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는 수면 睡眠, 물의 면 수면 水面
숨을 겨우 내쉬며 눈을 질끈 감았다 떴다. 잠을 잔 게 맞나? 온몸은 땀으로 젖어 찝찝하다. 누워있지만, 어지럽다. 몸의 중심을 잡는 무언가가 한없이 어디론가 굴러 떨어지는 느낌이다. 겨우 고개를 돌려 보니 새벽 다섯 시 즈음. 묘시이다. 손으로 바닥을 짚고 무거운 몸을 일으켜 앉았다.
어지럼증이 여전해 아직 완전히 일어나기엔 무리이다. 이마에 손을 올려 감기인지 열이 나는지 확인하는데, 이상한 게 만져진다.
“이.. 게 뭐야”
손끝에 느껴지는 왼쪽 눈썹 위 이마의 피부가 퍼석퍼석하다. 뱀이 탈피하고 남긴 비늘 같은 게 거칠게 붙어있는 것 같기도 하고 완전히 익힌 생선의 껍질이 안으로부터 자라난 것 같다. 이 끔찍한 느낌은 틀리지 않았다. 몸을 일으켜 거울 앞에 섰다. 거울은 내 이마를 겨우 확인할 만큼의 높이에 걸려있다. 이내 확인한 왼쪽 눈썹 위는 내 느낌대로다. 얼룩덜룩한 색의 비늘이 피부 위로 돋아나 있다.
‘그런데 이 익숙한 공간은 어디지? 그리고 꿈.. 무슨 꿈이었더라?’
똑똑-
“누구…”
누군지 물어보는 문장이 끝나기도 전에 문이 열렸다.
“수인아 안녕!”
“수.. 인?”
“뭐야 또 꿈꾼 거야? 아직 잠에서 덜 깼구나?”
“…”
아무 말도 못 하고 저 아이를 응시했다. 황당하게도 저 아이의 말이 그대로 믿어진다. 내가 수인이라고 불린다는 것을. ‘나는 수인이고 그럼 저 아이는 누굴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