듣는 이를 넘어 선택하는 이로

우리는 어떻게 음악을 소비하는가

by 반향의 기록




기억 속 가장 처음 들었던 음악은 애니메이션 오프닝이었다.

애니메이션 오프닝이 흘러나오면 자연스럽게 손끝이 멈추고 눈이 화면에 집중됐다. 익숙한 노래가 시작되면 온전히 몰입해 노래 가사를 따라 부르고, 그 음악과 함께 화려한 장면들이 눈앞에 펼쳐졌다. 음악은 단지 배경음이 아니라 온몸으로 느끼는 풍경이었다.


돌이켜 보면, 그 시절 음악을 듣던 ‘장소’와 ‘방식’이 음악을 대하는 기억을 만들어주었음을 깨닫는다. 그리고 지금, 우리는 어디에서 어떻게 음악을 듣고 있을까? 또 이전에 듣던 방식과 어떤 차이가 있을까?








예전엔 음악을 듣는 방식이 분명했다



축음기가 처음 등장했을 때, 사람들은 거실 한켠이나 가게, 극장처럼 ‘음악을 듣는 자리’를 따로 마련해 두고 음악을 틀었다. 20세기 중반 LP와 레코드 시대에는 집에서 턴테이블 앞에 앉아 음악을 감상할 때 한 곡의 개념보다는 한 장의 앨범을 듣는 게 기본이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흐름을 감상하면서 듣는 행위는 음악이 단순한 배경음보다는‘제대로 듣는’ 대상으로써 여겨졌다는 걸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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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라디오가 보편화되고 점차 자동차나 야외에서도 음악을 들을 수 있게 됐지만, 음악을 듣는 방식은 여전히 수동적인 형태였다. 한 앨범을 재생하면 가수가 의도한 순서와 흐름대로 곡들이 이어졌고, 라디오는 DJ가 사연이나 멘트를 통해 음악을 이끌었다. 당시까지 음악은 누군가의 큐레이션을 통해 전달되는 것이었고, 청자는 그것을 받아들이며 감상하는 방식에 익숙해져 있었다.



워크맨의 등장, 그리고 확장된 경험



그 이후 등장한 새로운 매체는 카세트 테이프였다. 특히 소니의 워크맨은 카세트 테이프의 대중화를 이끌었고, 이는 음악 산업 전반에 큰 영향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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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사람들은 집 밖에서 자유롭게 음악을 듣고 다닐 수 있게 됐다. 많은 인파 속에서 남의 눈치를 볼 일 없이 원하는 노래를 들으며 군중과 자신의 세계를 분리하게 됐다. 라디오에서 좋아하는 노래가 나올 때까지 기다리는게 아닌, 좋아하는 노래가 흘러나올 때 직접 녹음하기 시작했고 그렇게 한 곡 한 곡을 모아 자신만의 플레이리스트를 만들었다.

음악 소비 방식이 작가의 의도에서 청취자의 경험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스스로 음악을 고르고 즐기게 된 순간



음악을 큐레이션하는 사람이 과거에는 음악 평론가, DJ, 라디오 PD였다면 지금은 누구나 자신만의 플레이리스트를 만들고 공유할 수 있게 됐다. 누구나 서로 연결되고, 자기 생각과 취향을 보여줄 수 있는 공간이 생겨났다. 어떠한 음악을 듣는다는 건 감상의 영역을 떠나 나를 표현하는 일부가 될 수 있었다.

그러자 사람들은 자신의 삶에 음악을 적극적으로 반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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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날의 플레이리스트, 공부하면서 듣기 좋은 재즈 TOP 100, 평온하게 잘 수 있는 수면음악 등 음악은 이제 단순한 배경이 아닌 각자의 일상과 감정, 맥락을 담아내는 중요한 방식이 되었다.



당신은 어떤 방식으로 음악을 듣고 있는가?



바쁜 출근길과 반복되는 업무 시간, 그리고 조용히 흐르는 일상의 순간들. 그 시간에 변화를 주는 방법은 생각보다 단순할지도 모른다. 그저 흘러가기만 하던 음악이 아닌, 지금의 나를 대변해주고 위로해줄 수 있음 음악 한 곡이면 충분하다. 내게 공감해주고, 감정을 어루만지는 가사 하나가 평범한 일상 속에 자취를 남길 수 있다. 지금 당신의 순간을 담은 단 한 곡이, 어쩌면 그 하루를 특별하게 만들지도 모른다.



오늘, 당신의 삶에 새로운 플레이리스트를 만들어보자

언젠가 나의 평범한 일상이
나를 이루는 장면으로 남을 수 있도록






Credits
Writers Choi Ahra, SeukA
Layout Design Park Minjae
Editor Hum
Thumbnail/pic 1,2 한국저작권위원회, pic 3 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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