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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econceptor May 27. 2016

Elena

#062 토론토에서 101명 만나기


러시아에서 온 Elena는

Vahid의 친구였다. 


"내 친구 Elena 잘 부탁해. ㅎㅎ"


Vahid는 장난스러운 표정으로, 

Elena 앞에 앉아 초상화를 

그리는 과정을 지켜보았다. 


Elena는 인턴십을 하기 위해 

토론토에 온 23살의 아가씨였다. 


흩날리는 듯한 밝은 금발과 

발그레하게 상기된 볼, 

그리고 싱그러운 표정이

무척 매력적인 친구였다.  


"Vahid 그만해!!!"


Vahid는 Elena에게 계속 장난을 걸며 

방해 작전을 펼쳤고, 

우리는 Vahid의 장난에 맞서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RECONCEPTOR


©RECONCEPTOR


©RECONCEPTOR


©RECONCEPTOR


©RECONCEPTOR



"저기 나도 초상화를 

하나 그리고 싶은데..." 


고개를 돌려 보니, 

새카만 피부에 곱슬머리를 한

인도에서 온 듯한 남자가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담배를 피우는지, 

진한 담배냄새가 곳곳에서 배어나왔다. 


"내 여자친구의 초상화를 

그려줄 수 있을까?"

"응?"


내가 잠시 고민하는 사이, 

Vahid가 끼어들었다. 


"이건 초상화 교환 프로젝트야. 

너도 얘 초상화를 그려줘야 한다고."

"그렇다면, 내가 그려주면 되잖아. 

대신 내 여자친구 사진을 보고 그려줬으면 해." 


그는 자신의 바지 주머니에서 

동그란 황금색 열쇠고리를 꺼냈다. 

뚜껑을 열자 여자친구의 사진이 나왔다. 


하얀 얼굴에 짙은 눈썹과 빨간 입술, 

그리고 찰랑이는 검은 머리카락이

매력적인 여성이 거기 있었다. 


나는 고개를 들어 그의 눈을 바라보았다.

그의 표정은 정말 진지했다. 

그의 눈은 진심이었다. 


"여자친구에게 초상화를 선물하고 싶어."


처음에는 살짝 황당스러웠지만, 

재미있는 제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저런 남자친구를 둔 여자친구는 

얼마나 행복할까. 



"그래~ 좋아."


우리는 다음날 로비에서 만나

초상화를 그려주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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