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늦은 인사, 따뜻한 시작

by 이경원

안녕하세요?

평창의 맑은 공기와 평창강이 건네는 청량함에 설렘과 희망을 몸과 마음으로 느끼며 평창중학교에 새로 부임하게 된 교감 이경원입니다.

새 학기, 새로운 곳에서 우리 아이들을 맞이할 준비와 학교의 이모저모를 알아가다보니 학부모님들께 드리는 첫인사가 많이 늦어졌습니다. 늦은 편지를 띄우게 된 점, 너그러운 마음으로 이해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실은 2주가 지난 지금도 평창중학교에 존재하는 것이 어색하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왠지모를 긍정의 기운이 꿈틀꿈틀, 부지간에 피어나는 미소는 평창중학교에서 만들어갈 앞으로의 시간에 설렘을 줍니다.

1학년 2학급, 2학년 3학급, 3학년 2학급. 총 176명의 소중한 보석들이 반짝이는 학교, 총 32명의 교직원이 아이들 성장을 중심에 두고 살아내는 학교를 보는 매일매일이 소중하다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매일 아침 등굣길 아이들을 맞이하다보면 반바지 차림의 아이들이 유난히 많이 보입니다. 꽤나 쌀쌀한 날씨에도 반바지 사춘기 학생을 보며 인생의 가장 뜨거운 시기를 살아내는 모습을 바라보는 시간이 행복합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인생의 가장 아름다운 시기가 '사춘기' 시절이 아닐까 생각하곤 합니다. 가장 치열하게 하루 하루를 살아 내기에 한겨울의 차가움도 이겨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드네요.


아침 등굣길, 쉬는 시간, 점심시간, 교과 수업시간 아이들 모습을 볼 때마다 '오늘 이 아이가 집에 돌아가 부모님과 어떤 이야기를 나눌까?'를 생각해보곤 합니다.

사춘기 자녀와의 대화, 때로는 '응', '아니'라는 짧은 대답에 막막함을 느끼실 때도 있으시지요?

학교 수업, 이어진 학원생활로 지쳐 귀가하는 아이의 피곤한 얼굴을 보면 애틋하면서도, 정작 학교에서 어떻게 시간을 보냈는지 궁금하기도, 혹은 학교에서 도대체 뭘하길래~~~??? 등 다양한 마음이 들으실 것 같아요.

그래서 가끔씩 학교의 소식과 이야기를 들려드리려 합니다. 그리고 전해드리는 소식들이 저녁 식탁에서 소소한 대화로 피어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져봅니다.

"오늘 점심에 나온 그 메뉴, 정말 맛있었다며?"

"이번 체육대회 연습은 잘 되어가니? 선생님께서 너희 반 분위기가 참 좋다고 하시더라." 처럼~~


중학교 시절은 질풍노도의 시기라고들 하지요. 우리집 막둥이도 지 성질대로 안되면 '나 질풍노도의 시기야 건들지마!'라며 무기처럼 사용합니다. 본인의 지럴맞은 성격은 생각안하고요.ㅎㅎ..

이 시기 아이들은 자아를 찾아가는 폭풍우의 시기에, 몸과 마음이 따로따로, 변화무쌍한 심경의 변화(변덕), 당최 이해하기 힘든 표현의 투박함이 나타나는 이유는 아마도 자기가 어떤 사람인지 가장 적극적이고 치열하게 부닥치며 경험하며 알아가려다 보니 그 혼란함에 그런것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자기 자신을 알아가기위해 가장 적극적인 시간을 보내는 아이들에겐 '간섭이 아닌, 곁에서 묵묵히 바라봐 주고 지지해 주는 어른'이 가장 필요한 존재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변덕을 부리고, 실패와 실수를 하고, 넘어지고, 어리숙한 행동에 답답함을 보여도 '괜찮아~ 그럴수 있어'라고 이야기해주며 시선을 보내주는 어른들이 있다면 아이들은 건강하게 자신을 알아가기 위한 노력을 마음껏 하지 않을까요?

인공지능의 시대 카이스트 뇌과학박사 김대식교수님이나 유명한 미래학자 유발하라리의 메세지는 한결 같더라구요. 미래 가장 중요한 역량은 '자기이해' 역량이다. 자기이해를 위해선 많은 경험이 필요하다. 그 역량을 기르기에 가장 좋은 시기, 자기를 알기 위해 가장 치열한 시간이 사춘기 중학교 시절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아이들이 안전하게 도전하고, 표현하며 스스로를 알아갈 수 있도록 학교에서도 많이 고민하고 지원할 수 있게 노력하겠습니다.


학교의 소식을 종종 보내드리고 싶은 제 마음은,

아이가 학교에서 무엇을 하고, 어떤 경험을 하며, 또 어떤 고민을 하고 있는지 전하고 싶고, 그 소식이 부모님과 아이 사이에 대화의 물꼬가 되길 희망해서입니다. 부모와 자녀가 같은 추억과 시간을 공유하고 있다는 안도감, 그리고 학부모님들의 학교에 대한 걱정이 '이해와 응원'으로 바뀌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 편지를 씁니다.


지난 2주 우리 아이들이 생활하는 학교의 최근 풍경을 몇 장의 사진과 함께 전해드립니다.


1. "나로 서고, 너와 함께, 우리로 성장" 지난 2월, 우리 교직원들은 2026학년도 교육과정 설계를 위해 4일간의 워크숍을 가졌습니다. 아이들 한 명 한 명이 적극적으로 자신을 이해하며 단단하게 서고, 친구의 손을 잡고 걸어갈 수 있는 따뜻함을 지니기를 바라는 마음을 모았습니다. 아이-부모-교직원-지역사회 등 우리 평창중학교 교육 가족이 다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깊이 고민하는 시간이었습니다.


2. 1학년 귀염둥이들의 첫걸음 3월 3일 개학과 입학식 날, 학생 자치회 주관으로 선배들이 신입생들을 위해 학교생활을 친절하게 안내해 주었습니다. 낯선 환경에 대한 두려움은 잠시 내려두고, 선배들의 안내를 받으며 조금씩 학교를 알아가는 1학년 귀염둥이들의 모습이 어찌나 예쁘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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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지역사회와 함께한 든든한 아침 11일에는 평창군 바르게살기 운동본부에서 학교폭력 및 음주·흡연 예방을 위한 등굣길 캠페인을 열어주셨습니다. 위원님들께서 "이렇게 많은 선생님과 학생이 함께 해준 적이 없었는데, 참 감사합니다"라고 말씀해 주셔서 저도 모르게 어깨가 뿜뿜 으쓱해졌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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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숨은 노고로 탄생한 따뜻한 공간 본관 2층과 3층에 아이들 상담 및 교과 지도를 위한 다목적 활용 공간이 예쁘게 조성되었습니다. 이 아늑한 공간이 만들어지기까지 묵묵히 애써주신 행정실장님과 주무관님들의 숨은 노력에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우리 평창중학교에는 이미 '함께하는 학교 문화'가 굳건히 자리 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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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어느 선생님의 편지, 그리고 교감의 눈물 무엇보다 며칠 전, 00 선생님께서 건네주신 2장짜리 장문의 글을 읽고 눈물을 살짝 훔치고 말았습니다. 과학 원리를 깊이 탐구하기보다 빠르게 답만 찾으려 하거나, 정답을 찾지 못하면 금방 포기해 버리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며 안타까워하시는 교사의 고민이 담겨 있었습니다. 아이 한 명 한 명의 진정한 배움을 위해 살뜰하게 살피고자 하는 선생님의 마음이 절절히 전해졌습니다. '이런 훌륭한 선생님들과 함께하다니, 나는 참 복 받은 교감이구나'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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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기초학력진단평가와 학생맞춤형평가 지난 6일. 11일~13일 학년별로 평가가 있었습니다. 현재 아이들의 학습상태를 파악하기 위한, 아이들을 위한 평가지만 평가는 평가. 아이들에게 시험은 어땠을까? 힘들진 않았는지? 학년의 시작을 시험으로 시작하는게 살짝 마음이 걸렸네요.


7. 봄 월요일 오전 창밖에서 시끌시끌 아이들 소리에 내다보니 아이들이 체육시간에 발야구를 합니다. 따뜻한 봄 기운에 웃고 소리지르며 뛰어다니는 아이들 모습이 이뻐서 사진에 담아봤습니다. 그리고 2026학년도 학생자치회를 이끌어갈 자치회 임원들과 학급 임원들 임명장 수여식이 교장실에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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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는 시간, 방과후 시간 틈틈이 복도에서 교실에서, 교무실에서 담임선생님들과 아이들 만남이 이뤄집니다. 학기초 아이들 상담과 수업준비 등 하루하루 바쁘게 흘러가는 3월입니다. 교사의 3월은 변함없이 참 바쁘네요.


아직은 부족하고 개선할 부분이 많습니다. 하지만 아이, 학부모, 교사 모두가 물리적으로나 심리적으로 편안하고 안전한 학교생활을 할 수 있도록 꾸준히 노력하겠습니다. 학부모님의 지지와 응원이 아이들의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못미덥고 부족한 점, 그리고 칭찬하고 싶은 것들도 언제든 편하게 전해주셔요. 우리는 아이의 건강한 성장을 희망하는 같은 평창교육 가족이니까요. ^^


늦은 편지다보니 길었네요. 긴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종종 학교의 특별하고 따뜻한 소식을 전해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가정에서도 학교에 제안하고 싶은 것이나, 아이와 함께하고 싶은 활동이 있으시면 언제든 편하게 연락 주시길 부탁드려요.

아이들이 건강하게 성장하는 봄날이길 두 손 모아 희망합니다.

평창중학교 교감 이경원 드림



* 가성비 좋은 자녀교육 팁. 하루 15분 아이의 말과 표현에 집중해주면 아이의 자존감과 회복탄련성이 크게 높아진다고 하네요. 자존감와 회복탄력성이 높은 아이는 어려움이 있어도 잘 이겨내며 주도적인 삶을 살아간다고 합니다. 귀가하는 아이 딱 15분 아이 말과 표현에 집중해 보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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