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2 토론토에서 101명 만나기
매년 9월의 마지막 주말,
캐나다에서는 전국 축제와 같은
예술 이벤트가 벌어진다.
3일, 180시간 동안
캐나다 전역의 예술가와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만들어지는
Culture Days가 그것.
Culture Days를 알게 된 것은
프로젝트를 시작하고
얼마 되지 않은 시점이었다.
어느 지역에서 어떤 행사가 벌어지는지
관심을 갖다 보니 캐나다 지도의 구석구석이 보였다.
우리나라 영토보다 100배가 넓은 캐나다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나라이다.
(제일 큰 나라는 러시아로 우리나라의 170배쯤 된다.)
하지만 우리나라 인구가 캐나다보다 1.5배 더 많다는 사실.
아니 저렇게 큰 나라에 인구가 왜 이것밖에 안되는 거야?
가장 큰 이유는 위치적 특징, 즉 기후 때문이다.
캐나다의 행정구역은 10개의 주와 3개의 준주로 이뤄져 있다.
주는 'Province', 준주는 'territory'라고 한다.
주와 준주는 독립된 주법의 유무에 따라 나눠지는데,
주마다 독립된 주법이 있는데 반해 준주는 주법이 없어
연방 정부 법의 영향을 받는다.
그래서 주마다 세금이 다르다.
미국의 경우,
하와이와 알래스카가 준주에 해당했었는데
주로 편입되었고 현재 이제도는 소멸되었다.
아래 지도를 보자.
북극에 가까운 Northwest, Nunavut, Yukon이 준주인데,
캐나다 영토의 절반에 가까운 영역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영하 50도의 춥고 험한 날씨 때문에
사람이 거의 살지 않고 원주민의 거주 비율이 높다.
영어와 프랑스어 외에 다양한 민족의 언어들이 사용되고 있다.
이누이트와 오로라를 상상한다면,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멀리 얼음의 나라까지 이어지는
축제의 물결은 3일간 캐나다 전역을 달군다.
하지만 자세히 보지 않으면,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모르고 지나칠 수 있다.
그것은
Culture Days가 요란하고 화려한 축제이기보다는
동네 구석구석의 활동들을 조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Culture Days는
동네, 즉 커뮤니티에서 벌어지고 있는
다양한 예술 및 문화활동들과 시민들을 매개한다.
음지에 있던 문화활동들을 밖으로 끄집어내어
시민들이 문화생활을 향유할 기회를 확대하고
동네 곳곳의 문화활동들을 활성화시키는 장을 만든다.
문화를 통해 하나 된 캐나다를 만들고,
그것을 국제적인 문화네트워크로 확장시켜 나가고 있다.
이 모든 활동이 가능한 이유는 무료로 진행되기 때문이다.
활동가가 사이트에 활동을 등록하면
주최 측에서 홍보와 프로모션을 해주고,
관심있는 시민은 원하는 이벤트에 참여하면 된다.
이 모든 과정이 무료이다.
2014년의 경우
891개의 도시에서 7,643개의 활동들이 개최되었고,
2백만 명의 캐나다 사람들이 참여했다.
매년 수백 개의 도시와 수천 명의 예술가와 기관들이 참여하고 있다.
작품을 감상하는 것부터 공연을 보고, 댄스를 배우고,
공예작품을 만들고, 함께 동네를 꾸미는 일까지
다양한 분야와 활동들이 그 외연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
Culture Days는
2010년 처음 개최되었다.
Journées de la culture weekend의
가능성에서 영감을 받아 문화예술활동과 참여기회를
캐나다 전역으로 확대한 것이다.
Journées de la culture는 1997년부터
퀘벡에서 매년 3일간 진행되온 문화예술 이벤트이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모든 과정과 결과가 자발적으로 이뤄진다는 점에
있다고 생각한다.
많은 사람들이 Culture Days에 참여하면서
더 많은 갤러리와 스튜디오를 방문했고,
잘 모르던 예술가와 문화활동의 팬이 되었으며
자원봉사자가 되어 그들의 활동을 돕는다.
이를 통해 문화를 일상으로 끌어들이면서
또 다른 문화를 만들어나가고 있는 것이다.
동네의 몇몇 활동가들의 활동이 지역 저변으로 퍼져
일상 활동으로 그리고 지역 전반의 문화로
뿌리내리도록 한다는 점에서 의미 있고
전국적으로 이런 활동이 가능하다는 것이 부럽기도 했다.
나도 Culture Days에 참여 신청을 했다.
이벤트 내용을 등록하면서 장소를 적어야 했는데,
장소가 문제였다.
광장을 떠돌아다녔기 때문에
이벤트를 진행할 특별한 장소를 찾아야 했다.
그래서 근처 갤러리와 대안공간을 찾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