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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희승 Mar 29. 2021

동그라미 그리려다 무심코 먹은  동그라미 와플은 맛있어

이른 점심을 먹고 졸려운 오후. 눈꺼플이 턱끝까지 내려오지만 눈을 감을 수는 없다. 회사사람들이 보고 있으므로..... 성냥을 꼽으려 해보지만 어디서 구할때도 없고,   천근만근한 눈꺼플. 봄날 식곤증은 어찌한단 말이냐. 임시방편으로 저번에 허리부상에 이용했던 근육통약을 발라보기로 했다. 고등학교 시험기간에 졸려우면 눈에 물파스를 발랐던 것의 응용이다. 눈은 따갑지만 졸립지는 않으므로, 조금만 발라본다. 아주 살짝만. 효과는 완전 직통이다. 잠이 달아나기 시작했다. 눈이 따갑고 맵다. 눈물이 조금씩 나는  같기도 하다. 눈이 ' 근육도 없는데  근육통 크림'이냐며 항변하기 시작했지만, 뇌에게 '능숙하게 눈에 바른게 아니라   애교살에 발랐자나 ㅂㅅ' 으로 처절히 응수를 당할  상황은 나아지지 않는다.


허나  부작용이 반응이 일어난다. 눈이 너무 따가워 눈을  수가 없다. 고등학교때도 이래서 시험을 망한 기억이 났다.  이런 기억은 나중에 나는 건지 탓할 사람도 없는 희극적 사건이다.  직원 지수가 물어 본다. "왜그래 눈에  들어갔나봐? 내가 불어줄까?" 친절한 그녀지만 입냄새를 감당할 자신이 없기에 "으응, 괜차나, 물로 헹구면 괜찮을꺼야." 화장실로 뛰어간다.   애교살을 비누로 벅벅 문지르고 따뜻한 물로 헹군다. '... 이제 살았구나.." 아니다!!!  낫지만 여전히 따가웠다. 시원한 물을 종이타월에 적혀  위에 놓아 두웠다. '이게  짓인지..' 스스로를 탓하며 살짝  변기위에 앉는다. 점점 주위가 깜깜해 지더니 고요가 찾아든다..... 얼마나 시간이 들렀을까.. 똑똑 누가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난다.  


"선배님 거기 계세요?, 한참 안오시길래 무슨 일인가 싶어서요. 괜찮으신거죠?"  단잠을 깨우는 지수의 친절한 목소리...지만 찰거머리같이 느껴진다.


  내버려 '라고 하고싶지만 웃는 얼굴에 침을 벹을 수는 없다. "으응..  여깄어. 시간이  걸렸네.. 금방 나갈께


"다행이네요. 선배님  월요일이라 힘들어 하시는  같아서, 달다구리랑 커피  시켜놨어요. 나와서 드세요."


찰거머리라는 말이 당장 머리 속에서 DELETE. 아니 영구 삭제. 마이 엔젤 지수를 외치며 사무실로 돌아간다. 여전히 눈은 따가웠지만, 멍충하면 몸이 고생한다는 격언을 떠올리며 스스로를 탓하는  밖에.. 지수가 시킨 오후의 달다구리는 홍콩와플과 쿠키 였다.

내가 만든 500 동전 핫케이크를 한군데다가  모아놓고 찍어   하다.  많은 동그라미들이 튀어나와 그런지 동글동글하니  귀엽게 생겼다.


동그라미 그리려다 무심코 먹은 동그라미 노래를 흥얼대며 한입 먹어본다. 바삭바삭하다. 동그라미하나씩 뜯어 생크림을 올린다. 달콤한 구름이 입안으로 쏘옥 들어온다.


다음에 먹은건, 피칸과 호두 그리고 초콜렛이 큼지막 하게 박힌 초코쿠키. 세계 3 쿠키에 속한다는 #르뱅쿠키 여서 기대가 컸다. 앞니로 슬쩍 부니 바삭하고 뽀개지는 소리가 들린다.  꽤나 촉촉한지 부스러지지 않고 깔끔이 뜯어진다.

위아래 이빨로 쿠키를 끊자 촘촘하게 박힌 찐한 다크 초콜렛의 쌉싸름함이 입안을 밀고 들고 들어온다. 어금니로 피칸을 바삭하고 부순다. 고소한 호두의 향이  입안에 퍼지고 촉촉함이 혀안에 남는다. 위아래로 턱을 연신 부딪히자 슬겅슬겅 쫀득함이  이어 따라 들어온다.  맛있다. 눈물이 흘러 내린다. 맛이 감명받은 눈물은 아니다. 지수가 묻는다 "선배님 그정도 에요?"


마망카페 공덕점: 홍콩와플 플레인 (메이플 시럽+생크림) 6,900+ 월넛 초코 청크 수제쿠기 3,800, 아이스 아메리카노  2 3,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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