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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경원 Mar 24. 2019

처음으로 쓰는 편지

수업 첫. 인. 사

안녕하세요. 올해 새로 평창고와 인연을 맺게 된 교사 이경원입니다.

이른 아침부터 밤 늦은 시간까지 눈 뜬 대부분의 시간을 학교에서 보내는 아이.  혹여나 힘들어하진 않는지, 공부는 하는지, 친구 또는 선생님과 관계는 좋은지 여러 고민이 있으리라 생각되네요. 얘기라도 해주면 좋으련만 부모 마음도 모르고 신경 곤두 세우며 말 한 번 걸라치면 짜증부터 내는 미운오리 같은 아이 눈치보느라 맘이 상하시지는 않는지...(저도 학부모라 ㅜ.ㅜ)  1학년 부모님은 새로운 환경에 잘 적응하려나 하는 걱정이 제일 앞설 것도 같구요.  그래서 괜찮으시다면 종종 저의 수업소식, 학교 소식을 전해보려 합니다.


1학년 수업에 들어가서 친구하자고 했어요. 올해 이곳이 처음으니 '전입동기'^^.   나도 낯설으니 함께 도와가며 잘 적응하자고 말합니다. 아이들이 잘 도와주네요. 2-3학년 선배님께는 잘 도와달라고 부탁드립니다. 이곳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조언부탁드린다고..^^


1학년 과학 및 과학실험 수업과 2-3학년 지구과학 수업을 담당하고 있어요. 3월 수업소식 전해봅니다.


=> 1학년 아이들 수업 모습입니다.


 아이가 자신 고장에 대해 알아가며, 자신이 살아 온 고장에 대해 자긍심을 가져보게 해보고 싶은 생각으로 '내 고장 속속들이 알고 알리기 프로젝트'를 하고 있어요.

   * 만들고 찾고 알리고 홍보하고 드러내고 초대하고 이야기하는 ^^*

 아이한테 '수업시간에 뭐 배우니?' 하고 대화를 나눠보심도~~^^


내 고장에 대해 각자의 시선과 관심으로 바라보고 개개인의 재능으로 표현되길 바라며,

그리고 그 표현이 컨테츠가 되어 지역의 문화로 자리매김하는 상상을 하며 의미만큼은 만땅으로 채워 진행하고 있습니다.  아이한테는 소비자로 있지 말고, 지역의 문화생산자이자 주인공이 되길 바란다며 '우리의 도전은 위대하다'라고 설레발치며 이야기 했네요^^.


행정구역도 그려보고, 평창의 지질이 어느 시대, 어떤 암석으로 만들어졌는지 찾아보게 하였습니다. 그리고 바위공원에 가서 자신만의 바위를 선정하여 그 바위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어느 시대의 암석인지 알아보게 했습니다. 바위하나에 온 관심을 집중하고 그 바위에 스토리를 입히는 작업을 해보려구요. 아직은 낯설고 막막하지만 프로젝트가 끝나면 자신만의 바위에 이야기를 얹어 다른 사람에게 자신있게 이야기하는 모습을 그려봅니다.  날 따뜻해지면 아이와 함께 바위공원 함께 걸어보며 '네 바위는 어딨어?', '어떤 과정을 거쳐 여기까지 오게 됐을까?'하며 이야기 나눠 주시길 부탁드려봅니다.  멋진 바위해설사가 될 수 있게 도움도 많이 주시고요^^




=> 2학년 아이 수업 모습입니다.


아이들이 모둠을 나눠달라 해서 성격유형 검사(https://www.16personalities.com/ko)를 통해 비슷한 성향의 친구끼리 모둠을 구성해 주었습니다. 부모님도 한 번 해보시고, 아이 성격유형과 비교해보며 이야기 나눠보세요. 재밋을거예요.

모둠별 주제를 주고 탐구하고, 발표하는 수업을 하고 있어요. 낯설은 수업에 아이들이 힘들어하네요.(실은 작은 실랑이도 있었구요ㅜ.ㅜ) 그래도 차츰 적응하는지 교과내용보다 더 깊이 들어가는 친구 모습도 보이네요. 시간이 흐르면 익숙해지겠지요.  어떤 주제로 탐구하는지 은근슬쩍 물어보면, 아이들 놀라며 더 열심히 할 거예요.




=> 3학년 아이들 수업 모습입니다.

 

입시(수능)를 무시할 수 없어 문제풀이와 함께 교과활동을 섞어 진행하고 있어요. 볕 좋은 봄날인데 암막커튼을 내려 놓고 문과 창문을 다 닫아 놓은 교실풍경이 안쓰러워 미션을 주었네요. '지구의 구성요소 사진촬영 후 상호관계 발표하기'  아이들은 밖에 나오면 밝아지네요^^


건축에 관심있다며 3학년 학생이 찾아 오더라구요.  이것 저것 아이디어 보태며 해보고 싶은 도전 해보라 했네요. 어떤 아이는 3D프린터를 배워보고 싶다해서 공간을 내어 줬더니 스스로 공간을 정리하고 공부하며 배워가네요. 스스로 하고 픈 것들 해보라 했어요.


'쌤 도움이 필요할 때 얘기해라. 능력껏 도와줄께. 단, 조건은 꼭 결과(표현)가 있어야 한다. 하지만, 그 결과가 어설펏음 한다. 완벽하게 하려 너무 신경쓰지 마라'라고 했네요.  배우는 아이들한테 너무 큰 기대는 용기보다는 포기를 부추기는 것 같아 빨리 빨리 실패하며 배우라 했습니다.




올 해 수업목표는 중 하나가 '계절알기'입니다.

사각형 건물, 사각형 교실에 창문 커튼도 내려놓고 사각형 책만을 바로보는 아이. 입시를 부정할 순 없지만, 계절은 알고 느끼게 해주고 싶어서요.


그 시작으로 따스하고 볕 좋은 봄날이 오면 아이들한테 봄소식 사진찍어 부모님께 보내기 미션을 해보려구요. 혹여나 일과중 아이한테 날아온 문자에 놀라지 마시고, 따뜻하게 응대 부탁드려요.   여름, 가을, 겨울에도 한 번씩 아이가 보는 계절 사진 보내 드리겠습니다.


첫인사가 너무 길었네요.     


오늘도 웃는 날 보내시길 바라며 인사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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