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30- 햄스터 동지의 초대
오늘 저녁 친구 I의 집에 초대받았다. 친구 I는 작년에 내가 있는 근무지로 전근 와서 알게 된 직장동료이자 친구다. 오늘은 I가 맡은 업무가 마무리된다고 하여 축하할 겸 저녁을 먹을까 했는데 I가 집으로 초대해 줬다. 그래서 상담을 마치고 근처 까눌레 맛집에서 까눌레를 사고 집에 있는 사과 두 알도 챙겨 I의 집에 갈 준비를 했다. 집에 가니 I가 요리를 하고 있었다. 다른 사람이 해주는 집밥이 참 오랜만이었다. 메뉴는 볶음밥과 돼지고기 야채 불닭소스볶음이었다. 냉장고 털이를 위해서라고 얘기하지만, 아주 푸짐하게 차려주었다. 그냥도 맛있었지만 방금한 요리라 더욱 맛있었다.
I는 작년 3월에 내가 근무하는 곳으로 전근을 온 직장동료인데 자연스레 직장동료이자 친구가 되었다.(언제 이렇게 자연스럽게 호칭을 하게 되었는지 과정은 기억이 잘 안난다. 우리 둘이 말투나 목소리 외형 등이 비슷하다는 이야기를 다른 동료들에게 많이 듣는 친구다. 그리고 둘 다 햄스터 쪽을 닮았다는 이야기도 들었었다. 그런데 어느날은 I가 생각보다 키가 크다는 것을 느끼고 I에게
“같은 햄스터 종족인 줄 알았는데 아니었네, 실망이야.”
라며 장난을 친 적도 있다. 그러니 I가 햄스터는 골든 햄스터와 드워프 햄스터 등 종류도 크기도 다양하다며 우리도 그런거라고 받아주어 둘이 엄청 웃었던 기억이 난다. 내가 있는 곳은 일부러 들리지 않는 이상 지나가면서 들릴 수 없는 곳인데, 일부러 와주기도 하고 서로를 토닥이며 직장 생활을 해나가는 관계다. 그런데 내가 병가에 들어가버려서 만나지 못하니 서로 카**톡으로 연락하다가 오늘 초대까지 이루어진 것이다.
I가 해준 맛있는 음식을 먹고 내가 챙겨간 까눌레를 먹으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데 몸이 쇼파에 빠져드는 것 같았다. 곧 잘 수 있을 것 같은 편안함이었다. 가만히 있으면 잠들 것 같아 시원한 음료를 사러 밖으로 나왔다가 다시 들어왔는데 쇼파에 앉으니 또 다시 빨려 들어갔다. 그래서 온 몸을 쇼파에 맡겼다…ㅎㅎ 같이 쇼파에 몸을 맡겼던 I는 갑자기 집안일을 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집에 가야하나?! 고민했는데 주변에 사람이 있을 때 집안일이 하고 싶어지니 가지말고 있으라고 해서 편안히 또 쇼파에 온 몸을 맡겼다. 그렇게 나는 쇼파에서 뒹굴거리고 I는 집안일을 하며 시간을 보냈다. 그러다 정말 지금 안 가면 잠들어 못 깰 것 같은 위험신호가 와서 이제 그만 가보겠다고 이야기하고 I의 집을 나섰다. 다음에는 I를 우리집에 초대하겠다고 약속했는데 2주 후에는 I를 초대할 수 있도록 소청소를 열심히 여러번 해둬야겠다. 힘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