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13년 지기 친구의 결혼식에 다녀왔다. 누군가와 평생을 약속하는 일이 어떤 일인지 아직은 모르겠지만, 신부 신랑이 서로를 바라보는 눈빛 속에서 특별한 감정이 살아 숨 쉬고 있다는 사실은 느낄 수 있었다.
자신의 남편을 만나고 인생 처음으로 편안함을 느낀다며 얼굴 톤이 달라진 친구를 보며 생각했다. 한 사람이 삶에 들어온다는 건 자신의 온 세상을 바꿀 만큼 크고 대단한 일이구나.
누군가와 70년의 시간을 함께 한다는 건 어떤 걸까? 관계 안에서 감정과 생각의 흐름은 계속 변화한다. 서로에게 언제나 동일한 감정을 느끼길 기대하는 것 보다도, 함께 같은 방향으로 걸어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확신을 공유하는 것이 더 중요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함께 한 약속에 대한 책임감이 변색되지 않는다면 영원한 사랑이란 게 가능하지 않을까?
그래서 오늘 결혼식을 참석한 시간, 결혼식 이후의 시간 동안 책임감에 대한 생각을 했다. 누군가의 곁을 언제까지나 지키겠다는 선택을 할 수 있는 그들의 어른스러움이 멋있고 또 대단하게 느껴졌다. 나도 언젠가는 예측할 수 없는 삶의 굴곡에도 불구하고, 어떠한 관계의 지속에 책임을 다 하겠다는 결심을 마주하는 날이 오기를 기대했다. 그리고 어쩌면 관계에 대한 책임감이란, 누군가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사랑의 모습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