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킨 실타래를 푸는 것 같은 마음
실타래가 엉킨 적이 여러 번 있다.
제대로 정리를 안 한 탓도 있었지만, 유난히 잘 엉키는 실도 있었다.
더러는 쉽게 풀렸고,
더러는 끝까지 풀리지 않았다.
삶이 녹록지 않음을 다시금 느낄 때
잊고 있던 삶의 난도를 새삼 깨닫는다.
맞다, 삶은 쉽지 않았지.
삶도 엉킨 실타래를 푸는 것일까?
계속 애쓰면
실타래를 결국 풀 수는 있을까.
엉킨 실타래를 풀어보려 애를 쓸 때 조바심이 스멀스멀 올라왔다.
풀려고 애썼지만 엉킨 실뭉치는 더 커져갔다.
괜히 풀려고 애썼나 하는 후회도 있었고, 더 엉키면 어쩌나 하는 걱정도 쏟아졌다.
나는 나의 삶에 엉킨 실타래를 풀어보려 애썼다.
세차게 막 잡아당겨도 보고
부드럽게도 거꾸로 밀어 보기도 하고
또 엉키면 어떠한가 생각해보기도 했다.
엉킨 대로 그냥 그냥 실을 쓰다
툭 하고 또 엉켜지면
이제껏 해온 바느질이 도루묵이 된 것처럼,
내 삶의 노력들이 헛수고처럼 느껴졌다.
우리의 간절함과
우리의 노력이
가늠할 수 없는 크기의 벽에 턱 하고 부딪힌 기분이 든다.
그렇게 엉킨 실타래를 마주하면
나약한 나 자신을 만난다.
커다란 실뭉치에 아주 작은,
아주 짧은 순간의 엉킴을 갖고
나는 또 넘어지고 쓰러졌구나.
또 일어서고 또 아무 일 없는 듯 살아가겠지만,
오늘의 쓴맛이 쉬이 가시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