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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econceptor Jan 04. 2019

매번 베이크드 포테이토  만들기에 실패한 이유

다이어트 플레이팅 29


밀리 레스토랑에서 스테이크

사이드 메뉴로 처음 맛본

베이크드 포테이토.


갓 구운 포슬포슬한 감자 속에

꼬소한 버터와 치즈, 짭짤한 소금,

크리미 한 사워크림과 베이컨칩을

곁들여 찹찹하면 꿀맛이었다.


집에서도 여러 차례 만들어봤는데

모두 실패!!


감자품종이 문제였다.


전세계적으로 수백가지 종류의 감자가 있다.



점질감자 VS 분질감자


감자의 품종은 전분과 단백질 함량에 따라

점질감자(Creamer/Waxy Potato)
분질감자(Starchy Potato)로 나뉜다.


우리나라 감자의 70~80%는 수미품종인데

전분 함량이 적고 수분이 많으며 단단한 점질감자이다.


(수미품종이 점질과 분질 사이에
있다는 말도 있는데 먹어본 결과로

점질에 더 가까운 걸로.)


이것이 내가 매번 베이크드 포테이토
만들기에 실패한 이유였다.

감자튀김이나 베이크드 포테이토의 맛을
제대로 즐기려면 전분 함유량이 높고 수분이
적어 부드럽고 포실포실한 맛을 내는
분질감자를 사용해야 한다.
 

요즘 감자는 맛이 없어.
옛날 감자가 포실포실하니
얼마나 맛있었는데.

찐 감자를 먹을 때마다 등장하는

엄마의 단골 멘트.


1970년대 수미품종이 미국에서
도입되어 현재에 이르기 전까지,
대세를 차지하며 엄마의 기억 속에
옛날 감자로 각인돼 있는 것은
남작이란 품종의 분질감자였다.


남작은 일제시대에 일본에서 들어온
미국산 감자품종으로 분질감자답게
포실포실하고 부드러운 맛이 특징이다.

그렇다면, 이 감자로 베이크드 포테이토를
만들면 성공할 수 있을까?


아쉽게도 대답은 '노'.



패스트푸드의 끝판왕, 러셋감자


패밀리 레스토랑과 패스트푸드점에서
먹었던 베이크드 포테이토와
프렌치프라이의 맛을 집에서 재현하기
위한 열쇠는 러셋감자에서 찾을 수 있다.


미국의 대표적인 감자품종인

러셋 버뱅크 감자(Russet Burbank,

이하 러셋감자)는 아이다호 감자,

베이킹 감자라고도 불리는데 프렌치프라이와

베이크드 포테이토에 최적화된 품종이다.


(아이다호는 우리나라의 강원도 

같은 유명 감자 생산지로 아이다호

감자란 '강원도 감자'와 같은 의미.)


프렌치프라이와 베이크드 포테이토


그래서 패스트푸드나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모두 미국산 러셋감자를 사용한다.

포슬포슬하고 바삭바삭한 맛의 비밀이

여기 숨어 있었던 셈이다.

 

그러니까 국내산 분질감자
베이크드 포테이토를 만들어봤자 껍질이
얇아서 잘 분리가 지 않 ,
수미품종으로 튀김을 만들면 눅눅한 데다 
껍질에 당분이 많은 탓에 잘 타서
색도 이상했던 것이다.



감자의 관상보기


마트에 가면 대부분 감자라고만 쓰여있을 뿐,

품종이 적혀있지 않기 때문에 점질인지
분질인지 알 길이 없다.

(러셋감자는 예외. 보통 미국산
러셋감자라고 포장해서 판매하기 때문.)

수미, 대서, 두백, 오륜...
감자의 품종을 적어놓는다 한들 감자칩으로
유명한 수미를 제외하면 모두 생경한
이름이고 감자박사가 아닌 이상 품종명을
보고 점질과 분질을 구분하기도 어려울 것이다.


그래서 내가 선택한 방법이
감자의 관상보기이다.


형태나 껍질, 색깔 등을 보고 감자를
구분하는데 국산 감자의 경우 얇은 껍질이
일어난 햇감자 포스는 분질, 껍질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점질로 본다.


러셋은 표기가 돼 있어서 구분할 필요는
없지만 길쭉하게 크고 투박하고
두꺼운 껍질이 특징이다.



@created by reconceptor



수미품종의 씁쓸함


우리나라에 감자가 도입된 지

180여 년 밖에 되지 않았다.


기록에 따르면 1800년대 초중반

중국에서 전래되었다고 한다.


러셋감자가 1870년대에 만들어졌고,

비슷한 시기인 1876년에 계량된
남작품종이 1928년 국내에 들어와
본격적으로 재배되기 시작한 것은
1960년대 이후의 일이다.


현재 국내 감자 시장을 평정한

수미품종은 1962년 위스콘신 대학에서

종자 계량으로 탄생한 으로,

1970대 이후부터 국내에서 재배되기

시작해 그 역사가 매우 짧다.


수미품종이 남작품종을 밀어낸 이유는
더위에 내성이 강해서 아무데서나
재배할 수 있는 데다 수확량도 많았고,
점질감자의 특성상 잘 부스러지지 않아
국물요리와 볶음, 조림 등 한식조리법에

안성맞춤이었기 때문이다.


(남작은 북부지방과 강원도 일대에서
주로 재배되어 강원도 감자로 불렸다.)


재미있는 것은 수미품종이 미국에서
만들어진 이유가 감자칩 가공용이었다는
점이다. 러셋감자는 감자칩으로
가공하기에는 부적절하다고.


결국 편의와 효율 때문에 감자칩용
감자를 먹고 있는 셈이 아닌가.


국내에 등록된 감자품종이
33종이라고 하는데

수미품종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그다음이 분질감자인 대서품종이라고 한다.

그래서 가끔 포실포실한 감자가
얻어걸렸었나 보다.


결국 별도의 노력 없이는 수미품종
감자밖에 먹을 수 없는 우리 식탁의
현실이 조금은 씁쓸하다.


찐 감자 다이어트를 맛있게 하려면
분질감자를 찾아 삼만리 해야 할 듯하다.


(PS. 러셋감자를 삶으면 맛이 없다는데.

이 분은 베이크드 포테이토와 튀김에만
갑인 걸로.)



다이어트 플레이팅
_다이어트 감자 02호
'베이크드 포테이토'

•감자만 구우면 너무나 쉽게 만들 수 있는 베이크드 포테이토.
•단 감자 굽는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것이 함정. 최장 1시간 30분도 걸린다.ㅡㅡ;;
•시간을 절약하려면 칼집을 조금 낸 상태에서 굽고, 포일로 감싸서 굽거나, 전자렌지에 돌려서 살짝 익힌 다음 구우면 된다.
•꼭 러셋감자로 만들어야 제대로 된 맛을 느낄 수 있다.
•우리나라 감자로 만들면 포실포실한 맛이 떨어져서 감자 버터구이 맛이 난다.
•포실포실한 감자로 만들어도 껍질이 얇아서 별로다. (러셋감자는 껍질이 두껍다.)  
•사워크림 대신 그릭요거트를 사용했고 베이컨 칩을 조금 올려서 아쉬움을 달랬다.
•구운 감자 위에 버터와 치즈를 뿌리면 완전 꿀맛인데, 이건 각자의 양심에 맡기는 걸로.
@created by reconceptor

|재료|
러셋감자 1개
그릭요거트 알아서
소금, 후추 아주 조금 
가니쉬_파프리카, 파, 베이컨 칩


|만드는 방법|

① 씻은 감자를 예열된 200도 오븐에 넣고 50분간 굽는다.

감자가 익는 동안 베이컨을 바짝 구워 칩으로 만들고 가니쉬를 잘게 다져 준비한다.

오븐에서 감자를 꺼내 반으로 가르듯 칼집을 낸다.

에 소금과 후추를 뿌리고 그릭요거트를 얹는다.

⑤ 가니쉬를 올리고 맛있게도 냠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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