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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경원 Oct 26. 2018

진부고등학교 프로젝트 1탄

자신만의 끼로 표현하기

  이른 아침부터 친구들의 허전함을 달래기 위해 쿠키를 만드는 아이. 담임선생님에게 직접 내린 따뜻한 차를 매일 건네는 아이. 생일 맞은 친구에게 손편지를 건네며 등굣길 인사를 건네는 아이. 뜨거운 여름날 학교 정원의 물을 주는 아이. 이른 아침마다 학교주변 쓰레기를 줍는 아이. 참 따뜻한 아이들을 매일 같이 본다. 있는 그대로 보아주는 것이 옳음을 알면서도 그 따뜻함이 존중받고 소중함으로 받아들여지는 문화, 서로 다른 아이들 각자가 정해진 잣대로 평가되는 것이 아닌 자기 자신 그 자체로 존중받는 학교문화를 그리며 고민을 무작정 실천으로 던져본다.



“진부고등학교 프로젝트”

보석같이 숨어있는 아이의 재능과 끼를 드러내고 싶은 욕심에 밑도 끝도 없는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아무나 자기만의 방식으로 진부고등학교를 표현하는 프로젝트.


한 명 한 명 각자의 개성과 재능이 표현되고, 그것이 나댐이나 특별함으로 외면 받는 것이 아닌 응원과 지지를 받는 학교문화를 만들고 싶은 욕심으로 밑도 끝도 없이


 ‘해 볼 사람~~??“ 하고 시작한 프로젝트


그 날것의 질문에 첫번째로 1학년 학생이 응답을 준다.


글쓰기를 좋아하는 학생. 그 글이 참 예쁘다. 그리고 살아있다. 1학년 학생이 10개월의 경험을 자신의 재능인 글로 표현한 진부고등학교. 읽고 또 읽는다. 그리고 모든 선생님들께 전했다.


선생님의 소감 
우와!..감동이에요. 00이가 글을 참 잘 쓰네요. 느낌이 살아 있어요. 
애들을 내 멋대로 이끌려고 했던 일이 없었는지 반성이 됩니다. 진부고 아이들이 무럭무럭 성장하고 있음이 느껴져요.


보석하나 발견.   다음 보석은?~~~~~    이 프로젝트 정말 기대된다.^^




                                                진부고등학교에 관한 간단한 고찰

                                                                                                                                     - 1학년 권00

  약 3년 전, 그러니까 내가 중학교 1학년 때부터 염불 외듯 하던 말이 있었다.

                                                     “절대 진부고는 가지 말아야지.”

  중학생 때 기억을 더듬어 보자면 나에게 있어 진부고란 ‘똥통 고등학교’에 불과했다. 그 당시 내가 생각하는 보편적인 고등학교에 해당하지 않았기 때문일까? 아니면 담배를 피우는 학생들이 많아서일까? 공부를 안 하는 듯한 분위기가 느껴졌기 때문일까? 이 모든 것이 이유가 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하나 확신하자면 나는 진부고등학교에 대해 잘 몰랐다는 것이다.

  진부고에 입학을 하면 한 사람마다 한 권의 책을 받는다. 그 책은 두꺼운 소설책일수도 있고, 가벼운 뉘앙스의 에세이일 수도 있으며, 작은 시집일 수도 있다. 그 책을 읽고 말고는 자유이다. 또한 검사를 받지도 않고 검사를 하지도 않는다. 그저 한 권의 책을 권해보는 학교 그게 내가 본 진부고등학교의 첫인상이었다
 
  4월에 진부고등학교에 서울에서 교장선생님들이 오셔서 자치회가 어떻게 구성이 되어있고, 어떤 일들을 진행하는지에 대해 발표한 적이 있다. 이것도 물론 선생님들의 개입은 최소화하고 자료를 만들어 단상에 올라가기까지 모든 과정을 학생들이 담당했다. 그에 참여하고 지켜보며 들었던 생각은 이 활동이 내가 이 학교를 다니면서 느낄 자기 주도적 삶에 대한 가장 큰 자극제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신나지만 할 일이 많아 바쁜 달 5월이 오면 체육대회를 한다. 이 때에는 학생자치회를 중심으로 해서 행사를 기획하는데, 그 때 회의에 참석했던 나는 벙찔 수 밖에 없었다. 기획이라고 해봤자 (중학생 때 해본) 도서관 책 축제, 반별 연극과 같은 작은 행사, 작게는 반별로부터 해서 커봤자 학년별까지가 주 대상이었던 것과 전교생을 대상으로하는 체육대회는 많이 달랐기 때문이다.
   선생님 없이 1학년부터 3학년들까지 전학년이 속해있는 자치회는 생각보다 많은 이야기가 나왔다. 정말 ‘봇물 터지듯’ 이란 말을 눈으로 본 듯한 느낌이었다. 그렇게 열심히 기획한대로 준비를 하고 실행도 했다. 자치회를 포함한 학생들과 선생님들의 도움들도 받아가며 이루어낸 체육대회가 끝나고, 며칠 뒤 또 다시 자치회는 회의를 했다. 개선할 점을 찾기 위함이었다. 3학년의 경우에는 다음 체육대회 때 없을 것이 분명함에도 참여를 하고 있었다. 그 모습은 나에게 있어서 크나큰 물음으로 다가왔다.

  이외에도 학생들이 주도하여 진행된 혹은 진행될 정말 많은 행사들이 있다. 11월에 있는 수능 응원식, 복도에 만들어질 자유게시판, 축제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들이 많이 남은 가운데 모두 잘 진행되어 조금 더 친근하게 다가오는 학교가 되었음 좋겠다.

  고찰이라는 말을 붙이기에도 부끄럽지만 3월부터 10월까지 약 8개월 동안 겪은 것들을 최대한 축약해서 쓴 글인데, 그 시간동안 다양한 사람들을 접할 수 있어서 한층 성장한 것 같다. 또한 내가 표현할 수 있는 매개체와 길을 열어주시는 선생님들께도 감사한 마음이 든다. 앞으로의 진부고등학교는 우리에게 있어서 뭐가 될지 모르겠지만 결국 그것의 주체는 학생일 것이라는 생각은 감히 변치않으리라 단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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