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물망이 되는 학교

얼굴에서 보이는 봄

by 이경원

3월 25일(수) 학교설명회 및 학부모 총회에 귀한 시간을 내어 발걸음 해주신 20여 명의 학부모님들께 깊은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우리 아이들 학교생활과 교육과정에 다정하게 동행해 주시는 부모님들이 계시어 학교는 늘 든든합니다.^^


이번 주 4월 1일부터 삼척에서 '강원도 소년체육대회'가 열립니다. 평창중학교에서도 태권도, 레슬링, 육상, 수영 등 여러 종목에 많은 학생이 참가합니다. 특히 사전 경기로 먼저 치러진 태권도 종목에서는 아이들이 벌써 수두룩 빽빽하게(^^) 상을 휩쓸어 왔다는 기특한 소식도 전해드립니다. 메달의 색깔을 떠나, 그동안 스스로 한계를 넘어서며 치열하게 준비했을 아이들이 너무나 이쁘네요. 아침 등굣길 환하게 웃으며 '저 무슨 메달 땄게요?' 묻는 아이의 자존감과 성취감은 미래 어떤 도전도 이겨낼 수 있는 큰 경험이 되리라 생각됩니다.

앞으로 진행될 경기에서도 즐겁게 참여하면서 성장 경험을 할 아이들이 기대됩니다.


여전히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3월이지만, 저는 틈틈이 우리 아이들이 머무는 곳으로 발걸음을 옮겨봅니다. 그러다 무용 수업을 위해 수원에서 두 시간 넘게 운전해 오시는 강사님과 체육선생님의 대화를 듣게 되었습니다.

"오시는 길이 너무 힘들지 않으신가요?" 하고 여쭤보는 체육선생님께,

아주 환한 미소와 함께

"아니요, 저 힐링 받으러 옵니다. 우리 아이들이 너무 예뻐서 오는 길이 늘 설레고, 오히려 제가 기운을 듬뿍 얻고 가요."


저는 개인적으로 '아이들이 참 착하다'라는 말보다 '아이들 덕분에 에너지를 받는다'라는 말이 훨씬 더 가슴에 남고 좋습니다. 그외에도 방과후 수업을 가만히 지켜보면 강사님들이 정말 열과 성을 다해 가르쳐 주시는데, 그 열정의 원동력은 바로 우리 아이들이 뿜어내는 맑은 에너지에서 나오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175명의 아이들을 품는 튼튼하고 다채로운 '그물망'

새 학기의 낯섦이 어느덧 기분 좋은 설렘으로 바뀌어 가는 요즘, 우리 선생님들의 하루는 여전히 분주합니다. 아이들 한 명 한 명 상담하랴, 수업 준비하랴, 각종 계획 수립과 보고서 작성까지.

그런데 그 바쁜 와중에도 지난주에는 삼삼오오 모여 두세 번의 작은 회의가 열렸습니다. 학급 수 감소로 예산이 대폭 축소된 아쉬운 상황 속에서도, 우리 아이들이 작년에 좋아했던 활동은 어떻게든 더 키워주고, 올해 새롭게 도움이 될 만한 것들을 어떻게 경험하게 해줄지 치열하게 고민하는 교사들의 열의가 모인 자리였습니다.

그 협의 과정을 가만히 지켜보며 저는 참 복 받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 아이들, 참 좋겠다' 싶기도 했고요. 물론 그 과정에는 선생님들 저마다의 생각의 '다름'도 존재했습니다.

어떤 분은 아이들이 스스로 부딪혀 볼 수 있게 자율적인 기회를 줘야 한다고 하시고, 어떤 분은 아직 어리니 교사들이 뼈대를 만들어 안전하게 이끌어줘야 한다고 하십니다. 수업 방식도 마찬가집니다. 정자세로 경청하는 것을 중요시하는 선생님, 자유로운 토론을 즐기시는 선생님, 차분히 읽고 쓰는 수업을 이끄시는 선생님….

저는 우리 선생님들의 이런 '다름'이 너무나 좋습니다.

우리 학교 175명의 아이들이 저마다의 빛깔로 다르듯, 아이들을 향한 관심과 사랑의 교육적 표현법도 다양한 것이 맞는게 아닐까요?

만약 모든 선생님이 단 하나의 똑같은 생각과 방향만 제시한다면, 우리 아이들의 학교생활은 아슬아슬한 '외줄 타기'가 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선생님들 각자의 전문성과 교육 철학이 서로 다채롭게 엮이고 얽히면, 그것은 아이들이 뛰어놀 안전한 '그물망'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우리 아이들은 그 든든하고 포용적인 그물망 위에서 떨어질 걱정 없이 마음껏 뛰어놀며 훌쩍 성장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다양하고, 따뜻한 시선과 성실한 노력으로 함께해 주시는 선생님들이 곁에 계시어 참으로 행복한 3월입니다.


아래 이미지는 학교설명회때 말씀드렸던 내용 중 일부입니다.

학교설명회 교육과정 발표자료 중 일부
학교설명회 교육과정 발표자료 중 일부


부탁말씀.

가정에서 학교를 칭찬해 주세요

오늘 저녁 식탁에서 아이들에게 학교와 선생님 칭찬을 듬뿍 건네주시면 어떨까요?

"너희 학교 무용선생님이 너희들 너무 예쁘다고 수원에서부터 달려오신대!",

"너희 학교 선생님들은 너희들한테 하나라도 더 해주고 싶어서 매일 회의하신다더라." 하고 말입니다.

가정에서 부모님이 학교를 칭찬하고 신뢰해 주시면, 아이들은 학교에서의 시간을 훨씬 더 행복하고 안정감 있게 누릴 수 있답니다.

아침 등굣길, 교문에 들어서는 아이들의 얼굴에서 완연한 봄을 봅니다. 어제보다 아주 조금씩, 그러나 분명하게 밝아지는 아이들의 표정에서 저 역시 따뜻하고 눈부신 봄을 느낍니다. 부모님들의 가정에도 밝고 건강한 봄기운이 가득하시길 기원합니다. 이번 주말에는 아이 손 잡고 봄의 시작을 함께 느끼시는 가족의 시간이 있으시길 희망합니다.

평창중학교 교감 이경원 올림

작가의 이전글봄이 오는 교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