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1 토론토에서 101명 만나기
Britney는 애니메이터였다.
그녀는 강아지 운동장 벤치에 앉아
자신의 개에게 장난감을 던져주고 있었다.
개는 나무 수풀 사이로 날아간 장난감을 물고
재빠르게 그녀에게 달려왔다.
주변에 많은 개들이 자유롭게 뛰어다녔다.
리트리버나 포인트 같은 대형견들과
중간 크기의 테리어와 불독들이 많이 보였다.
"와~ 이거 정말 좋은 생각이다.
나도 외국에 여행 가면 이렇게 해보고 싶어.
새로운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정말 멋진 방법인 것 같아."
그녀는 흔쾌히 연필을 손에 쥐었다.
그림을 그리는 동안 그녀의 시선은
개의 움직임을 따라 움직였다.
혹시나 운동장을 벗어날까...
다른 개들과 다툼이 일어나지는 않을까...
걱정이 되는 모양이었다.
"내 남자 친구도 애니메이터야.
이 근처에 작업실이 있는데 같이 쓰고 있어.
오늘 남자 친구도 같이 왔다면 재미있었을 텐데...
다른 나라에서도 이런 프로젝트를 해본 적 있니?"
Britney는
쾌활하고 밝은 친구였다.
해맑은 표정으로 눈썹을 위아래로
움찔거리며 즐거운 수다를 이어나갔다.
그림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어떻게 이런 일을 하게 됐는지
어느 나라에 가봤는지
광장에서 사람들과 만날 때는
느낄 수 없었던 대화의 여유가 생겼다.
서로 그림을 교환하고
자리에서 일어나려고 하자
Britney는 작별을 아쉬워했다.
"뭐 바쁜 일 있어?
왜 이렇게 서둘러.
이야기 더 나누다 가면 좋을 텐데..."
나의 마음에 초록이 조금이라도 묻어있었다면...
다시 자리에 눌러앉아 그녀와 더 많은 대화를 나누고,
그녀의 작업실에 초대받았을지 모른다.
어쩌면 우리는 좋은 친구가 됐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뭔가에 쫓기듯
자리를 떠났다.
사람들을 만나면서
나는 내 마음속의 빈 공간과
마주하게 되었다.
바믈 구멍처럼 작은 구멍에
지나지 않았던 그 공허함은
어느 순간 눈두덩이처럼 커져서
세상과 나를 단절시키고,
절망과 두려움의 구렁텅이로
나를 밀어내고 있었다.
빈 공간이 커지고
자아가 설 자리를 잃으면서
나는 폭주하는 기관차처럼
그렇게 달렸던 것 같다.
무중력 상태의 그 공간에는
그 무엇도 채워 넣을 수가 없었다.
그렇게 무수히 많은 날들이 흘러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