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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하 Apr 28. 2017

곧, 아마도, 이런 말들


밀가루 반죽처럼 떡진 공기

곧 내릴 비는 화살촉처럼 땅에 꽂히겠지

이내 불발된 총알 마냥 맥없이 터지겠지


눈을 들어 하늘을 보았을 때

하늘 말고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으면

내 마음을 하늘로 띄울 때

무엇에도 걸리지 않고 하늘을 누빌 수 있게


드높게 올라섰는 건물들은

고갤 숙여 쏘아보곤 해

나를 밀어내곤 해

한때 동경한 적도 있지

하지만 내가 있을 곳은 없더라


곧, 아마도, 이런 말들이 세운 모래성에 살고 있어




곧, 아마도, 이런 말들 | 수인




기대한 일들이 무너질 때 오는 상실감.


그 순간에 최선을 다했고 즐겼다면

그것으로도 만족하고 기뻐할 수 있는

현인이 될 수 있을까요?


상실감에

무너진 모래성 같은 새벽이었습니다.


더 많은 시도와 실패로

모래성도 어느 날엔 무너지지 않을 만큼 

단단해질 수 있을까요?


사암이나 역암만큼 

눈물로 모래를 기워서

의젓한 건물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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