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연휴가 끝나고 남은 건 에너지가 충전된 몸과 밀린 일들로 인해 헐레벌떡한 마음.
요즘 가끔 멍을 때리며 길거리의 사람들을 바라볼 때 이상한 연대감을 느낀다. 아, 이 시대의 사람들 참 열심히 사는구나. 저 사람들도 오늘 고단 했겠지. 그리고 이상하게도 길을 걷다가 이방인의 웃는 얼굴을 보면 나도 기분이 좋아진다. 저 사람 참 예쁘게 웃네, 이렇게. 요즘따라 가까운 사람일수록 멀게 느껴지고 멀리 있는 사람일수록 가깝게 느껴지는 것이다.
가까운 사람일수록 조심하는 버릇 때문인지, 최근의 솔직한 일상, 생각, 감정에 대해서 공유하는 것이 어려웠다. 가끔은 누군가가 너무 보고 싶으면 일부로라도 그 사람과의 만남을 미루기도 했다. 그 공백 사이에서, 혼자 느끼는 어려움이나 생각을 잘 정리하고, 더 좋아질 다음 만남을 기대하는 마음을 채우면서. 소중한 관계일수록 거리감이 필요하다는 생각 때문인지, 요즘은 가까운 관계들에게 인위적인 거리감을 만들었던 것 같다. 만나서 꺼내게 될 피곤한 이야기들을 삼키고 싶어서.
하지만 생각보다 사람들은 보이지 않는 마음에 대해서 잘 모른다. 내가 생각하는 일종의 배려가 누군가에게는 무관심으로 느껴질 수도 있는 거다. 꺼내어 놓고 꼼꼼히 알려주어야 겨우 알게 되는 것이 사람 마음인데. 천진난만하게 웃으며 좋은 것만 말해서 좋을 건 하나도 없다는 걸 너무나도 잘 알지만 여전히 그러고 싶은 내 마음은 어쩔 수가 없나 보다.
오늘 읽은 책에서 한 사람의 정체성은 그 사람의 인생 이야기로 구성된다는 문장이 인상 깊었는데, 나는 너무 단편적인 관점의 이야기만 주변에 하고 다닌 것이 아닌지 반성하게 됐다. 이야기라는 것은 굴곡과 기승전결이 필요한 일인데 말이다.
10월은 더 솔직하게 사람들과 섞이는 일에 주저하지 않기를, 그리고 가까운 사람들에게 더 많은 이야기를 하는 달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