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플 때는 목도 머리도 그리고 온몸이 아프다.
팔을 들 힘도 목으로 무얼 넘기기도 힘들다.
머리는 기대고 싶고 내 온몸은 바닥에 바짝 붙고 싶다.
그렇게 열이 오른다.
그렇게 온몸이 바이러스에 푹 빠지면
난 가라앉는다.
그리고
시간이 흐른다.
열이 떨어지면서 목도 한결 좋아지고 팔다리가 가벼워진다.
그 순간 난 살면서. 그 순간이 참 행복하다.
그렇게 아팠는데
그 모든 짓누름이 어느 순간 사라진 그 순간에
어떤 고민도 시름도 다 잊힌다.
이 시간을 얼마나 기다렸는지 모른다.
살아감도 똑같지 않을까?
나를 짓누르는 어떤 일들도
벗어나지 못할 것 같은 어떤 힘듬도
시간이 흐르고 때가 오면
어느새
해결되고
아무 일 없었던 듯 나를 세상이 맞이해 주는 것이다.
힘들었다. 물론 그 순간을 그 아픔을 이겨내는
버텨내는 그 시간은 정말이지 힘들었다.
그래서
지금이 편안한 것이다.
이런 지금은 이 시각은 꼭 오고야 마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