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기억을 주신 그분에게, 마음 깊이 감사합니다.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를 거쳐 직장 생활을 하면서 다양한 어른들을 만나게 된다.
어릴때 부터 관찰하는 것이 취미였던 나는
내가 항상 꿈꾸던 롤모델을 만날수 있을까? 하는 설레이는 마음으로 바라봤지만
현실은 그러지 못했다.
꿈같은 기대감인걸까? 기대했던거 많아서일까?
나의 성장과 발전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나에게
닮고 싶은 사람은 쉽게 만날수가 없었다.
4번째 직장에서 만났던 상사 분에 이야기다.
내가 기억하는 그분의 모습은 울림이 있고 강단 있는 목소리와 단정한 옷매무새, 당당한 발걸음,
키는 작으셨지만 엄청난 아우라가 느껴졌던 분이셨다.
직장에서 임원이셨지만, 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적이 있었는데
그분의 꿈은 60대에 영화배우가 되는 것이었다.
당연히 한 기업의 CEO 일거라 예상했지만 그분의 대답은 예상을 빗나가듯 한동안 멍하게 있었고
마음 속에서 진심으로 튀어나오는 "멋있다."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임팩트 있는 시작과 함께,
일을 할때도 전략을 세우고 이에 맞는 실행을 주도하시고
누구보다도 회사의 주인이라는 의식을 갖고 자신감 있게 일에 임해주기를 항상 바라셨다.
어릴때 부터 내가 찾았던 롤모델을 만난 기분이 들면서
누구보다도 나는 힘들었지만 신나게 일을 했던 기억이 있다.
일하다가 궁금한게 있으면 바로 호출 하셨는데
방에 가게 되면 공부하는 흔적들이 사방에 널려 있었고,
직장 상사였지만 모르면 물어보고 배우려는 모습과 궁금하고 해결해야 되는 일이 있으면
현장에서 해결하는 모습을 보면서 진심으로 존경의 마음을 품게 되었다.
워낙 회사가 잘 되고 있었고 흐름을 타고 있었던라 제품이 출시되기만 해도 잘 팔렸던 시기였다.
그 시기에 기획자로써 주도해서 힘들고 어렵게 출시했던 제품이 생각보다 성과를 내지 못하였다.
주변에서 반응은 좋은 흐름에 내가 찬물을 끼얹은거 같은 반응으로 냉소적이었고 죄짓은 사람 처럼
기운 없이 고개 숙이고 다니게 됐다.
사실 하나의 제품이 세상에 나오기까지 기획한 사람 이외에도 많은 사람들이 협업해서 나온 결과이지만
항상 이럴때면 기획자가 죄인이 되는거 같은 느낌이 들게 한다.
어쩌면 이런게 기획자에 숙명과도 같은 것일까? 그만큼 모든 일에 기초가 되는게 기획이니,
중요한 일을 하고 있는 사람이여서 더 책임감을 느껴야 하는 거겠지?
마음이 무너져서 일에 집중이 되지 않아 기운 없이 화장실 다녀온 후,
나의 책상 위에 책이 놓여 있었다.
그 책은 글배우님에 "아무것도 아닌 지금은 없다"로
그 분이 놓고 가신거 였다.
그때의 기분은 지금 돌아봐도, 다리에 힘이 풀리고 눈물이 쏟아질꺼 같은 기분이었다.
어떠한 위로에 말과 행동보다
큰 감동이었고, 그 책을 읽은 후 조금은 마음의 안정을 찾을 수 있었다.
그때 보다 시간이 꽤 흐른 지금,
나도 힘든 순간에도, 누군가에게 굵직한 위로를 건내는 사람으로 성장 했을까?
글을 쓰는 이순간, 잠시 생각에 잠겨본다.
이렇게 존경하는 분을 만나는게 쉽지 않은데 이 회사를 아직도 다니고 있냐고 누군가 물으신다면,
아쉽게도 아니라고 대답할 수 있겠다.
혼자 많은 일을 담당하고 있었고, 후에 들어오는 여자 상사에 성향이 히스테리컬하여 너무 맞지 않았고
저질적으로 뒤에서 괴롭히는 짓과 사람들 사이에 말을 만들기 시작했다.
이때 나는 공황장애 증상을 처음 겪게 되었고 시간이 많은 흐른 지금도 지금까지 나를 괴롭히고 있다.
퇴사하는 날, 마지막 면담이 있어
방에 갔을때부터 그분은 나를 쳐다보지 않으시고 바닥만 보셨다.
내가 가진 깊은 속마음을 말씀 드리고 싶었지만, 여자 상사와의 관계로 인해 회사가 시끄러웠던 상태라
송구한 마음으로 나는 아무말도 할수가 없었다.
침묵으로 시간이 가고 있을때,
한 마디를 하셨다.
"나는 너와 인연을 끊을 생각이 없다. 궁금한게 있으면 너에게 연락할꺼다. 알았지?"
짧았지만, 그 한마디에 많은 내용이 담겨져 있는거 같았고
같이 웃으면서 공부하던 모습이 생각나면서 눈물이 났지만 웃는 모습으로 마지막 인사하고 나왔던거 같다.
그 후에, 다른 직장에 가서
근사하게 브랜드를 런칭하고 연락 드렸던 기억이 있다.
고생해서 만든 브랜드를 가장 먼저 보여드리고 싶었고, 칭찬 받고 싶었던거 같다.
지금은 근사한 회사에 CEO가 되어 있는 그분,
영화배우가 꿈이셨는데, 그 꿈은 아직도 유효하신지 궁금하기도 하고 보고 싶기도 한 날인거 같다.
아직 나는,
누군가에게 멋진 어른이 되기엔
미 성숙한 나이지만 나름에 노력을 하는 중이다.
부족하지만 누군가에게 작은 울림을 줄수 있는 나이기를,
그리고 평생 잊지 못할 좋은 기억을 선물해주는 그 분에게 진심을 담아 감사함을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