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평창고등학교 교사 이경원입니다.
모처럼 흰 눈이 내려 겨울 분위기 물씬 나는 요즘, 평안한 시간 보내고 계신지요?
사람 마음이 참 요상해요. 빠듯한 일상 속에 늦은 밤과 이른 아침 스치듯 지나가는 자녀를 볼 때면 여유롭게 긴 시간 눈 맞춤하며 이야기도 나누고 여행도 다닐 수 있는 시간이 간절했는데, 막상 방학이 되어 하루 세끼 챙겨줘야 하는 삼식이가 되니 개학이 기다려지네요.^^ 오늘도 우리 집 두 삼식이 음식 투정에 하루를 시작합니다. 댁내에 삼식이는 안녕한지요?
방학 전에 ‘지속가능한 농촌학교의 교육모델 실험 프로젝트’를 함께 할 생각이 있는지 아이에게 물었습니다. 실은 함께 했으면 좋겠다고 제가 구걸(?)을 했지요. 그리고 정말 대략적인 설명과 함께 방학을 맞이했습니다.
‘아이에게 필요한 배움은?’, ‘아이의 성장은 어떤 모습일까?’, ‘따라가는 교육이 아닌 농촌학교의 교육은?’, ‘미래학교는?’, ‘떠나는 교육이 아닌 머무르는 교육은?’, ‘입시 넘어 진짜 교육은?’, ‘우리학교만의 특성을 살린 모두가 행복한 교육은?’
여러 고민과 질문을 던져보며 함께 고민해 주는, 함께 실천할 수 있는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그리고, 방학기간 프로젝트를 구체화하기 위해 ‘학교 밖 교육실험모임’(여행하는 선생님들, 와우디랩, 유쓰망고, D3쥬빌리파트너스, C-Program, 문수청소년회, 툴킷전문가, 라이프디자이너 등)과 온•오프라인 워크샵을 수차례 진행하였습니다. 모두가 아이의 건강한 배움과 성장을 위해 프로젝트 내용과 형식, 금전적 지원까지도 도움을 주시고 뜨겁게 응원해주시네요. 그리고 프로젝트 협업은 꾸준히 진행 중이고요.
학교 안의 교사, 학교 밖에서는 다양한 교육실험과 지원을 하고있는 사람 및 단체, 학교 안과 밖의 여러 고민들이 섞이고 오고가며 함께하다보니, 막연했던 ‘농촌학교의 교육모델 실험 프로젝트’도 며 많은 부분 구체화되며 실험의 큰 줄기를 잡아가고 있습니다.
우선은 참여 학생 23명이 ‘평창군 청소년 참여위원회 학생위원’으로 위촉되어, 평창군의 지원과 함께, 프로젝트 기간 아이가 고민하고, 배우고, 성장한 기록을 정책으로 제안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내용면에선 ‘나’, ‘세상’, ‘관계’를 키워드로 잡아 아이 한 명 한 명이 자기와 세상의 이해를 바탕으로 관계를 만들어 갈 수 있도록 구성하였습니다. 미래학자 유발하라리(Yuval Noah Harari)의 저서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에서 이야기하듯, 미래핵심역량이라 불리는 4C는 ‘변화에 대처하고 새로운 것을 학습하며 낯선 상황에서 정신적 균형을 유지하는 능력’이고, 미래사회에서는 ‘나는 누구인가?’라는 물음이 중요해진다며 자기 자신을 알라고 제안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세상을 이해하고, 관계를 만들어가며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커뮤니티를 형성할 수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진행해보려 합니다. 모두가 같은 결과를 만들어 내기 위한 과정이 아닌 방향만 잡고 아이의 동기, 호기심, 감정, 개개인의 속도에 맞게 진행하려합니다.
6개월의 프로젝트 일정은 대략 이렇습니다.
■ 실험의 6개월 프로세스 ------------------------------------------------
· 겨울방학 일주일 (2/24 ~ 2/28) : 관계 형성 및 현재 정의 – 방향성 정의 – 실행 계획의 과정 (1:00 ~ 5:00 pm, 하루 4시간 진행)
· small step 1 : 겨울방학 일주일의 실행 계획 기반 관심사 관련 매일의 작은 실행
· 워크샵1 (3/20) : 실행에 대한 성찰, small step 2를 이끌어 내는 현재 정의 – 방향성 정의 – 실행 계획 (약 3시간 진행)
· small step 2 : 워크샵 1의 실행 계획 기반 관심사 관련 매일의 작은 실행
· 워크샵2 (4/3) : 실행에 대한 성찰, 서울 탐방을 위한 팀빌딩 활동 (약 3시간 진행)
· 서울 탐방 준비 : 관심사 관련 사람과 공간을 만날 준비 및 실행
· 워크샵3 (5/12) : (서울 탐방 & 워크샵3) 관심사 관련 사람과 공간을 만나보고 프로젝트 팀빌딩 (약 3시간)
· 프로젝트 진행 : 관심사가 비슷한 친구들과 프로젝트 실행
· 워크샵4 (7/10, 11) : 지난 6개월을 깊게 성찰하고 성장을 남기며 마무리 (종일 진행)
· 확장 : 학생들이 자신의 성장기로 타인에게 영감을 주는 활동
· 워크샵5 (8월 중) : 교육자 대상으로 6개월 과정에서 학생들의 성장기와 실험에 대한 내용을 발표하는 공유회. 아직은 구체적이진 않지만, 많은 교육자들에게 이 실험을 널리 알리고 나누는 장으로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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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월 프로젝트는 다음주 24일(월)부터 시작됩니다.
여전히, 아이들은 어떤 것을 하는 것인지, 무엇을 위해 하는 것인지, 결과물은 어떤 것인지 구체적으로 상상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부모님들 또한 막연하시리라 생각됩니다.
그렇게 하고 싶었습니다. 구체적인 목표를 정하고, 결과를 미리 상정하고 채찍질하듯 달려가는 것이 아닌, 안전하고 편안한 대화와 실행 속에서 스스로에 대해 알아갈 수 있는 심리적 여유를 선물하고 싶었습니다. 프로젝트 진행 과정에서도 의무감이나 정책을 만들어 내기 위한 생각 짜내기가 아닌 한 명 한 명의 감정과 동기와 속도를 존중하며 희망하는 활동에 자연스런 모습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해보려 합니다.
프로젝트 후 구체적인 결과를 가지고 가는 것이 아닌, 아이 삶에 경험과 진로에 대한 선택지를 넓혔다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되는 프로젝트를 해보려 합니다.
아이와 프로젝트와 관련한 많은 이야기 부탁드려봅니다. 그리고, ‘지속가능한 농촌학교의 교육모델 실험 프로젝트’에 부모님의 냉철한 조언과 따뜻한 지지를 부탁드립니다. 언제든 물어봐주시고 말씀해주셔요. 아이의 활짝 핀 웃음 가득한 성장을 두 손 모아 기원합니다.
※ 미래사회 역량으로 4C(Communication, Collaboration, Critical Thinking, Creativity)가 필요하다며 학교교육에서 4C 역량을 성장시킬 수 있는 교육과정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 프로젝트를 시작하며 아이들과 함께 공유한 영상입니다. 시간되실 때 보시고, 아이와 이야기 나누면 좋을 것을 같아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