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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edbootsbookclub Oct 27. 2021

오이조차 그 넝쿨에서 자유롭게

빨강장화 북클럽 뉴스레터 4호


마하 무튠자야 만트라 _신현정 작가 (Haru)

빨강장화 4번째 뉴스레터가 발송되었습니다. 지난 한달간의 소식을 한번에 다 전해드리기는 어렵겠지만, 그래도 발자취 정도 남기는 차원에서, 뉴스레터를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올해 남은 2달을 어떤 방향으로 갈지, 마무리하게 될지도 글로 남겨보았습니다.


 사진에 보이는 작품은 의왕미술관 빨강장화에서 10월에 전시한 신현정 작가님의 작품입니다. 마하 무튠자야 만트라를 형상화한 아름다운 작품입니다.


 만트라는 '오이도  넝쿨에서 자유롭게 한다' 의미를 가진다고 합니다. 자유로워 진다는 의미에 대해 생각하게 만드는 문장입니다. 요즘 경제적 자유라는 말을 많이 쓰고 있지요. 돈을 많이 벌어서  걱정 없이   있는 상태를 경제적자유라고 합니다.  돈을 많이 가진 사람들이  욕심을 내고, 탈세하고, 집을 여러  가진 사람들이  집을 사고, 건물을 삽니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소유가 자유를 얻는 유일한 방법은 닙니다. 불교나 기독교에서 말하는 경제적인 자유는 오히려 '소유를 포기함'으로 생기는 영원한 자유를 가리키는  아닐까요?


얼마  작가님의 살아온 이야기를 조금씩 들으면서, 정말 자유로운 인생이 바로 이런 것이구나 하는 깨달음이 왔습니다. 몸소 실천한 사람이  눈앞에 있었습니다.  사람이 태어나서  해야 하는 일을 찾고,  일을 위해 평생을 살아가는 것만큼 값진 삶 있을까요? 자꾸만 얽혀버리는 요즘  상황을 바라보며, 저는 억지로  얽힌 것들을 풀어내려고 하고 있었습니다. 실을 잡아당기면  엉켜버리는 것처럼,   힘을 빼고 흘러가게 두는 방법을 써보려고 합니다.

신현정 작가님의 시 한편을 소개합니다. 작품 파트별로 좋은 시가 있는데 다 보여드릴 수는 없고, 하나만.

두 손 두 눈   _ 신현정 (Haru)


인간이 직립보행을 하게 된 것은

두 손으로 겸손을 집어 올리기 위해

두 눈으로 잎백 사이 초록의 명암차를 응시하기 위해


척추가 땅과 직각을 이뤄

가슴이 정면을 향하는 것은

살아가는 일에 경중이 없다는 것을 직시하기 위해


인간이 창백한 고통을 겪는 것은

가려있던 공감을 발견하기 위해

검푸른 두레박, 손닿지 않을 우물에 이르기 위해


매일 뜨는 해와 달을 마주봐.

같은 하루에 미세한 차이를 만들기 위해

반복을 이용해 반복을 멈추기 위해서


지속한다면

나아갈 의지는 어디에든 스며있어

허리 숙여 두 손으로 주워 올리기 위해.





빨강장화에서 책모임을 하시는 여러분을 위해 매달 뉴스레터를 발행하고 있습니다. 한 분 씩 찾아뵙고 눈 맞추고 대화하고 싶습니다. 코로나는 우리에게 만남의 소중함을 일깨워 주었습니다. 노력하지 않으면 모든 연결은 끊어집니다. 책으로 글쓰기로 예술로 소통하고 연결되길 바랍니다.
 

11-12월에는 <늑대와 함께 달리는 여인들> , <융의 영혼의 지도>를 함께 읽습니다. 천천히 의미를 생각하고 내 영혼이 함께 걸을 수 있는 속도로 책을 읽으려고 합니다.

11월에는 금보성 작가의 개인전과 12월은 이하루 작가의 전시가 있을 예정입니다. 많은 관심과 방문 기다리겠습니다. ^^



자세한 소식, 4호 뉴스레터는 아래 링크를 누르시면 됩니다. ^^

https://workable-may-6ba.notion.site/vol-4-cec96b7c8bc74811810f1544967f44fb

#의왕미술관빨강장화#빨강장화북클럽#신현정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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