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준비생들을 위한 어느 인사담당의 조언
입사지원 시 많은 분들은 자기를 소개하는 말로 시작해서, 자기를 소개하는 말로 끝냅니다. 이것이 무슨 문제일까요? 자신이 왜 그 회사에서 찾는 사람이냐는 이유를 설명하는 것이 빠져 있기 때문입니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지금부터 나는 나에 대해 소개를 할 테니, 내가 그 회사에서 필요한 사람인지 아닌지는 알아서 판단하세요”라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는 것입니다.
자기를 소개하는 것과 왜 회사가 나를 뽑아야 하는지 설명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이야기입니다.
내가 그 회사에서 필요한 사람이라는 설명을 해야 할 필요는 나한테 있는 것입니다. 그 회사에서 찾는 사람이 이런 사람인 것 같은데, 바로 내가 그 사람이다, 그리고 내가 입사를 한다면 회사의 성장에 공헌할 수 있고, 나도 같이 성장할 수 있는 그런 사람이라고 근거를 제시하면서 설명을 해야 하는 것입니다.
회사에 입사하려는 사람들 모두는 자기를 소개하는 글에 자신이 귀사에서 필요로 하는 인재라고 이야기합니다. 귀사에서 반드시 필요한 인재가 되겠다고 호소합니다. 이런 문구는 거의 모든 지원자들의 자기소개에 빠지지 않습니다.
그럼 우리는 두 가지를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합니다.
먼저 회사가 필요로 하는 인재가 누구라고 자신은 생각하는지, 그리고 어떠한 이유로 내가 그 인재라고 생각하는지에 대한 설명입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자신을 선택해야 한다는 이유를 말하지 않거나, 아주 단순하게 이야기합니다. 이는 TV홈쇼핑에서 이 상품이 왜 필요한 지 설명하지 않으면서 그저 어서 빨리 주문하라고 말하는 것과 같습니다.
또 다른 예를 들면, 어느 축구선수가 유명 구단에 입단을 희망하면서, 그 구단은 지금 어느 포지션에 선수가 필요하고, 그 포지션에 맞는 선수는 자신이며, 앞으로 팀에 어떤 공헌을 할 수 있을 것인지 설명을 하는 것과 같습니다.
직장의 상하관계에서도, 비즈니스 관계에서도, 연인관계에서도 상대방이 어떤 것을 원하고 있는지 정확히 파악하는 것은 중요합니다. 더군다나 그것을 미리 예측할 수만 있다면 그것은 엄청난 능력일 것입니다. 상대방이 원하는 점만, 기대하는 점만 제대로 파악을 할 수만 있다면, 그 대상이 고객이든지, 잠재시장이든지, 회사이든지 우리는 엄청나게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고 있는 셈입니다.
"아마추어는 자기가 원하는 것을 주로 말하고, 고수는 상대방이 듣고 싶어 하는 것을 말한다"
입사지원서류에서 자기를 소개할 때에도 마찬가지입니다. 그 회사가 왜 이 포지션으로 사람을 뽑으려고 하는지, 그리고 어떤 사람이 입사하기를 원하고 있는지 나는 분명히 알고 있다는 점을 표현할 수 있다면 다른 경쟁자들과 차별화된 점을 보일 수 있을 것입니다. 그것을 회사는 듣기를 원합니다.
자신을 소개하는 내용에 지원하는 회사가 어떤 사람을 뽑으려 하는지 자신의 생각을 간단하게 적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너무 길게 이야기할 필요가 없습니다. 간단하게만 강조하고 넘어가는 것이 좋습니다. 대부분의 회사 홈페이지에 첫째 메뉴에는 회사 소개 페이지가 있습니다.
주로 CEO 인사말, 회사의 연혁, 주요 사업내용, 기업의 사회적 책임 관련 활동 내용 소개 등이 있고, 그 근처에 인재상이라는 제목으로 된 페이지가 있습니다. 솔직히 대부분의 회사가 내세우는 인재상이란 거의 대부분 대동소이합니다. 그걸 반복해서 길게 서술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그 회사가 강조하는 대표적인 인재상에 대한 문구들을 간단히 인용하는 선에서 충분할 것 같습니다. 중요한 것은 그다음으로 그 회사가 지금 뽑으려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가를 자신만의 논점으로 내세울 필요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지금 그 회사가 집중적으로 추진하는 사업이라든지, 미래의 성장동력이라고 생각하는 사업분야에 대해 언급하며 그것과 자신을 연결해서, 그런 점에서 내가 가지고 있는 경험과 잠재력을 같이 소개한다면 매우 효과적일 것입니다.
비슷비슷한 입사지원서류를 수도 없이 반복해서 읽는 평가자들에게는 이러한 자신만의 시각으로 논점을 전개하는 사람은 매우 깊은 인상을 주게 됩니다. 회사에 대해 나름대로 많이 공부를 하고, 지금의 시장 상황을 이해하고 있고, 이 속에서 우리 회사가 어떤 사람을 찾고 있는지 자신의 생각을 가지고 있을 정도의 넓은 시야를 가지고 있다고 높이 평가할 수 있습니다.
이때 주의할 점은 회사의 현재 상황에 대해 충분히 자료를 조사해야 합니다. 그러지 않으면 오히려 반대의 결과를 낳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습니다. 중국 진출을 하고 난 후에 큰 적자를 보고 사업을 전면 철수한 쓰라린 경험이 있는 회사를 지원하면서, 자신은 앞으로 중국시장에 두각을 나타내겠다고 강조를 하는 것입니다. 이를 들은 평가자들이 어떤 표정을 지을지 상상이 될 것입니다.
회사가 현재 심혈을 기울여 추진하는 사업들에 대해서는 각종 보도자료와 공시자료에서 잘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만약 상장사라면 포털사이트의 그 회사 주식 페이지만 보도라도 지금 그 기업이 가장 관심을 둔 사업분야에 대해 얼마든지 대략적인 정보는 구할 수 있습니다.
마무리 단계로 내가 그래서 귀사가 그 업무를 한다면 어떻게 기여를 할 수 있는지를 제시하여야 합니다. 회사의 추구하는 목표는 단순한 단어들로도 표현될 수 있습니다.
이 단어들은 회사에서 일하는 사람이라면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듣는 단어들입니다. 이익 극대화, 비용절감, 업무 효율성 개선, 생산성 향상, 리스크 관리, 고객만족 개선, 사업 파트너 확대, 진출 확대, 신규시장 진출, 신제품 개발, 지적재산권 확대, 품질향상, 신성장 동력, 매출 다각화, 시장점유율 확대, 시정 선점 등 각 업무분야에서 강조되는 말들, 특히 그 회사에서 많이 사용하는 표현들이 있을 것입니다. 그걸 가져다 써야 합니다.
이러한 표현들은 앞서 말한 그 회사의 자료를 분석하면 알 수 있습니다. 물론 무엇보다도 가장 확실한 방법은 그 회사에 다니는 사람에게 물어보는 것이겠지만, 그것이 현실적으로 쉬운 일은 아니기에, 최대한 그 회사의 자료를 분석해서 내용을 파악해야 합니다.
특히 채용공고에 모집하는 직군들이 세분화되어 적혀 있다면 지금 그 회사가 어느 쪽에 사람을 필요로 하는지도 대략 짐작할 수 있을 것입니다. 지금 그 회사와 부서가 무엇을 가장 고민하고 있는지, 어떤 사람들을 뽑으려고 하는지 살펴보고 이를 자신의 장점과 연결할 수 있다면 상당히 유리한 고지를 점령할 수 있습니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사람도 마찬가지로 기업도 내가 무엇을 고민하고 있는지 상대가 이해하고 있다면 상당한 호감을 가지기 마련입니다. 더욱이 외부에서 지원하는 사람이 그 기업이 지금 무엇을 고민하고 있는지 제대로 파악하고 있구나 라는 인상을 준다면 매우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습니다. 여기서 한 발 더 나가서 내가 그런 점에서 귀하가 찾는 사람이라는 것을 상대방이 즐겨 쓰는 표현으로 설명만 할 수 있다면 금상첨화가 아닐 수 없습니다.
입사지원서에서 자신을 소개하는 글은 모호하고 추상적인 표현들이 많이 있습니다. 사실 경력이 대단한 사람일수록 이력서는 간단합니다. 그 사람이 맡았던 직책과 근무했던 곳이 그 사람의 경력에 대해 설명해 줄 수 있기에 이외에 긴 설명이 필요 없다는 말이겠죠.
그러나 경력을 이제 갓 시작하는 분들은 경력이 아직 없기에, 자신의 역량을 설명하기 위하여 자세한 설명이 들어가야만 합니다. 그리고 그 설명이라는 것에 구체적인 근거를 제시할 수 있는 것들, 예를 들어 자격증, 인턴경험, 교육 이수 기록, 수상경력 등 있다면 좀 더 명확하겠습니다.
하지만 사실 이런 것들을 다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되겠습니까? 그러니 우리는 우리가 가지고 있는 역량과 잠재력을 서술형으로 표현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 표현들이 평가자의 눈에는 이런 설명들이 모호해 보이고 근거가 없어 보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어떤 분이 영어 공인시험 점수가 없다고 가정하면, 별다른 설명이 없는 이상 평가자의 평가에는 이 지원자는 영어역량은 그냥 공란입니다. 그래서 지원자가 보충설명을 하기 위해서 “저는 영어실력을 키우기 위해 계속해서 꾸준히 노력해 오고 있습니다”라고 설명을 했다면, 도대체 이 지원자는 어떻게 얼마나 했다는 것인지 오히려 의구심마저 듭니다.
같은 말이라도 “저는 비즈니스 영어 실력 향상을 위하여, 지난 8개월 동안 매주 4시간씩 인터넷 영어강좌 두 과목을 수강해서 들었습니다. 지금 공인점수가 없는 것은 2달 후에 있을 영어시험에 응시를 접수해서 준비 중이라 그렇습니다”라고 설명을 한다면, 훨씬 더 설득력이 있다고 느껴집니다. 여기에 숫자가 들어가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역량을 설명할 때, 이런 식으로 앞뒤 맥락을 가지고 중간중간에 숫자를 넣으면 신뢰도는 매우 올라갑니다. 숫자가 가지고 있는 힘은 대단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때 제시하는 숫자들은 절대로 과장이 있어서는 안 됩니다.
그리고 이런 숫자들을 제시할 준비가 아직 안되었다고 너무 걱정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지금부터 시작하면 됩니다. 지금부터 1일이 되면 뭐든지 가능합니다. 지금부터 시작하면 그 기간이 비록 짧더라도 구체적인 데이터를 제시할 수 있게 됩니다.
설명을 안 하는 것보다, 하더라도 모호하게 하는 것보다, 믿을 수 있는 데이터를 제시하는 것이 훨씬 더 낫습니다. 이 글에서 누차 반복해서 강조하지만, 기업은 모호하고 불확실한 것을 극도로 싫어합니다. 조금이라도 명확한 데이터가 있는 쪽을 선택합니다.
평가자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모호한 표현으로 가득한 자기소개들보다, 비록 아직 미숙하고 단순해 보이지만, 근거를 제시하는 지원자에게 더 신뢰감을 가지게 됩니다. 그러니 지금부터라도 무엇이든지 1일을 만들어서 그 데이터를 쌓아 나가길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