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핑크라샤 Dec 14. 2023

편안함

열병 후 오는 잠깐의 여유

아플 때는 목도 머리도 그리고 온몸이 아프다.

팔을 들 힘도 목으로 무얼 넘기기도 힘들다.

머리는 기대고 싶고 내 온몸은 바닥에 바짝 붙고 싶다.

그렇게 열이 오른다.

그렇게 온몸이 바이러스에 푹 빠지면

난 가라앉는다.

그리고

시간이 흐른다.

열이 떨어지면서 목도 한결 좋아지고 팔다리가 가벼워진다.

그 순간 난 살면서. 그 순간이 참 행복하다.

그렇게 아팠는데

그 모든 짓누름이 어느 순간 사라진 그 순간에

어떤 고민도 시름도 다 잊힌다.

이 시간을 얼마나 기다렸는지 모른다.

살아감도 똑같지 않을까?

나를 짓누르는 어떤 일들도

벗어나지 못할 것 같은 어떤 힘듬도

시간이 흐르고 때가 오면

어느새

해결되고

아무 일 없었던 듯 나를 세상이 맞이해 주는 것이다.

힘들었다. 물론 그 순간을  그 아픔을 이겨내는

버텨내는 그 시간은 정말이지 힘들었다.


그래서

지금이 편안한 것이다.

이런 지금은 이 시각은 꼭 오고야 마니 말이다.


작가의 이전글 이해 보다 더 오래 걸리는 오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