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필름 사진 (1)
이시가키 섬에서의 첫날 아침 기록들.
카비라 만에 도착하자마자 찍은 사진
날씨가 굉장했는데, 필름 사진 특유의 분위기 때문에 어두워 보여서 혜영씨가 조금 시무룩했다.
글라스 보트를 내리고 해수욕하러 가는 길
돌아가기가 아쉬워 자꾸만 찍어보는 사진.
이 마음 참 잘 알지..
오키나와에서 직접 인화를 맡기고 싶었지만, 도저히 사진관을 발견할 수 없었다.
그래서 잠깐 4박 5일 놀러 온 남편에게 돌아가는 길에 필름 10 롤을 쥐어주었는데, 오늘 그 결과물이 도착.
내심 놀랐다.
사진을 잘 찍는 것도 잘 찍는 거지만, 나는 정말 낯선 카메라(내 거지만..)에 찍히는 것을 어색해하고 싫어하는 편인데 엄마의 카메라 앞에서의 나는 굉장히 천진하다. 이것이 엄마의 힘일까? 정말로 어릴 때 아이 사진을 찍어준 엄마의 사진의 향기가 짙다. 엄마 앞에서만 나오는 경계심 없는 표정과 몸짓. 엄마의 사진들이 너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