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의 언어가 만드는 우리의 세계

by Anonymous
무엇이든


어떤 모호한 것을 완전히 잘 설명하는 언어로 풀어내면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다. 가끔은 내가 어떤 것에 기뻐하는지, 힘에 겨워하는지 혹은 어느 정도로 이해하는지 알아차리기 어려울 때가 있다. 그럴 때는 잘 선별된 단어들과 올바른 순서의 문장들이 필요하다.


책을 읽으며 느끼는 기쁨은 그런 것들이다. 내가 모호하게 느끼고만 있던 어떠한 감정, 혹은 사실들을 명확한 언어로 구사해 줘 더 상세히 알아차리게 한다. 읽는 행위는 내 세상의 해상도를 높여주는 고성능 렌즈의 속성을 가지고 있다.


오늘의 휴식 시간에는 두 권의 책을 읽었고 두 명의 사람이 떠올랐다. 한 명은 나와 같은 문제 해결을 하고 있는 동료이고 한 명은 나와 감정을 나눴던 사람이다. 내가 그들에게 하고 싶던 말들이 책 위에 고스란히 내려앉아 있었다.


그들에게 이 책을 선물해주고 싶다는 생각이 듦과 동시에, 내가 이들에게 나의 언어로 이런 마음을 전달해 왔는지 고민했다. 그 사람들과 함께 있던 그 순간에, 이런 표현으로, 더 연결된 세상 속에서 숨 쉬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우리의 접점에 이런 기회가 또 온다면 건넬 수 있는 문장들을 곱씹었다.


무엇이든 올바르게 꺼내어 상대가 느낄 수 있는 세상에 내어놓는 것이 중요하구나. 마음이나 머리에 빙빙 맴도는 것들은 결국 빛을 잃고 아쉬운 잔재를 남긴다. 더욱 사려 깊은 언어를 통해 서로의 이해가 일치하는 세상에서 만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르게 해석될 여지조차 없는 완전한 문장. 그런 것들을 전달할 수 있는 언어의 소유자가 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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