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영심 - 시소타기 듣다가
어제는 2015년 첫 번째 송년회를 했다. 6월부터 시작한 스터디 멤버들과 함께였다. 다들 나이가 나만치 먹었기에 살아온 삶의 궤적은 다를지언정(사실 어떻게 보면 비슷하기도 하다) 공유하는 고민은 비슷했다. 직장이 있든 없든, 결혼을 했든 안 했든, 앞으로 뭘 먹고 살아야하나 하는 질문들. 일단 샌프란시스코로 여행을 다녀온다는 친구가 제일 부러웠고, 두 명은 회사를 때려 친다고 했다. 때려 칠 곳도 없는 나는 일단 큐브릭 주간을 지낸 뒤 생각하겠다고 했다.
본격적으로 12월이 됐으니 앞으로도 여러 송년회를 보낼 것이다. 벌써 몇 개의 약속이 잡혔는데 적게는 20대 중반에서 많게는 30대 초반으로 이뤄진 그룹이다. 술잔이 오고가는 빈도는 확연한 차이가 있겠지만 주고받는 고민들은 어제 치렀던 첫 번째 송년회와 다르진 않을 것이다. 어차피 내 인맥이 거기서 거기니까. 다행히 보기 싫은 사람이 끼어있는 곳은 한 곳도 없다. 때려 칠 곳도 없는 상황이 이럴 때는 긍정적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송년회라고해서 평소 술자리에서 나누던 고민들이 바뀌는 일도 없고 새로운 인맥이 생긴 것도 아니지만 짧게는 4~5년, 길게는 10년 가까이, 더 길게는 그 이상 만나온 친구들과 매년 연말을 기념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 2015년도 무탈하게 보낸 듯하다. 비록 올해도 반짝반짝 빛나는 모습을 보이진 못했지만 올 한해도 언제든, 기꺼이, 성심성의껏 내 어두움과 술잔을 받아준 친구들의 고마움을 다시 한 번 되새기고 싶다.
1995년 발표한 2집 [노영심 2]의 마지막 트랙이다. 여진의 곡을 리메이크한 메가히트곡 ‘그리움만 쌓이네‘가 가장 유명한 앨범이지만 나머지 트랙들도 아주 준수하다. ’시소타기‘는 몇 년 전에 라디오에서 듣고 팍 꽂혀서 진작에 추천을 할랬는데 유튜브에도 안 올라와있고 저작권도 막혀서 주저하던 곡이다. 오랜 만에 생각나서 찾아보니 스트리밍도 풀리고 마침 일주일 전에 유튜브에도 곡이 올라와서 바로 선곡을 했다.
노영심 - 시소타기
(그때 참 좋았는데 다 생각난다
언제나 동화처럼 살았으면 참 좋겠다
지키면서 새롭게)
해진 저녁 텅 빈 골목을 너와 둘이 걷다가
어릴 적 추억으로 찾아낸 조그만 놀이터
외등하나 우릴 밝혀 작은 시소 타고
구름보다 더 높이 올라가지요.
네가 별을 따오거든 난 어둠을 담아올게
너의 별이 내 안에서 반짝일 수 있도록
너의 미소가 환히 올라 달로 뜬다면
너를 안아 내 품은 밤이 돼야지
밤이 돼야지
음악듣기: https://youtu.be/3g5sNQcJ-n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