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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희승 Dec 18. 2020

3:7의 삼겹살 법칙

푸드에세이: 떡볶이만 맛있는 줄 알았는데...

주말이라는 핑계로 외식을 해야한다며 단골인 삼겹살 전문점으로 거침없이 들어갔다. 그녀는 평소대로 삼겹살 2인분, 해물 된장찌게 그리고 공기밥 한공기를 주문했다. 불판에 따뜻한 열기가 올라오자 그녀는 제집 주방에서처럼 익숙하고 능란하게 삼겹살을 올려 굽기 시작했다. 곧 반찬들이 나오자, 파채도 먹음직스럽게 고기 옆에 슥 올려둔다.


이집 고기가두껍고 육집이 많은걸 아는 그녀는 3:7의 법칙을 적용한다. 3분동안 70%의 삼겹살이 구워 졌을 때 뒤집는 바로 그 법칙이다. 섣불리 허기진 마음에 빨리 뒤짚는다면 육즙은 금새 빠져나가기 쉽상이다.  




삼겹살이 노릇노릇 튀겨지자, 그녀는 능숙한 솜씨로 고기를 보기좋게 자른다. 곧 한번에 두세장의 고기를 곂치고 돼지기름에 흠뻑 구워진 파채를 넉넉하게 올려 입에다 넣는다. 입이 바삐 움직이는 동안 손도 같이 바쁘다. 불판의 빈자리에는 얼른 새로운 고기와 버섯이 나란치 배치된다.



한손으로는 고기를 뒤집으며 또 다른 손으로는 끓고있는 된장찌게를 한술 떠본다. 조금 큰 뚝배기에 자박히 해물을 담고 애호박을 썰어 끓인 찌개는 여느 고기집 된장찌개 보다 깊은 맛이 난다. 애호박의 달큰한 맛과 청양고추의 칼칼함 그리고 시원한 해물의 맛이 각자의 장단에 맞춰 입속에서 조화를 이뤘다. 본디 삼겹살에는 후식으로 냉면을 택하는 편이지만, 이집 만큼은 혀에 척척 감기는 시원한 된장찌게로 마지막 입가심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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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돈내산) 먹은곳- 내방역 학주네, 생삼겹살(130g:13000), 해물된장찌게(공짜), 찌게가 분리된 가스불에 끓여서 계속 뜨끈허게 즐길 수 있음. 실수로 고기를 떨어뜨리면 고기 찌게가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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