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이 오는 봄
부지런한 방송반 아이들 덕분에 아침 등굣길, 경쾌한 음악과 함께 기분 좋게 하루를 시작합니다. 3월의 서먹함은 어느새 사라지고, 아침 일찍부터 캠페인을 하는 자치회 아이들, 홍보 영상을 찍는다며 부지런을 떠는 댄스 동아리 아이들까지. 봄꽃이 피어나듯 각자의 모습으로 활짝 피어나는 아이들이 너무나도 예쁜 요즘입니다.
빠듯한 일정으로 영혼이 어디로 떠나갔는지 모를 3월을 지나 꽃피는 4월임에도 여전히 선생님들은 바쁘네요. 요즘 교무실을 가만히 보고 있으면 꼭 우리 평창중학교 아이들을 지켜내는 든든한 '어벤져스' 팀을 보는 것 같습니다. 봄꽃처럼 웃음이 많아지는 아이들의 표정을 지켜주기 위해, 그리고 아이들이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수업을 더 알차고 의미 있게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의논하시는 선생님들을 봅니다. 꿈을 좇는 아이, 마음이 아픈 아이, 자기 본연의 색깔을 빛내려는 아이들 한 명 한 명을 중심에 두고 촘촘하게 지원하려는 수고를 아끼지 않으십니다. 온 마음으로 아이들을 살피느라 회의가 참 많기도 하지만, 그 치열한 열정에 매일 감동하고 있습니다. 날이 좋은 날 학급 사진을 찍어주시는 담임 선생님 모습도, 수업을 열어 함께 아이들을 바라볼 수 있는 수업 시간도 따뜻한 감동이지만, 무엇보다 점심시간 도서관, 체육관과 음악실, 운동장을 누비며 뛰고 눕고 떠드는 아이들을 바라보는 시간이 참 좋습니다.
이번 주 월, 화, 수요일에 전문 상담사 선생님의 노력으로 전교생을 대상으로 '마음 챙김 프로그램'이 운영되었습니다. 각자 자신만의 '반려돌(Pet Stone)'을 간직하고, 예쁜 이름을 지어주고, 함께 여행을 떠나며 자신의 마음을 찬찬히 들여다보는 시간이었지요. 사춘기라는 혼란스러운 시기, 어디로 튈지 모르는 자기 마음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알아채는 아주 유익한 프로그램이었습니다. 오늘 저녁, 아이에게 슬쩍 물어봐 주셔요. "네 반려돌 이름은 뭐야? 엄마(아빠)한테도 소개해 줄래?" 하고요. ^^
수업만으로도 빠듯한 학사 일정 속에서도 아이들에게 하나라도 더 경험하게 해주고 싶은 선생님들의 수고로 심리·정서 회복, 건강 증진, SW·AI 선도학교, 진로/독서 캠프 등 다채로운 교육 활동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선생님의 정성과 교육적 고민이 담긴 교육 활동과 다채로운 작은 경험의 조각들이 모여, 사춘기 우리 아이들 마음속에 '오뚝이의 무게추'를 만들어 줄 거라 믿습니다. 살면서 이리저리 흔들리더라도 삶의 기준이 되는 자신만의 무게추를 만들어 다시 일어설 수 있는 굳건하고 건실한 자신만의 무게추 말입니다. 교육과정에 참여하고 지나가는 과정은 순간이겠지만, 차곡차곡 경험이 쌓여 어느 순간 훌쩍 성장한 자신을 마주할 거라 믿어봅니다. 그리고 그 뒤에 묵묵히 버티고 있는 선생님들의 많은 고민과 수고를 부모님들께서 알아주셨으면 하는 작은 바람을 가져봅니다.
- 4월 1일 만우절. 사서 고생하는 녀석들 입니다. ^^
책상을 엎어 놓고, 반을 바꿔 앉아보고, 운동장에 나가 수업을 듣게 해달라 조르기도 하고요. '그래, 오늘 하루쯤은 아이답게 맘껏 즐거워라!' 하며 웃고 넘겼습니다.
- 강원도 소년체전(육상, 레슬링, 수영, 태권도 등)에서 우리 아이들 두 명이 전국 소년체전 참가 자격을 얻었습니다. 쟁쟁한 체육중학교도 있고 선수층이 두꺼운 지역도 많은데, 훌륭한 성과를 낸 우리 아이들이 참 대단하고 대견합니다.
- 평창학생체육후원회에서 운동부 학생들을 위한 후원금을 전달해주셨습니다.
2주 후면 올해 첫 중간고사가 치러집니다. 시험을 앞두고 공부를 하는 둥 마는 둥 하는 아이의 뒷모습을 보면 부모님들 속이 답답하게 타들어가실 겁니다. 그러다 어쩌다 한 번 펜을 쥐고 있는 모습을 보면 그렇게 기특할 수가 없지요. (ㅎㅎ)
학생들에게 4월은 참 '잔인한 달'이라고 합니다. 따뜻한 봄바람과 예쁜 꽃들은 자꾸 밖으로 나오라 손짓하는데, 첫 시험이라는 압박감 때문에 마음 편히 뛰어놀지 못하니 얼마나 힘들까요?
어디선가 이런 글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사람이 느끼는 가장 큰 고통 중 하나가 바로 '버림받는 것'이라고요. 우리 아이들이 시험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는 기저에는 '내 성적이 나쁘면 부모님께 실망을 드리고, 사랑받지 못할까 봐(버림받을까 봐)' 두려워하는 마음이 아주 크게 자리 잡고 있다고 합니다. 아마도 시험에 대한 부담감과 잘하고 싶은 마음은 그 누구보다 '아이 본인'이 제일 간절할 것입니다. 그러니 이번 시험 기간에는, 아이가 처음 세상에 태어난 날 "부디 건강하게만 자라다오!" 하셨던 그 첫 마음으로 아이를 바라봐 주시면 어떨까요?
몸도 마음도 건강하게 잘 자라주고 있으니, 영어도~ 국어도~ 수학도~ 다 잘했으면 하는 어른의 욕심이 생기는 것은 당연합니다. 하지만 그 욕심은 부모님 마음속 아주 깊숙한 곳에 꾹꾹 숨겨 놓으시고, 그저 묵묵하고 따뜻한 시선으로 응원해 주세요. 공부할 때 아이가 제일 좋아하는 간식을 슬쩍 건네주시면서요. 이미 부모님의 간절한 사랑을 듬뿍 먹고 자라 가끔은 의지가 되기도 하는 청소년으로 훌쩍 자라 있잖아요. 부모님이 믿어주시는 만큼 아이들은 스스로 잘 해낼 것입니다.
수업의 문을 활짝 열어 다 함께 아이들을 바라보자고 제안하시는 선생님. 평창을 몸과 마음으로 느낄 수 있도록 아이들과 평창 이곳저곳을 누비려고 계획 중이신 선생님. 마음이 아픈 아이가 보이면 주저 없이 동료들을 소집해 지원 방안을 짜내는 선생님들.
봄꽃처럼 피어나는 아이들이 너무 사랑스러워서,
봄볕처럼 따사로운 수업 풍경이 너무 감사해서,
그리고 봄이 찾아온 평창이 참 예뻐서, 이 몽글몽글한 학교의 일상을 부모님들께 전해봅니다.
쌀쌀한 날씨에 내일까지 비가 예보되어 있지만, 주말에는 맑고 따뜻한 날씨가 이어질 것 같아요. 잠시 아이 손잡고 봄나들이하며 걸음 맞추는 주말 보내시길 희망해 봅니다.
평창중학교 교감 이경원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