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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만에 퇴사하는 어느 신입사원에게 드리는 글

일단 무엇보다도 당신의 선택을 존중합니다. 그리고 자신의 인생에서 무엇을 선택할 수 있는 그 자유도 존중합니다. 하지만 당신의 생각에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당신에게 호의를 가지고 열심히 업무를 가르쳤던 다른 직원들에게 적어도 미안한 모습을 보이는 것이 예의입니다. 세상은 예의 있는 사람들이 존중받습니다. 


당신이 다른 사람들에 대해 언급하는 것을 듣고 놀랐습니다. 사실 그것 때문에 이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맡은 일이 본인이 기대했던 것과 다르다고 지적하는 점에 대해서는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한 달 동안 경험한 것만으로 여기 있는 많은 사람들의 소중한 일과 일터를 그런 식으로 섣불리 판단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다들 존중받아 마땅한 훌륭한 사람들입니다. 


당신이 무엇을 하고 싶어 하는지, 어떤 것을 얻고 싶어 하는지 당신도 명확히 모르는 것 같더군요. 당신은 그냥 현실을 벗어나고 싶은 것뿐입니다. 그것을 스스로 인정할 만큼 솔직하지 않은 것일 뿐. 


회사에서 당신이 비난했던 사람들은 바보라서 "그 나이"가 되도록 회사를 다니는 것이 아닙니다. 다들 자신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해 일을 하고 있고, 가족을 부양하고 꿈을 키워 나가고 있습니다. 그걸 우리는 "직업"이라고 부릅니다. 


본인의 선택이 존중되어야 하듯이 다른 사람들의 일도 존중받아야 하는 것이라는 것을 누가 가르쳐주지 않았다면 더 이상 할 말이 없습니다. 앞으로도 당신은 그것을 알 확률은 낮아 보이니까요. 


당신이 유튜버가 되던, 인플루언서가 되던, 책을 쓰던 잘 되길 응원합니다. 하지만 당신은 또 다른 "현실"을 만나게 되겠죠. 그때는 지금 보다 좀 더 오래 잘 싸우길 응원합니다. 참 예의라는 것도 잊지 마시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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