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9 토론토에서 101명 만나기
나는 토론토에 며칠 묵기 위해
호스텔을 뒤지고 있었다.
보통 핀치역 인근에
한인이 운영하는
민박집이나 렌트룸 등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핀치역은 다운타운에서
먼 거리에 있었기 때문에
시내에서 가까운 호스텔을 찾기로 했다.
몇몇 호스텔 예약 사이트를 검색하다가
별 5개를 꽉 채운 호스텔을 발견했다.
다른 호스텔보다 비싼 요금 때문에
조금 망설여졌다.
하지만 좋은 위치에,
깨끗하고 친절하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전에 Mari가 자신이 묵고 있는
Backpacker를 소개해줬었는데,
저렴하긴 했지만 깨끗하지 않아서
고민되던 차였다.
Bed Bug에 대한 걱정 때문이었다.
Bed Bug는 빈대를 말한다.
친구가 호주에서 Bed Bug에
물린 적이 있는데,
그 무용담은 정말 끔찍한 것이었다.
1970년대만 해도 우리나라에
이와 빈대가 토도독~ 뛰어다녔다는
이야기를 어머니에게 들은 적 있다.
옷 주름 사이사이에
총총히 끼여있었다는 빈대들.
잡아서 손톱으로 톡톡 터트려 죽였다고.
우리나라에서는
이제 옛 이야기가 돼 버렸지만,
유럽에서는 현재 진행형이다.
오래된 구식 건물과
살충제 규제 때문에
아직도 많은 Bed Bug가
생존중이시기에...
유럽에서 온 친구들이
Bed Bug의 주범으로 지목된다.
Bed Bug에 물리면
정말 미친 듯이 가려운데,
긁으면 진물이 나고
상태가 악화된다고 한다.
Bed Bug에 물리면 어쩌려고...
여럿이 함께 방을 쓰면 불편할 텐데...
소지품 도난당하면 어떻게 해!
여러 불편함들로 머릿속이 복잡했다.
하지만 결국 그 호스텔을 예약했다.
이것이 나의 첫 호스텔 숙박이었다.
호스텔 문을 열자,
깔끔하고 세련된 인테리어와
활기찬 분위기가 나를 맞이했다.
친구처럼 편하게 말을 거는 직원과
삼삼오오 모여 수다를 떨고 있는 라운지,
화장실이 딸려있는 도미토리룸,
그리고 열 소 독해서 뽀송뽀송한 침구류.
모든 것이 마음에 들었다.
싱글룸이나 4인실 모두 만석이라
6인실을 예약했는데,
불편할 것이라는 걱정과는 달리
마법처럼 많은 친구들을 만났다.
그때 그 기억 때문에
지금도 여행을 계획할 때면
호텔보다는 호스텔을 찾게 된다.
편리하다고 생각해온 것을 포기하면,
어떤 마법 같은 인연을 만나게 되는지...
그것이 어떤 나비효과를 만들어내는지...
이제는 잘 알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