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화 소설
월요일. 병원이 다시 살아 움직이고, 검사 결과에 울고 웃는 환자들의 하루도 돌아왔다.
메스꺼움과 노루 발자국은 거의 사라졌다. 땀은 원인을 알 수도 없고 해결할 방법도 없었기에 남은 문제는 생리였다. 시작하고 일주일 안에 끝을 맺는 보통의 경우와 달리, 12일째 생리가 이어지고 있었다.
손전등 간호사가 밤새 양이 사용한 생리대 수와 흘린 피의 양을 적어서 돌아가자 곧 원석이 왔다.
양은 원석의 얼굴을 보자 안심이 되면서도 부끄러웠다. 아무리 의사라고는 하지만 또래의 남자에게 생리대의 숫자가 일일이 보고되고 관찰 당하고 있다니. 그래도 아직까지는 원석이 간호사들처럼 양의 소변이나 대변, 생리대를 직접 들여다보진 않으니 그나마 다행이었다.
“선생님! 저 생리가요.”
“네, 얘기 들었습니다.”
“이대로 괜찮을까요?”
“아직은 걱정할 단계는 아닙니다. 이 병동의 2인실에는 한 달째 생리를 하는 20대의 여자 환자도 있어요.”
“한 달이요? …거기에 비교하면 전 아직 양호하네요.”
“그렇죠?”
“네. 근데 20대 여자 환자면 한창 귀엽고 어릴 땐데… 힘들겠어요. 백혈병에 걸리다니. 선생님께서도 아무래도 마음이 더 쓰이시겠어요.”
“글쎄요, 전 30대 밑으로는 여자로 안 보여서요.”
“네? 아, 네.”
“생리가 길어지면 안 좋은 건 사실이니까, 지혈제를 처방해 드리겠습니다. 하루에 약 한 알을 더 먹는 거지만, 확실히 생리는 줄어들 겁니다. 다만 자칫하면 혈관 내 혈액까지 응고될 수가 있기 때문에 교수님께 상의 드려서 복용량을 신중하게 결정하겠습니다.”
“네. 감사합니다!”
점심부터 지혈제가 나왔다.
캡슐에 반쯤 채워진 약간의 가루를 더 먹을 뿐인데, 과연 효과가 있을지는 기다려 보는 수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