가 된다.
당신이 매일 집으로 돌아올 때,
현관 앞에 먼저 내려놓아야 할 것은
힘든 하루가 아니라, 날카로운 당신의 말이다.
- 쇼펜하우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