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 빨간 쿼카의 병가일지

EP.14- 머슬비치에 간 황태들

by 볼 빨간 쿼카

“따단 따단 따단 따 단-”

’ 음, 지금 벌써 아홉 시야??‘

완벽한 암막 상태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자던 나는 알람소리에 겨우 깼다. 알람을 설정 안 했으면 숙소 체크아웃 시간까지 자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비몽사몽에 바다가 보고 싶어 촉감에 의지하여 문을 찾고 숙소 바로 앞 해변으로 나가본다. 상쾌한 공기가 맞이해 주며 바다 ASMR을 라이브로 들을 수 있다니. 기분이 좋아진다. 외출복을 입은 사람들 사이에서 짱구 잠옷을 입고 있는 것이 부끄러울 수도 있는데 나는 왠지 뿌듯했다. 바다 근처가 저희 숙소예요!라고 외치고 싶었다.

잠시동안의 아침 바다산책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와 따뜻한 숙소에 다시 한번 누웠다. 노곤노곤하니 잠이 또 잘 왔다. 한 30분 정도 지났을까 아침 산책 겸 근처 카페에 다녀온 친구 D가 숙소에 들어왔을 때였다. 친구 D가 외출했다는 사실은 내가 산책을 마치고 숙소에 돌아왔을 때에나 발견했다. 나갈 땐, 친구 C와 같이 자고 있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무튼, 뒤에 정해진 일정이 있어서 우리는 이 바다와 11시 30분에는 이별을 해야 했다. 친구 C가 하고 싶었던 바닷가 아침 산책도 할 계획이니 서둘러 나갈 준비를 하고 바다 산책을 해야 한다. 일사불란하게 준비하고 숙소를 나왔다. 아침에 느꼈던 상쾌함이 다시 느껴진다. 어젯밤 산책하던 상태와 다른 서로의 모습에 낯설어하며 바다 데크길을 산책했다. 때로는 해변에 모래를 밟으며 강렬하게 밀려오는 파도를 느껴보기도 했다. 바다를 즐기며 걷다 보니 어느새 우리 눈앞에 우리가 궁금해하던 머슬비치가 있었다. 내가 상상했던 이곳은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서 바다를 보며 운동할 수 있는 헬스장이었다. 하지만, 모두가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곳이었다. 근처 주민분들에게는 가까이 있는 헬스장이 되고 여행객들에게는 가볍게 체험해 보기 좋은 곳이다. 개방되어 있는 공간이지만 헬스기구 상태도 좋고 정리도 깨끗이 되어 있었다.

머슬비치 입구에서 캐틀벨과 한 컷

세미 정장느낌으로 산책한 우리는 헬스장과 잘 어울리지 않아 보였지만, 열심히 이 기구, 저 기구 탐색해 보며 머슬비치를 즐겼다. 친구 D가 기구 사용하는 방법과 써야 하는 근육을 알려줘서 더 제대로운동할 수 있었다. 근육이 적어 흐물흐물한 내 몸은 무게를 많이 들어 올리진 못했지만 재미있었다.

번쩍! (하지만 기우뚱)

머슬비치 탐험을 마친 우리는 잠시 흩어졌다. 친구 C는 결혼식장으로(친구의 결혼식이 있었다.) 친구 D와 나는 강릉 중앙시장으로. 친구 C가 친구 결혼식을 보는 동안 우리는 강릉 중앙시장을 구경하고 점심을 먹기로 했다. 강릉 중앙시장에는 차도 사람도 많았다. 유명한 닭강정과 호떡집에는 줄이 어-엄청 길었다. 특히 호떡집은 여기가 줄 끝인가? 싶었는데 꺾어서 더 길게 서 있었다. 도대체 어떤 호떡이길래..? 하지만 긴 줄을 서고 싶지 않았기에 기다리진 않았다. 시장을 돌아보며 오징어순대, 김치삼겹말이, 아이스크림 호떡을 사서 취식할 수 있는 테이블에 하나하나 올려놓았다. 배고파서 그런 것도 있었겠지만 음식들이 참 맛있어 보인다. 방금 한 따끈따끈한 음식들 정말 맛있다. 나에겐 오징어순대에 양파장아찌를 올려 먹는 것이 제일 맛있었다. 닭강정도 먹고 싶었지만 배가 불러서 닭강정은 순한 맛, 매운맛 반반 세트로 하나 주문하여 포장했다. 줄이 길어 살까 말까 고민했는데 생각보다 빨리 줄어들어서 포장하기로 마음먹었다.

중앙시장 구경을 마무리하니 친구 C도 일정이 거의 끝나간다고 하여 결혼식장으로 이동했다. 주차장에서 친구 C와 만나고 이젠 돌아갈 시간이다. 올 때는 휴게소까지 포함해서 3시간 덜 걸렸는데 갈 때는 휴게소 빼고 4시간 30분이 걸린다고 뜬다. 아마 더 걸리겠지. 우리는 이런저런 이야기 나누며 왠지 모르게 계속 나지는 않고 가끔씩 콧속을 파고드는 닭강정의 매콤한 냄새를 맡으며 집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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