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대화 자리에 빠지지 않는 손님이 생겼다.
바로 ChatGPT.
언제부터인가 그는 인간이 있는 곳은 어디든 함께하는 약방의 '감초'와 같은 존재가 되었다.
친구들과 만나 이런저런 세상 사는 이야기를 한다.
“내가 ChatGPT한테 물어봤는데…”로 시작해서, “ChatGPT가 그러더라고.”로 끝난다.
엄마 말도, 선생님 말도 잘 안 듣던 우리가 언제부터 이토록 인공지능의 말에 귀를 기울이게 되었을까?
사람은 권위에 기대고 싶어 한다.
오래전에는 성현의 말씀이 그 자리를 차지했고, 그다음에는 전문가나 정치인이 그런 역할을 했다.
그렇지, 요새는 연예인도 있다. 하지만, 모든 인간은 결국 완벽할 수 없기에, 그들의 대한 우리의 신뢰는 계속 무너졌고, 이제 그 빈자리를 이 시대 최고의 총아 '인공지능(AI)'의 알고리즘이 채우고 있다.
“ChatGPT 가라사대(曰).” 농담 같지만, 진심이다.
최근 나는 법정물의 실제 주인공이 되었는데( 그 덕에 엄청나게 바쁜 시간을 보냈다, 아무것도 못하고...), 나의 진술 또한 대부분을 ChatGPT 말씀을 따랐다.
얼마 전 남동생이 놀러 와서 그런다.
클럽에서 운동 중이었는데, 옆의 아저씨가 혼자서 계속 이야기하다가 웃다가 해서 전화하는 줄 알았더니, ChatGPT와 대화를 하면서 운동을 하더라고… 이런!
ChatGPT의 말은 패턴의 분석을 통한 추론, 통계적 가능성의 산물이다. 꽤 높은 정확도를 가졌다고 볼 수 있겠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것을 진리인양 받아들이고, 때로는 세상 그 어느 인간의 충고보다 정보보다 더 신뢰한다.
인간의 권위가 붕괴되어 가는 시대, 새로운 권위는 차가운 익명의 코드에서 재탄생되는 중이다.
이런 모든 우려에도 불구하고, 나도 많은 일을 ChatGPT랑 하고 있다.
사실 – 아껴마지 않는 MZ들에게 정말 미안한 말이지만 -신입보다 유용하다고 생각할 때도 솔직히 있다. 이 같은 상황이 스스로 웃기면서도 씁쓸하다.
정말 인간들은 더 똑똑해지고 있는 걸까, 아니면 그냥 더 게을러지고 있는 걸까? 우리의 노동은 정말 효율적으로 변하고 있는 걸까? 아니면 그냥 새로운 '갑'하나를 더 모시는 중인 걸까?
그래, 둘 다겠지!
가끔은 내가 ChatGPT를 시키는 건지, 내가 시킴을 당하는 건지 구분이 되지 않을 때도 있지만 말이다.
중요한 건 이제 AI가 우리의 일상 언어를 바꾸고 있다는 사실이다.
'뉴스에서 봤는데…' '선생님 말씀에 의하면…' '엄마가 그러던데…' 대신에, “ChatGPT가 그러던데...”로, 우리의 믿음은 난데없이 등장한 AI에게로 옮겨가는 중이다.
언젠가 우리의 후손들은 이 말을 정말 격언처럼 사용할지도 모르겠다. 세상은 알 수 없는 것이기에…
‘ChatGPT 가라사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