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은 그렇게

노래처럼 피어났다

by 지훈

어제는 오랜만에 늦은 술자리를 했다.

기분 좋은 취기로 들어선 고깃집엔

조명이 은은하게 비추는 작은 무대가 하나 있었다.




기타 한 대, 마이크 하나.

그리고 낯설지만 따뜻한

목소리로 노래를 부르는 사장님.


“저건 취미겠지.”

처음엔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우연히 이야기를 듣고 나서야 알게 됐다.

그 무대는 단순한 취미가 아니라

사장님의 오래된 꿈 위에 세워진 작은 무대라는 걸.




가게 한쪽을 비워 작은 공연 공간으로 만들고,

손님이 많지 않은 평일 밤이면

가끔씩 좋아하는 노래를 부르며

하루를 마무리한다고 했다.


누군가는 사소하다고 여길지 몰라도,

그 무대엔 낭만과 용기와 시간이

고스란히 쌓여 있었다.




나는 그 조용한 무대를 보며 생각했다.

우리 모두는,

조금씩 다르게,

그러나 분명히 무언가를 꿈꾸고 있다는 걸.


때론 꿈이 너무 거창해서 부담이 되기도 하고,

현실 앞에 부끄러워 슬며시 접어두기도 하지만—

그래도 그렇게 작은 방식으로,

자신만의 무대를 지키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누군가는 삶을 버티는 방식이 음악이고,

누군가는 일상의 한편에 남겨둔 낡은 스케치북이거나,

누군가는 가게 안 작은 무대에서

소리 내어 부르는 한 곡의 노래일 수도 있다.


그걸 보며 생각했다.

나는 어떤 무대를 지키고 있지?

내가 잠시 놓은 꿈은 어디쯤 있을까?




버틴다는 건 어쩌면

삶에 휩쓸리면서도

자기만의 무대를 조용히

지켜가는 일일지도 모른다.


오늘도 나는 조용히 다짐해 본다.

누구에게 보여주지 않아도 괜찮다고.

내 안에 꺼지지 않는 불빛이 있다면

그걸 지키는 것으로도 충분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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