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경원 Jan 14. 2020

상처 넘어 도전

2019년 시린 아픔을 딛고, 2020년 다시 도전.

2019년 평창고등학교로 전근.

하고 싶었던 프로젝트도 뚜렷하게 있었고, 물리적 환경도 갖춰진 학교.

느슨하지만 여러 곳 연대도 되어 있었고, 무엇보다 21년 교육경험 준비된 당당함으로 꽉 차 있었던 나.  

그.러.나.

예상하지 못했던...  역시나 또 다른...  경험하지 못했던 낯선 학교.


준비된 자신감은 조급함으로, 조급함은 다그침으로, 다그침은 관계의 멀어짐으로, 멀어짐은 서로에게 상처로 이어진 2019년. 되돌아보기도 아픈 기억.


학기 중에는 원망과 탓으로 나의 아픔만 생각했다. 휴직과 방학만을 생각하며 버텨왔다.

방.학.  학교를 조금 떠나 생각해보니 되돌아보기 참 부끄러운 기억. 참 미안한 기억이다.


아프다며 아이들을 아프게 했고, 힘들다며 교직원을 힘들게 했고,

생각과 실천이 다른, 가치와 행동이 다른 나로 살아가며 이중 아니 삼 중 사 중을 넘어 다중인격으로 못난 시간을 보냈다. 많은 부분 나의 조급함에 문제가 있었음에도 의도적인 환경과 남의 탓으로 상처를 건넸다. 2019년 그렇게 부끄럽고 미안한 시간이었다.


2019 연말. 원식 선생님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2020 프로젝트를 함께 준비해보고 싶다고...

잊고 있었던, 아니 의도적으로 다음으로 미뤄놨던 관계의 문제를 다시 생각해본다. 그리고 망설임. 희망과 설렘이 아닌 자칫 치유 불가한 꼰대로 굳어질 두려움에 원식 샘(여행하는 선생님들)과 연결을 이어간다. 상상되는 꼰대의 모습이 되기 싫어서...


관.계.

농산어촌 학교의 희망과 미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교육의 핵심인 관계. 뚜렷하게 준비하고 있었던 프로젝트를 다시금 꺼낸다.

여행하는 선생님들과 첫 만남 - 의도된 ^^
여행하는 선생님들과 첫 만남 - 좋은 기억


2019년 10월 24일 야간. 여행하는 선생님들과 첫 만남.

대한민국 미래교육박람회 관련으로 아이들과 함께 일정을 소화하던 중 늦은 시간 여행하는 선생님들과 의도된(?) 만남을 가졌다. '올해 참 이상한 교사였지만, 실은 내가 하고 싶은 것이 이런 것이야~'라고 전해주고 싶은 마음을 담아 다소 의도된 만남을 가졌다.


역시. 여행하는 선생님들 내공은 엄.지.척~~^^.  빠듯한 일정으로인한 피곤함도 이겨내고 아이들도 즐거운 표정이다. 다시 꼭 만나고 싶다는 표정^^


상처 있는 마음이었지만, 사전 경험이 있었고 믿음과 확신이 있었기에 여행하는 선생님들과의 2020 프로젝트를 아이들에게 공유하며 그룹을 만들었다. 그리고 매일매일 미팅, 대화, 소통, 업데이트를 하며 희망과 설렘을 만들어 간다.


https://youtu.be/hGyeCTFjBTc  - 직장에서 엄격한 서열은 잊어야 할 때

https://youtu.be/w4OPtFCs_fw - 우리가 예측할 수 없는 세상에서 필요한 인간 기술


방학을 맞아,  2020 프로젝트를 준비하는 과정 중 보게 된 두 영상. 그리고 다시 관계. 이제는 확신^^

각종 뉴스에서는 공정성을 내걸며 교육개혁을, EBS에서는 '다시 학교'란 주제로 10부작 다큐멘터리 방영을, 다양한 매체에서는 미래교육을 이야기하며 학교교육이 어느 때보다도 뜨겁다. 너무나 다른 생각 표현들에 교육전문가인 현직 교사에게도 교육의 방향이 혼란스럽다. 스킬, 역량, 미래교육, 수업 등등 전문가의 교육담론을 훑어보기에도 많은 교육정보들.


어지럽고 혼란스럽지만, 다.시.관.계.

'어디에서든 자유롭게 생각하고, 누구나 성장할 수 있도록'

'나를 이해하고 세상을 알아가기 위해 자유롭고 유연한 관계를 맺고,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연결을 확장해 나가며 자신만의 커뮤니티를 형성해 가는 성장'이 이뤄질 수 있는 학교. 마을. 지역사회를 꿈꿔보며 다시 도.전.


프로젝트 제안서 일부 캡쳐 1
프로젝트 제안서 일부 캡쳐 2
프로젝트 제안서 일부 캡쳐 3
프로젝트 제안서 일부 캡쳐 4
프로젝트 제안서 일부 캡쳐 5
프로젝트 제안서 일부 캡쳐 6


우리학교 아이가 여행하는 선생님들처럼 커뮤니티를 만들어 내는 아이로 성장했으면 희망한다. 자신을 표현함에 두려움을 걷어내고, 현재를 정의하고 방향을 잡아감에 실패의 두려움을 이겨내고, 일상적이지 않은 노력에 대한 낯선 시선의 두려움을 가슴 뛰는 진정성으로 채워가며 관계를 만들어 나가길 희망한다.


나의 대학생활은 시간 보내기의 아쉬움이었다면, 여행하는 선생님들(대학생)의 시간은  마음속 도전을 맘껏 경험하며 차곡차곡 쌓아가는, 적극적으로 자신과 세상을 알아가는 시간이길 희망한다. 우리학교 아이만의 성장이 아닌 대학생도 자신을 알고, 세상을 알고, 관계를 만들어가며 성장하는 함께하는 모두의 프로젝트이길 희망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 세대가 느껴지는 나를 참여시켜 주어 깊이 감사하며, 꼰대가 되지 않고 지속할 수 있는 교사이길 희망한다.


우리학교 아이가 학교 안에서 친구, 선후배, 선생님들과 자유롭게 다양하게 관계되고 조금 더 나아가 마을의 중학생, 초등학생과 연결되고, 지역사회와 다양한 커뮤니를 만들어 가길... 끝나는 프로젝트가 아닌, 아이들이 성장하여 또 다른 여행하는 선생님이 되길, 그렇게 연결되어 가길 희망한다. 어떤 형태도 없지만, 어떠한 형태도 될 수 있는 구름처럼, 그 뜬구름과 같은 도전을 준비하는 지금의 시간은 설렌다.

재정적인 문제도, 행정적인 문제도, 환경적인 문제도 늘 그래 왔듯 뛰고 쓰러지며, 일어나고 달리며, 관계를 통해 꿈과 설렘으로 교육적인 문제가 아닌 교육희망을 만들어보고자 한다.


2020 도서산간지역 지속 가능한 교육 모델 실험. 그래서 다.시.도.전.

바람.

 "아이들이 커서 스스로 무언가를 창조하고, 사람과 세상과 연결되며 성장하기를... 지금의 여행하는 선생님들처럼"

작가의 이전글 독백-부적응의 기록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